빛과 그림자-소통과 불통
빛과 그림자-소통과 불통
  • 이상율 기자
  • 승인 2016.09.29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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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있기에 그림자가 있다.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선명하고 빛이 약하면 그림자도 약해지긴 해도 둘은 엄연히 공존한다. 모든 사물에 빛과 그림자가 있듯 우리 생활 전반에도 빛과 그림자가 있어 어떤 일이 잘 풀리면 빛을 보았다 하고 잘 풀리지 않으면 그림자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소호 지구에 새로운 명소가 탄생했다. 지난 8월 4일 준공하여 문을 연 해변 산책길이다. 여수시는 소호동 회 센터에서 요트경기장까지의 친수형 연안정비사업에 사업비 60억 원을 투입해 광장 2개소(5,600㎡)와 해변 데크 산책로 742m를 조성했다. 이 길에는 바다를 향한 야간 경관 조명을 설치하여 바다와 도심을 잇는 여백의 공간을 화려하게 꾸며 새로운 볼거리는 물론 편안한 휴식 공간과 최적화된 밤 나들이 코스로 많은 사람을 불러들이고 있다.

소호 해변 데크 로드는 특히 형형색색의 야간경관 조명으로 원도심 밤바다 풍경에 뒤지지 않는 멋진 풍광을 선사해 바다를 조망하면서 산책하기에 최적의 트래킹 코스가 됐고 주민들의 휴식공간과 아이들의 놀이터로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산책로 데크에 랑데부 족들이 사랑의 언약이 담긴 사랑의 잠을 쇠를 매다는 새로운 풍속도도 등장했다. 나날이 늘어나 많은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 명소에 빛과 그림자가 있다. 소호 데크의 화려한 민낯 뒤에는 죽어가는 나무가 있기 때문이다. 두 개의 공원과 데크 주변의 철쭉 등 조경수들이 황갈색을 띄우면서 죽거나 죽어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번처럼 가장 뜨거운 여름이라서 견디지 못한 것이라고 할지 몰라도 사후 관리가 소홀해서다. 물론 하자보수에 의해 보식하면 되는 일이라고 안온하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단돈 10원이라도 혈세가 낭비되는 일이 없게 관리하는 것이 참다운 공복의 자세다. 내버려 두는 것은 공복 자격이 없다. 더욱이 죽은 나무는 지구에서 영원히 사라지고 만다.

그러나 같은 기간에 조성된 여서동 로터리(13호 광장) 공원화 사업에 심어진 반송, 종려나무, 아기 동백 등 100여 그루의 나무들은 뜨거운 볕에도 한그루도 상하지 않고 울울창창하게 성장하고 있어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소호 데크로드는 해양항만레저과 담당했고 여서동 13호 광장 공원 사업은 산림과가 각각 담당했다. 우선 사업 시행 부서가 다르듯이 그 결과도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소호 로드의 나무는 죽거나 죽어가고 있고 13호 광장은 죽은 나무가 한 그루도 없다. 이를 유추해 보면 같은 나무라도 관심과 사랑, 열정이 다르므로 사후 관리에 대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산림과가 주관한 13호 광장은 매일 물주기를 빠짐없이 하고 정성을 다해 관리했지만 소호데크로드는 이를 소홀히 한 근거로 고스란히 남는다.

웅천 생태 터널에서 송현마을까지의 가로변 조경수가 뜨거운 여름을 지나면서 대부분 황갈색으로 물들어 있는 것도 웅천지구 택지 개발공사의 해당 시공사가 사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발생한 결과라고 생각할 때 이를 웅변하고도 남음이 있다. 이는 부처 간의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조직의 채임 자와 조직원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잘되지 않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어느 조직이나 리더가 있다. 리더의 가장 큰 덕목은 소통이다. 조직의 존폐는 리더의 소통 여부에 판가름이 난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을 좋아하게 되어있다. 이것이 일상화되면 다른 사람과의 소통이 단절되고 만다. 모든 조직원이 기탄없이 의견을 내놓고 서로 논의할 수 있는 장이 제대로 된 소통이라 하겠다. 리더의 태도가 고압적이라 하더라도 이런 분위기에 압도되어 소통을 꺼리고 뒤돌아서서 리더를 욕하는 조직원이라면 그 조직은 결국 건전하게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을 리더나 조직원이 함께 알았으면 한다. 아울러 부처 간의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LG화학 사택에서 장성마을로 가는 인도 약 100m엔 가로수가 없다. 인도를 포장하면서 가로수를 심을 자리를 남기지 않고 포장을 하여 가로수를 심으려면 인도를 파헤쳐야 하고 이중으로 예산이 들어가야 해 혈세가 낭비된다. 부처 간의 소통마저도 잘되지 않는 시정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부처 간의 정보와 기술, 경험 등을 공유할 수 있도록 조화를 기하는 것이 시급하다. 리더는 이런 폐단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더욱 소통해야 한다. 그림자가 없는 시정, 소통이 충만한 시정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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