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아니 사장님으로 불러줘
어르신? 아니 사장님으로 불러줘
  • 박태환 기자
  • 승인 2016.09.28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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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노년 3] 황금두부사업단 사장님 된 김경숙 어르신.
▲ 황금부두사업단 김경숙 사장님(사진 오른쪽부터 세번째)이 여도초등학교 아이들에게 두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김경숙 어르신(65세)은 사장님이다. 물론 여럿이 함께하기는 하지만 제조, 유통, 판매 모든과정을 진행하고 거기에 따른 수익을 나누니 분명한 경영자다.

어르신은 올해 3월부터 ‘여수시니어클럽’에서 운영하는 ‘황금두부사업단’에서 두부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일을 하고 계신다.

“두부 이름이 왜 황금두부냐고? 그만큼 귀하다는 거야”

어르신들이 정성들여 만든 두부니 제품이 그만큼 좋다는 의미기도 하지만 또 하나 큰 의미는 이 두부를 통해 새로운 인생 이모작의 기회를 찾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김경숙 어르신은 직장경험이 없는 전업주부였다. 남들은 직장생활을 하며 은퇴니 노후준비니 하며 노년의 생활을 준비했지만 어르신은 일을 해 본 경험도 없었고, 특별히 노후를 위한 준비도 하지 못했다.

설상가상 건강상의 문제도 생겼다. 외롭고 어려울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노인사회활동지원사업을 알게 되었고 ‘황금두부사업단’에 참여하게 됐다.

직장생활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김경숙 어르신에게 아침 일찍 일어나서 두부를 만드는 일은 힘든 일 이었다. 만든 두부를 판매하는 일은 더욱 힘들었다.

하지만 제조작업도 익숙해지고 판매하는 일도 단골고객이 많이 생겼다. 자신이 만든 두부가 판매되고 매출이 늘어가는 것을 느끼면서 어르신은 보람과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사장님의 시각으로 사업단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요즘 들어 어르신의 고민은 이 사업단을 어떻게 하면 더 확장시켜 더 많은 어르신들과 함께할 수 있을까, 또 이 사업단의 수익을 어떻게 하면 더 가치 있게 나눌 수 있을까에 있다.

자신을 위해 참여한 일자리사업이었지만 이제는 자신을 넘어 이웃과 함께 나누는 계기가 되고 있는 것이다.

김경숙 어르신에게 노인일자리사업은 과거 남편의 월급의 의미가 단순한 돈이 아니며, 직장을 가지고 생계를 꾸려야 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알게 해 준 시간이었다.

노인일자리 사업이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준 기회가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일까 김경숙 어르신, 아니 사장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노인사회활동지원사업은 지역의 노인들을 위한 최고의 복지사업”이라고.

노인일자리사업이란?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노인에 대한 복지시혜적 차원에서 시작되어 이후 10여년 동안 거리청소나 화단정리 등 단순업무에 어르신들이 활동했다. 

하지만 최근 노인일자리사업은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 정부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다양한 형태의 전문 일자리로 갈수록 활용 폭이 넓어 지고 있다.

여수시니어클럽에서 운영하는 황금두부사업단도 이런 노인일자리사업의 일환이다. 취․창업활동 중 제조판매형사업으로 노인에게 적합한 업종 중 소규모 매장 및 전문 직종 사업단 등을 공동으로 운영하여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업이다.

일정기간 사업비 또는 참여자 인건비를 일부 보충지원하고 추가 사업소득으로 연중 운영하는 것.

여수시니어클럽의 황금두부사업단도 2004년 시작된 노인일자리사업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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