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류조는 정상가동됐다’ 너무 옹색한 변명
‘저류조는 정상가동됐다’ 너무 옹색한 변명
  • 박태환 기자
  • 승인 2016.09.22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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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박태환 기자

여수시가 22일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통해 지난 17일 폭우에 침수된 도원지구에 대해 저류조에 대해 해명하고 나섰다.

시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저류조는 정상가동 됐지만 이를 받혀 줄 관거시설이 개선이 되지 않으면서 침수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도원지구 우수저류시설 설계기준은 저류시설의 우수분담율은 7%, 나머지 93%는 관거 능력이 해소해야 한다고 했지만 관거개선사업은 시행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시간당 40~50mm의 강우에도 수시로 침수피해를 입었던 도원지구가 최고 73.9mm의 폭우에도 도로침수 이외에는 별다른 피해가 없었으니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해소되지 않는 한 가지의 문제점은 남는다. 이 사업은 지난 2012년 6월부터 시작됐다. 당초 예산이 126억이었지만 설계변경을 통해 최종 사업비는 153억으로 늘었다. 그러면서 공사기간도 늘어 인근 주민들의 피해가 심했던 사업이다.

시는 이번 폭우 침수피해의 원인에 대해 이날 브리핑 1시간 내내 저류조의 문제가 아니라 관거개선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문제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관거개선사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는 저류조 시설이 완료된지 2년이 지났지만 이 저류조가 정상가동되기 위해 절대 필요조건이라고 주장했던 관거개선 사업에는 손을 놓고 있었다.

시의 이런 해명이 근거를 갖기 위해서는 이 사업이 시작된 2012년이나 늦어도 2013년에 관거 개선작업이 함께 이뤄졌어야 한다. 그래야 저류조가 정상적으로 가동이 되고 이번 침수피해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는 73억원이 들어가는 관거개선사업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 73억원 중 단 5억원만을 들여 지난해 일부 구간에 대한 관거개선작업을 했을 뿐이다.

저류조는 정상가동 됐는데 관거개선작업이 이뤄지지 않아서 침수가 발생했다고 해명할 것이 아니라 ‘관거개선사업을 정상적으로 하지 못해 이번 침수피해가 발생했으니 시민에게 미안하다’고 해명했어야 한다는 말이다.

관거개선작업을 왜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시 관계자는 “이 사업 자체가 감사원 감사, 설계변경 등 논란이 많은 사업이어서 관거개선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감사원 감사에서 문제가 지적된 것도 시의 잘못이고 설계를 변경한 것도 시의 책임이다. 시의 잘못된 행정으로 인해 주민이 피해를 본 것이다. 그런데 ‘저류조는 정상가동됐다’는 해명은 너무 옹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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