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밀함이 부족한 여수시 관광정책
세밀함이 부족한 여수시 관광정책
  • 박태환 기자
  • 승인 2016.08.30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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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박태환 기자

지난해만 1300만명이 다녀간 여수는 이제 명실공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관광도시가 됐다.

올 초 급격한 기온변화로 초반 관광객이 감소했는데도 불구하고 봄 관광 시즌에 반등하면서 올해도 7월말 현재 누적 관광객수가 715만7400명으로 4년 연속 1000만 관광객 달성은 무난해 보인다.

여수시도 10억원을 투입해 불꽃축제를 개최하기도 하고 국제아트페스티벌을 준비하는 등 관광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이벤트도 만들고 있다.

하지만 관광객 유치를 위한 세밀한 준비는 도외시되고 있다. 여수를 찾는 1300만명의 관광객 중 60~70%는 관광버스를 이용해 여수를 찾는다.

최근 관광패턴이 바뀌어 나홀로 여행이나 가족간 소규모 여행객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관광버스를 이용한 대규모 관광이 여수 관광의 중심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여기에 박람회장에 각종 시설들이 준비되면서 수학여행 등 대규모 관광객 증가는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관광버스 기사는 이런 대규모 관광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들 관광버스 기사들에 대한 지원은 관광도시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중요한 사안이 되고 있다.

실제 인근 통영의 경우 관광버스 기사들이 잠깐 취침을 하거나 샤워를 할 수 있는 쉼터를 마련해 운영중이다. 지금처럼 폭염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런 꿀맛 같은 휴식은 관광객들의 안전을 지키고 더 나아가 관광객을 지역으로 유입시키는 당근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여수시는 수년 전부터 이런 요구에 묵묵부답이다. 관광도시라면서 관광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관광버스 기사들에게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 이중적인 행정을 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례는 쉽게 찾을 수 있다. 세월호 참사로 여객선과 유람선에 대한 탑승자 확인 절차가 강화됐다.

최근에는 국민안전처가 각 선사에 이 같은 방침을 전달하기도 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여객선과 유람선을 탑승할 경우 신분증 확인을 필수로 하고 있다.

당연히 탑승자들이 신분증을 지참해야 하지만 효도관광을 나온 어르신이나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은 가방이나 지갑을 차에 두고 몸만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때문에 시는 각 항구에 무인민원발급기를 설치하고 신분증이 없이 온 관광객에게 민원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관광객 대부분이 찾는 오동도와 돌산대교 인근에는 이런 무인민원발급기가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여수를 찾아 바다를 만끽하고 싶었던 관광객들은 발길을 돌리고 있다.

현재 여수시가 운영중인 무인민원발급기는 총 14대가 있다. 이 무인민원발급기의 평균 이용건수를 하루 5건을 넘지 않는다. 이용률이 적은 무인민원발급기를 이용객이 많은 곳으로 조정하면 쉽게 해결될 수 있다.

실제 여수시는 세무서가 무인민원발급기 설치를 요구하자 다른 곳에 있던 무인발급기를 세무서로 이전한 예도 있다. 그러나 시는 이런 쉬운 방법을 두고 내년 예산타령을 하고 있다.

또 하나. 지난 12일과 13일 양일간 이순신광정에서 열린 불꽃축제는 이틀간 26만명이 몰렸지만 교통안내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타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도로에 묶여 원성이 자자하기도 했다.

1300만명의 관광객이 찾지만 아직 작지만 관광객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지원책은 미비하다는 거다. 관광객은 거대한 시설만 보러 오는 것은 아니다. 아주 작은 관심에 마음이 동하고 또 찾아오는 것이다.

시설 설치에만 열을 올리느라 이런 작은 부분을 놓쳐 관광객이 여수를 외면한다면 그 피해는 지역이 고스란히 안게 된다. 여수시가 작은 부분에 더 신경써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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