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많은 것이 오히려 장점이지요”
“나이 많은 것이 오히려 장점이지요”
  • 박태환 기자
  • 승인 2016.07.18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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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노케어’로 새 일자리 찾은 김영태 어르신
▲ 노노케어 팀장으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김태영 어르신.

여수시의 노인인구는 6월말 현재 4만5000여명에 이른다. 전체 인구의 15.7%로 여수시는 이미 고령사회를 지나고 있다.

노인인구의 증가는 각종 노인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특히 노인세대가 안고 있는 경제적 문제는 국가적으로도 고민이다. 이에 따라 여수시는 지난 2014년부터 노인사회활동지원사업으로 노노케어 사업을 추진중이다.

노노케어사업은 노인들의 노하우를 일자리와 접목시키는 사업이다. 노노케어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얻고 있는 어르신을 만나 지역내 노노케어사업의 속살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김영태 어르신(77세)은 요즘 집에 있을 틈이 없다. 직장에서 은퇴하고 나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특별히 할일이 없다보니 집에만 있는 일이 다반사였다.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이것 저것 해보았지만 비용도 만만치 않고 꼭 해야 하는 일이 아니니 중간에 그만두는 일이 더 많았다. 그런데 요즘은 매일처럼 집을 나선다. 집을 나서는 길이 설레고 즐겁다.

김영태 어르신은 요즘 노인사회활동지원사업에 참여해 노노케어사업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노노케어사업은 어르신들이 홀로 사는 어르신이나 생활이 어려운 분들을 방문해 안부도 살피고 말벗도 되어드리는 사업이다.

건강도 챙기고 생필품 구입 등 간단한 심부름도 해드린다. 사업에 처음 참여할 때에만 해도 ‘나이 든 사람이 뭐 크게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스스로 의문을 가졌었는데 어르신들을 찾아 뵈면서 그 생각이 확 달라졌다.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구나!’

노노케어의 가장 큰 장점은 ‘공감’이다. 방문하는 어르신들 대부분이 생활이 어려운 분들이지만 그 분들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외로움이다.

그 분들에게 비슷한 세대의 경험을 가진 김영태 어르신은 소위 말이 통하는 사람이 아닐 수 없다. 말이 통하니 신세한탄도 하고 젊은 사람에게 말하기 어려운 속내도 쉽게 털어놓으시게 된다. 단순히 말벗을 넘어서는 그야말로 생활상담사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김영태 어르신은 노노케어사업 팀장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11명의 조장들을 관리하고 활동일지도 나누어 주는 일을 한다. 원래부터 운전을 좋아하셨던 터라 여러 곳을 다니면서 상담하고 지원하는 이 일이 어르신에게는 딱 맞춤형이다.

어르신들의 어려움을 들어주고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있어 어르신들을 찾아 가면서 많은 보람도 느끼지만 정작 이 사업에 참여하면서 가장 큰 수혜를 받는 것은 김영태 어르신 스스로다. 이 사업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집안에만 있거나 경로당에서 소일하고 있었을 터지만 어려운 분들을 돕는 보람에 작지만 용돈도 벌어 손주들에게 할아버지가 한턱 쏘는 멋쟁이 할아버지가 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그래서 오늘도 집을 나서는 김영태 어르신의 발걸음은 가볍고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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