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시장입니다’ 내걸었지만 갈등만 키워
‘시민이 시장입니다’ 내걸었지만 갈등만 키워
  • 박태환 기자
  • 승인 2016.07.04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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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검] 주철현 여수시장 공약 얼마나 이행했나<소통분야>
시민이 시정에 직접 참여하는 시스템 구축은 긍정적
돌산청사 재배치 등 '소통' 이유로 지역간 갈등 조장
▲ 시장이 소통 행정으로 내걸고 있는 '100인 시민위원회' 회의모습. 그러나 지역에서는 시민위원회 운영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주철현 여수시장의 제1공약은 ‘시민소통’이다. 선거당시 슬로건도 ‘시민이 시장입니다’로 정하는 등 소통에 방점을 뒀다.

실제 취임 직후 부시장 직속으로 시민소통담당관을 신설했고 시장 자문기구로 일반 시민이 참여하는 100인 시민위원회를 둬 주요정책 결정에 있어 시민의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

SNS를 통해 시민의 의견을 듣는 등 시민과의 만남의 횟수도 늘리고 있다.

그러나 지역에서는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더 많은 게 사실이다. 주철현 시장이 이야기하는 ‘소통’과 지역이 바라보는 ‘소통’에는 상당한 거리감이 있다.

100인 시민위원회, 시민평가단 등 소통 시스템 구축

먼저 여수시는 최근 민선 6기 2년을 결산하는 보도자료를 통해 연 600명 이상이 시정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반 시민 100명으로 구성된 시장 자문기구인 ‘100인 시민위원회’는 주 시장의 ‘소통 행정’의 대표하고 있다.

실제 시민위원회는 지난 2년 동안 총 62회에 걸쳐 101건의 시민의견을 시정에 반영시켰다. 일반 시민들로 선정된 100인 시민위원들은 시장과 공무원 중심의 정책결정 방식을 시민 주도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자평했다.

위원들은 시의 주요 정책결정 전 분과별 또는 전체회의를 통해 바닥 민심을 그대로 전달하고, 공무원들은 이를 시정에 반영하고 있다는 것.

그 예로 ‘시내버스 장착 불법주정차 단속시스템’ 운영, 출산장려금 지원 확대, 전라선 철도 폐선부지 공원조성, 해상케이블카사업 조기준공 운행 등을 들고 있다.

시 정책에 대한 평가단도 운영중이다. 현재 시가 운영중인 평가단은 ‘시내버스 시민평가단’, ‘행사?축제성 지방보조금 시민평가단’, ‘음식업소 시민평가단’에 이어 최근에는 ‘축제 행사성 지방보조금 사업 시민평가단’도 운영에 들어갔다.

특히 시내버스 시민평가단은 시내버스 58개 노선에 탑승해 운전자들의 승객맞이 인사 등 12개 항목을 객관적으로 평가한다. 평가결과는 시가 시내버스 회사에 지원하는 재정지원금을 차등지급하는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실제 평가단이 지난해부터 3월까지 2차례 평가를 하는 동안 시내버스 친절도는 80.8→89.4로 향상됐다.

여수시민협은 이런 활동에 대해 지난 2월 여수시의 교통행정에 대한 논평을 통해 “최근 6개월 동안 여수시의 교통행정에 많은 변화가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주철현식 ‘소통’에는 물음표...여론조사도 24.8% 그쳐

하지만 이 같은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주 시장의 ‘소통’에 대해 물음표를 다는 사람은 많다.

실제 여수지역사회연구소가 최근 조사한 ‘여수시정 만족도 여론조사’에서 시민과의 소통을 묻는 질문에 잘한다는 응답자는 24.8%에 그쳤다. 소통을 제1과제로 삼았던 주 시장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밖에 없는 수치다.

여사연이 진행한 정책토론회에서도 주 시장식 소통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지기도 했다. 패널로 참여했던 김대희 여수YMCA 정책기획국장은 “사립외고 설립, 대학병원 유치, 주차장 없는 해상케이블카 임시사업 승인, 돌산공원 빛?맛촌 테마단지 조성 등 민선 6기 역시 의지와는 다르게 끊임없이 소통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민이 시장이다’는 구호에 맞게 소통과 대화를 위한 시정의 소통행정 방안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소통’이라며 오히려 지역간 갈등을 만드는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실제 시는 확정도 되지 않은 국제교육원을 유치했다며 돌산청사 재배치 문제를 들고 나왔다가 지역간 극심한 마찰을 불러일으켰다.

시장이 자랑하는 ‘100인 시민위원회’도 논란

또 시장이 자랑하고 있는 ‘100인 시민위원회’ ‘SNS신문고’ 등도 논란거리다. 먼저 100인 시민위원회의 경우 시의회와 비교해 ‘하원’이라는 비아냥을 받고 있다.

시민위원회를 만들 당시 시의 주요 정책에 대해 시민들의 창의적인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했지만 이 같은 당초 계획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

실제 현재는 실과소 집행부가 해당 사업구상을 미리 결제 받아놓고 그것을 다시 물어보는 형식으로 진행이 되면서 시민위원회의 역동성과 창의성을 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SNS신문고도 비슷한 상황이다. 시는 당초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 인스타그램 등을 활용해 시민들의 현장민원을 받아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민원 해결 창구가 아니라 ‘시정 홍보용’으로 전락한 상황이다.

특히 가장 긴밀한 관계를 형성해야 할 의회와는 매번 마찰을 빚고 있다. 최근 송하진 의원은 5월 임시회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지역 관광정책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여수시가 하는 작금의 행정이 시민과 시의회의 귀를 막고 소통을 외면하는 등 밀실행정을 하는 듯 해 심히 안타깝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남은 임기 2년 동안 주철현 시장이 이야기하는 ‘소통’과 지역민이 바라는 ‘소통’과의 간극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최대 숙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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