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힘들다면 통합사례관리의 손을 잡으세요”
“지금 힘들다면 통합사례관리의 손을 잡으세요”
  • 박태환 기자
  • 승인 2016.05.16 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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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가정의 든든한 버팀목 여수시 ‘희망복지지원팀’
▲ 여수시 통합사례관리를 전담하고 있는 '희망복지지원팀' 사진 왼쪽부터 박인대 팀장, 서영선, 권지혜, 김연주, 전미영, 나지향 통합사례관리사.

A씨 부부는 젊다. 하지만 부부 모두 일자리가 없어 극심한 경제난으로 우울증을 앓아왔다. 이러다 보니 알콜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아졌다.

술을 마시면 가정내 폭력으로 이어졌고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서 가정은 해체 위기에 놓였다.

이들에게 희망은 더 이상 없어 보였다. 매일 매일 지옥 같은 삶이 지속될 뿐이었다.

이를 딱하게 봤던 지인이 이런 사실을 여수시에 알렸다. 시는 곧바로 김연주 통합사례관리사를 보내 이들의 상황을 살폈다.

당시 상황을 살폈던 김연주씨는 “젊은 부부였지만 근로의욕이 없고 우울증에 알콜의존도가 높았다. 가정이 해체위기에 있었다”고 회상했다.

김 씨는 가장 먼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우울증과 알콜의존도에 대한 치료에 들어감과 동시에 경제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긴급구조도 들어갔다.

민간기관과 연계해 난방비와 주·부식비도 지원했다. 주변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자 이들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남편인 A씨가 치료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얼굴이 점점 밝아지면서 일자리도 들어왔다.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자 가정에 평화가 찾아왔다. 이들 부부는 이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됐다.

통합사례관리가 복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통합사례관리는 기존에 있던 사례관리 시스템에서 벗어나 대상자에게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B라는 사람이 아파서 도움이 필요하다면 기존의 사례관리는 이 대상자가 요구하는 치료만 해주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통합사례관리는 이 대상자가 무엇 때문에 아픈지 그리고 이 때문에 가족내 문제는 없는지를 모두 살피게 된다.

만약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아픈 것이라면 치료와 함께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 방식이다.

다양한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통합사례관리사는 유경험자만을 뽑는다. 여수시 ‘희망복지지원팀’ 5명의 통합사례관리사 모두 민간복지기관에서 일을 한 유경험자들이다.

민간복지기관에서 다년간 경험을 쌓은 이들은 지역에 있는 복지기관과 복지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알고 있다. 그러다 보니 위기가정 구성원 한 명 한 명과 연계해야 할 기관과 법률을 모두 손바닥 들여다보듯 훤하게 알고 있다. 통합사례관리사 한명이 거대한 복지관의 업무를 하고 있는 것.

그럼 통합사례관리는 왜 필요한가. 김씨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사회적인 문제로 발전하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 2014년 서울 송파구에 사는 세 모녀가 큰딸의 만성 질환과 어머니의 실직으로 인한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메모와 함께 갖고 있던 전 재산인 현금 70만원을 집세와 공과금으로 놔두고 번개탄을 피워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세 모녀는 부양의무자 조건 때문에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특히 자살하기 3년 전 관공서에 복지 지원을 타진했지만 대상 조건을 만족하지 못한 이후 재신청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은 하지 말아야 할 선택을 했다.

김씨는 “이들 세 모녀도 통합관리로 관리했다면 방법을 찾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처럼 복지사각 지대에 있는 위험가정은 우리 주변에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도움을 받을 방법을 몰라 극단의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그런 김씨에게 가장 힘든 일은 무엇일까. 김씨는 “대상자와 감정적으로 연결되는 일이다”고 말했다. “대상자와 감정적으로 연결이 되면 관리사에게 의지하게 된다. 복지지원을 통해 사회 구성원으로 돌아가게 하는 게 이 업무인데 관리사에게 의지하게 되면 사회로 복귀하는데 늦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씨는 “주변에 통합사례관리라는 아주 좋은 제도가 있다 걸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세 모녀 사건처럼 몰라서 안타까운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주변에 위기가정이 없는지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힘들다면 언제나 시나 동사무소로 연락해 통합사례관리를 통해 새로운 희망을 찾았으면 한다. 아직 우리 주변은 희망이 절망보다 훨씬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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