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억 공사 54억에 하는데 안전 믿을 수 있나
86억 공사 54억에 하는데 안전 믿을 수 있나
  • 박태환 기자
  • 승인 2016.05.16 0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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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박태환 기자

86억원의 건물을 62%선인 54억원에 공사를 한다(?). 황당하지만 이런 일이 실제 벌어지고 있다.

특히 민간공사의 경우 이 같은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어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여천농협이 학동에 로컬푸드 공사를 하면서 86억원의 공사를 최저입찰제로 54억원을 쓴 나주에 본사를 둔 A업체에 맡겼다.

당시 여천농협은 공고문을 통해 입찰금액을 100분의 80으로 한정했다. 낙찰자가 그 이하의 금액을 적을 경우 업체의 부채·유동비율을 평가해 부채비율은 업종평균비율 이하이고 유동비율은 업종평균비율 이상인 경우에 낙찰자로 결정한다고 공고했다.

여천농협 관계자는 “이 같은 기준에 따라 낙찰금액이 100분의 80 이하인 62%였지만 부채·유동비율에 대한 평가를 통해 나주의 A업체를 낙찰자로 정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예산을 절감한 사례다”며 “대부분의 민간공사는 60~65%에 낙찰이 이뤄진다”고도 덧붙였다.

그 해명을 그대로 믿는다. 하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 여수시 등 공공기관의 경우 대부분의 공사에 있어서 입찰 하한율을 86.74% 정도로 두고 있다.

그 이하로 입찰할 경우 낙찰이 되지도 않는다. 이유는 적정한 이윤을 보장하지 않을 경우 부실공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천농협도 이 때문에 공고문에는 입찰하한을 100분의 80으로 뒀다. 그런데 실제는 62%에 낙찰을 했다.

더 중요한 점은 여천농협 관계자가 이야기한 것처럼 대부분의 민간공사가 실제로 60~65%선에 낙찰이 이뤄진다는 거다. 심하게는 10%에도 낙찰이 이뤄진다는 얘기도 들린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금액에 공사를 하면 공사가 제대로 진행이 될 수 있을까. 그 건물에 이용객들은 안심하고 이용을 할 수 있을까.

시 관계자는 민간공사에까지 공공영역이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다고 했다. 민간영역 스스로 자정노력을 해야 한다는 거다.

하지만 민간영역의 자정노력에만 맡겨 둘 상황인가에 대해서는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유는 만약 이런 공사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 피해는 시민이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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