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갈 때 마음과 나올 때 마음이 이렇게 다를 수가 있나
화장실 갈 때 마음과 나올 때 마음이 이렇게 다를 수가 있나
  • 박태환 기자
  • 승인 2016.03.04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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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박태환 기자

‘화장실 갈 때 마음과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는 속담이 있다. 시민과 약속했던 기부채납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는 여수포마의 행태를 보면 딱 이 속담이 떠오른다.

시와 업체는 지난 2014년 11월 해상케이블카 운영을 위해 시유지인 오동도에 주차장을 건설하는 즉시 시에 기부채납키로 약정을 맺었다.

당시 업체는 주차장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아 공사를 완료하고도 운행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매월 억대에 가까운 금융비용이 들어가고 있었다.

업체로써는 주차장 문제 해결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당초에는 주차장 부지를 매입하려고도 했지만 필요 자금을 조달하는데 한계에 부딪히면서 시설 운행만이 자금난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떠올랐다.

지역에서도 케이블카 운행을 요구하는 찬성측과 교통문제로 반대하는 측간 마찰이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관광업체를 중심으로 한 경제계에서는 조속한 시일에 운행을 하게 해달라는 진정서를 시에 접수하기도 했다.

2014년 지방선거를 통해 당선된 주철현 시장은 특혜 의혹에도 불구하고 업체로부터 주차장 기부채납을 중심에 둔 약정체결을 하면서 특혜논란에 정면으로 맞서기도 했다.

이 같은 시의 전폭적인 지원을 업고 전남도로부터 임시사용승인을 얻은 업체는 운행 첫 달에만 무려 11만명이 찾는 대박 아이템으로 부상했다.

업체는 초기 100만명만 이용해도 성공으로 분석했지만 지난 한 해 업체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은 240만명이 이용할 정도로 여수를 대표하는 관광상품으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입장객 수익만 278억원에 이른다. 돌산과 오동도에 있는 두 곳의 정류장에 들어선 상가임대료까지 합치면 300억원이 넘을 가능성도 있다.

대출이자 납입을 걱정하던 업체가 운행 1년만에 은행권 대출을 다 갚았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런 성공 뒤에는 공무원은 물론 시민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바탕이 됐다. 공무원들은 자신들의 회사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연휴나 주말이면 조를 짜서 교통통제에 나섰고 시민들은 불편을 감수하면서 업체의 성공에 박수를 쳤다.

하지만 업체는 오수유출, 안내요원 추락사고, 청소년 부당해고 등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켜 논란의 중심에 서기 일쑤였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시민과 약속했던 그리고 시의회와 전남도를 설득하는데 핵심이었던 주차장 기부채납을 거부하는데 까지 이르렀다.

세상살이에 있어서 ‘도리’라는 것이 있다. 도리의 사전적 의미는 ‘마땅히 행하여야할 바른 길’이다. 기부채납이라는 핵심을 벗어나 입장객 수익의 3%를 관광기금으로 납부했다고 해서 그 도리를 다 한 것이 아니다.

공무원과 시민은 업체의 성공을 위해 자신들의 불편을 감수했다. 이제는 업체가 지역민에게 ‘도리’를 보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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