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푼의 기부가 결국 세상을 바꿀 수 있어요”
“한 푼의 기부가 결국 세상을 바꿀 수 있어요”
  • 이상율 기자
  • 승인 2016.02.1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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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아름다운가게 활동천사 유현순(58)․조강순(60)씨>
오픈날 가게 들렀다 10여년 나눔의 기쁨 누리고 있는 천사들
▲ 아름다운 가게 여수둔덕점은 10여년 동안 103만점의 물품을 기증받아 3억9천만원의 수익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했다.

아름다운가게는 물건의 재사용과 재순환을 통해 우리사회의 생태적, 친환경적 변화에 기여하고 국내외 소외 계층 및 공익활동을 지원하고 시민의식의 성장과 풀뿌리 공동체 발전을 위해 설립된 공익성과 전문성을 갖춘 세계적인 NGO 단체다.

2002년 10월, 서울 안국동 1호점을 시작으로 지금은 전국에 118개 가게가 있다.

여수는 2005년 3월 한 시민의 매장 기증을 통해 여수 둔덕 점을 열었고 2012년에는 700여 명의 시민과 32개 기관 단체가 참여하여 6천여만 원을 마련하여 2호점 학동점을 탄생시켰다.

두 매장에는 4명의 상근 활동가가 있고 45명(둔덕점 20명, 학동점 25명)의 자원 활동가가 주 1∼2회 가게에 나와 보수도 없이 일손을 돕는다. 가게는 10명의 운영자문위원이 있어 지원활동과 수익 나눔 등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에 자문을 해준다.

아름다운 가게는 매장이외에도 개인 및 단체의 재사용품을 기증받아 판매하는 나눔 장터, 5월5일 어린이 벼룩시장, 10월 여수시민 벼룩시장을 정기적으로 열고 여수지역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나눔 문화 교육도 실시하고 수익금으로 정기, 비정기 배분 사업을 추진해왔다.

10년 동안 한 달 평균 500여 명, 연인원 2만4천1백50여명이 1톤 트럭 865대 분량 1백3만8천60여점을 기증했으며 하루 평균 양 매장에 120여명, 연인원 17만 5천여 명이 찾아와 물품을 구매했다.

가게의 수입 모두는 사회 공헌 사업에 쓰인다. 2016년 1월 현재 누적 나눔 금액은 3억9천4백20만9천여 원으로 단체 78곳과 개인 1천302명을 지원했다.

별도, 어린이 벼룩시장을 통해 지역의 장애아동이나 그 아동을 돕고 있는 단체의 프로그램을 지원하는데 1억2천여만 원 지원 등 무려 5억여 원이 수익 나눔으로 쓰였다.

아름다운 가게는 기부를 하는 기부 천사, 매장의 물건을 사가는 구매 천사, 매장에서 물건을 팔고 기증물품의 분류작업을 하는 활동 천사로 이루어진다.

아름다운가게 여수 둔덕점 개설과 함께 무려 11년간 각각 누적 1,798시간, 3,270시간의 활동을 이어오는 유현순(58), 조강순(60) 천사 듀오가 있다. 이들과 만나 그간의 사연을 들어본다.

▲ 10여년동안 아름다운 가게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조정순(왼쪽)․유현순 활동천사.

- 여수 아름다운가게 둔덕점에서 활동천사로 참여한지가 10년이 넘었다.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유현순(유): 2005년 3월 아름다운가게 둔덕점이 개설된 1주일 후 우연히 매장 앞을 지나다 궁금하여 방문하게 됐다.

아름다운 가게의 나눔과 순환에 대한 취지를 듣고 망설임없이 자원봉사를 결심했다. 아나바다 장터와는 달리 고정된 매장이 있어 여유 시간을 이용 봉사하기로 작정했다.

조정순(조): 평소 장애 아동 교육기관인 여명학교에서 93년에는 여수시장이 급여를 기증해 만든 사랑이 기득한 집에서도 봉사 활동을 했다.

7월 같은 교회 신자인 유현순 활동천사를 만나 아름다운 가게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함께 하게 됐다.

- 아름다운 가게에서 주로 하는 활동은?

가게의 정리 정돈, 판매활동을 한다. 틈이 나면 아름다운가게의 목적과 취지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 아름다운 가게에는 기증자나 구매하는 사람이나 모두 천사로 부른다. 활동 천사는 이들과 상대하면서 특별히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이 있을 것 같다.

유 : 가게를 하던 사람이 폐업을 하면서 남은 상품을 아름다운가게에 싼 값으로 팔고 싶다고 찾아 온 40대 여성이 있었다.

물건을 사서 다시 파는 가게가 아니고 기부자로부터 물건을 기증받아 판매하고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과 단체에 지원하고 있다는 설명을 듣고 폐업 후 재고품 옷 2천여 점을 모두 기증한 통큰 천사를 잊을 수가 없다.

조 : 10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꾸준하게 기부를 해온 30대 주부 이지행씨를 잊지 못한다. 1년이면 약 20회 정도, 10년간 1톤 트럭 2대분을 기증했다.

즉시 판매대에 진열 할 수 있도록 손질하여 깔끔하게 정비하여 가져온다. 10주년 기념 모임에서 감사패를 수여하기도 했다.

- 구매천사 가운데 잊을 수 없는 사람은 ...

유 : 상견례를 가게 된 50대 주부가 마땅한 옷이 없는지 찾아온 손님이 있었다.

코디네이터가 되어 매장에 있는 이 옷 저 옷을 골라 주었더니 몇 번씩 입어보고 그리고 선택한 옷으로 바꿔 입고 갔다.

뒷날 찾아와 상견례를 잘 마쳤다며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조 : 1주일에 한두 번 들리지 않으면 좀이 쑤신 다는 50대, 60대 구매 천사가 있다.

자주 들려 각종 생활 필수품 등을 산다. 특히 단체나 기관과 아름다운 가게가 함께하는 특별 판매 행사에는 빠지지 않는다. 행사 때는 귀한 물건이 많이 나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자신을 변화 시키는 경우가 있다. 자원 봉사 활동 이후 본인의 삶에 어떤 변화가 왔다고 생각 하는가?

조 : 쓰던 물건을 버리려면 다시 한 번 살피게 된다.

나눔과 순환이라는 정신이 언뜻 생각나 촘촘히 살펴 판매가 가능한 물건이면 가게로 가져와 기부한다. 절약하는 습관도 많이 향상됐다. 충동구매를 하지 않는다.

: 사회 활동에 대한 자신감이다. 물건을 함부로 버리지 않고 기부 또는 재사용이 생활화 된다. 주변에 자원봉사를 권장하는 습관이 생겼는데 의외로 참여를 약속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는 않다. 설득 능력이 부족한가보다.

- 봉사활동을 하다 보면 가정생활이 소홀해 질 수 있다. 가족들의 반응은?

유 : 남편이 믿음직한 후원자다. 폐기물 처리 회사에 다니는데 아름다운 가게에 들어온 기증품은 분류작업을 거쳐 사용 가능한 물건만 매장에 진열한다. 이 때 상단 폐기물이 발생하는데 이를 모두 남편이 맡아 처리한다.

조 : 부부만 있다. 남편은 듬직한 후원자다. 칭찬을 자주해 사랑이 더욱 돈독해지는 것 같다.

- 지역사회에 하고 싶은 말은?

참여와 변화 작은 물방울이 모여서 큰 강을 이루듯 모두의 관심과 참여가 모인다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온다.

물건 하나의 기증, 한 시간의 자원봉사, 한 푼의 기부가 결국 세상을 바꾸어 낼 수 있다는 믿음이 아름다운가게 운동의 원동력이다. 아름다운가게를 많이 이용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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