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것은
책을 읽는 것은
  • 이상율 기자
  • 승인 2015.11.25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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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책 읽기 좋은 계절이라고 한다. 이제 가을이 끝자락에 있어 책 읽는 계절을 넘겼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형설지공(螢雪之功)이란 말을 되짚어보면 결코 그렇지마는 아닐 것 같다.

 차윤(車胤)과 손강(孫康)이라는 가난한 선비가 등불마저 켤 처지가 못돼 반딧불(螢)과 눈(雪)에다가 책을 비추어 가면서 글을 읽었다는 형설지공을 돌이켜 보면 설령 겨울이 오더라도 책 읽기를 게을리할 필요는 없다.

전 세계에서 가장 책을 많이 읽는 나라가 스웨덴이라고 한다. 국민의 연평균 독서 율이 90%로 세계 1위다. 이에 비해 한국은 73%로 많이 뒤진다.

책 읽는 나라 스웨덴이 독서 진흥 전략으로 제시한 것은 △어릴 때부터 일찍 책 읽기 시작 △가족 특히 아빠가 큰소리로 책을 읽어줘라 △다양한 읽을거리를 제공하라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롤 모델을 활용해라 △큰아이가 어린아이에게 책을 읽어 줘라 △무엇을 읽을지 선택을 자유스럽게 해라 △각 집단의 관심과 흥미에 따라 목표를 달리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가까이하게 하고 선택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보장해주고 계획 있는 지도를 잘하라는 뜻이다. 책 읽기를 권장하는 어른들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여수 시립도서관이 설립 50주년을 맞았다. 1965년 관문동 구 청년회관 자리에서 문을 연지 반백년이 된다.

지금은 6개의 도서관에 마을 곳곳을 찾아가는 이동도서관도 있으며 장서는 61만 여권(비도서 3만7천여 점 포함)에 좌석 수 2천 2백여 석, 연간 이용객 42만여 명으로 1일 평균 1천5백여 명이 이용하고 있고 회원 수만도 15만3천여 명에 이르는 등 괄목할만한 신장세를 이루었다.

초창기 열람만 허용되던 도서관이 2009년부터 도서 대출이 시작되었고 책 꾸러미 선물, 독서 활동지원, 작가초청 강연회, 인형극공연, 테마 책 전시, 애니메이션 상영, 문화 교실 운영 등 문화 예술, 향토 정보의 복합 센터로 진화하고 있지만 찾는 사람은 보합세다.

여수세계박람회가 열린 2012년 연간 이용자가 1백만 명을 넘어서다. 다시 93만∼96만 대로 추락했다.

여수시는 오는 2017년 150억을 들여 웅천지구 에듀파크 부지에 연면적 6.500㎡(도서관:4,500㎡/평생학습센터 2,000㎡)에 도서관을 착공 2018년에 완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울러 21세기 지식 정보화 시대에 걸맞게 학습 공간만의 기능에서 벗어나 다양한 종합 문화공간으로 변화시키고 인문학 콘서트를 비롯한 전시, 체험 학술 행사 등을 병행하여 문화의 꽃이 피도록 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이 도서관이 만들어지면 여수는 도서관이 7개소로 늘어나긴 하지만 과연 책 읽는 인구가 늘어날지는 의문이다. 책과 가까이할 다양한 프로그램이 관건이다.

브라질 쿠리치바에는 지혜의 등대와 정류장 도서관이 있다. 이 소박한 작은 도서관은 저소득층 지역에 새롭게 창조적인 환경을 만들어내면서 지식을 확산시키고 지역을 근본적으로 쇄신시키는 주요한 거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주민이 모여 토론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쉼터 역할로 공동체의 생산적인 결속을 다지는 장이 되는 것이다.

타산지석으로 삼았으면 한다. 우리에겐 동마다 자치센터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 문화, 체육에 대한 다양한 프로그램은 있어도 생산적 토론의 장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도서관이 주민 스스로가 정보를 교환하고 토론하여 공동체의 생산적 토양을 쌓아 갈 수 있었으면 한다. 도서관이 그 중심에 있었으면 한다. 고대(古代)에도 역사 기록과 지식을 전달하기 위하여 파피루스를 탄생시켰다. 유익한 것을 하나도 찾을 수 없는 책은 없다.

에디슨은 독서가 정신에 미치는 영향은 운동이 육체에 미치는 영향과 다름없다고 했다. 육체가 건강하면 정신도 건강하다는 말을 허투루 생각할 일이 아니다.

데카르트는 좋은 책을 읽는 것은 과거의 가장 뛰어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 같다고 설파했다.

금과옥조 선현들의 말도 인간을 올곧게 성장시키는 자양이다. 말은 사라지고 책은 남는다. 책 읽기를 게을리 하지 않은 것만큼 지적 성장은 증진된다.

최근 우리나라 출판 시장도 큰 변화를 보인다. 문화일보의 분석에 의하면 주력 소비층이었던 20대가 무너지고 40대가 가장 책을 많이 사는 연령층에 올라섰다.

특히 20대 여성의 책 구매가 감소하고, 40대 여성이 새로운 소비 세력으로 떠오르는 것도 특별하다.

40대는 인문서·에세이를 많이 읽고 자녀들의 학습서를 사들이는 특징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연애·결혼·출산·인간관계·내 집 마련을 포기한 5포 세대는 이제 독서마저 포기하고 있다고 한다.

디지털 시대가 열리면서 PC나 스마트폰 이용이 빈번한 젊은이들의 책 읽기가 줄어든 것이다 . 흔히 우리나라의 인문학 부재를 통탄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럴수록 아동이나 젊은이들에게 책 읽기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틈나는 데로 어른도 함께 독서를 하면서 토론도 질문도 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한 방편이다.

스스로 독서를 즐기는 아동 중에서는 한 권의 책을 그냥 다 읽는 게 아니고, 거기서 질문이 있고 또 그 질문에 의해 또 다른 책을 읽고, 거기서 또 질문이 있고 하는 단계를 거치더라고 말하고 있다.

책에서 진리를 찾는 좋은 습관이다. 천재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책 읽는 바른 습관을 갖게 하고 스스로가 터득하도록 하는 것이 훌륭한 인재로 성장시키는 바른길이다.

옛 선현이 지은 우리의 살림 경제에서는 『글이란 읽으면 읽을수록 사리를 판단하는 눈이 밝아지며 어리석은 자도 총명해지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흔히 세상에 독서를 부귀나 공명을 얻기 위해서 하는 것으로 여기는 사람은 독서의 진정한 즐거움을 모르는 속인이라 할 것이다.』고 했다.

책에서 즐거움 찾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품격을 높이고 인성을 바르게 하는 것이다.

여수를 관광 명품도시라고 한다. 책을 통해 교양과 지식을 겸비한 시민으로 탈바꿈되었을 때 명실상부한 명품도시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시민 스스로 품격을 높이기 위하여 책 읽는 소리가 날로 풍성해지기를 바란다. 아는 것이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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