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주민들에 건넨 희망선물, 경의를 표한다”
“어려운 주민들에 건넨 희망선물, 경의를 표한다”
  • 이상율 기자
  • 승인 2015.11.09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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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사랑 나눔회, 우즈베키스탄을 가다>
현지 4개 방송사 통해 전국에 소개...뜨거운 관심
3일간 2천여명 진료 혜택...호텔로비 진료 안타까운 사연도
▲ 소아과 진료중인 의료봉사진.
<2보> 진료 2일째다. 입소문 때문인지 어제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우리 시스템은 하루 경험 때문에 제법 빠르게 움직였다.

작년 타슈켄트 누쿠스 봉사활동에 참여했던 회원들은 이곳 부하라의 봉사는 환경과 여건이 아주 좋아 편하다고 입을 모은다.

누쿠스에서는 현지에 아예 숙박시설이 없어 수도 타슈켄트에서 150km를 약 2시간가량 버스로 왕복해야 했기 때문에 새벽부터 서둘러야 했다.

그래서 하루, 하루 봉사가 끝나면 초주검이 됐다고 한다. 그러나 부하라에서는 숙소와 봉사지역과는 겨우 15분 거리로 여유가 있다. 이 때문에 오후 6시(현지시각) 진료를 계속할 수 있어 더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베풀 수 있었다.

진료가 끝나면 식구 수에 맞춰 구충제와 삐콤을 건네면 고맙다는 표현인 “라흐~맛” “스파시바”라면서 경의 표시인 오른손을 가슴에 댄다.

▲ 지구촌사랑나눔회 봉사단은 이번 의료봉사를 통해 7백여명에게 안경을 전달했다.
진료가 한창인 오전 10시경 이스허크럴 등 4개 TV 취재팀이 찾아왔다. 접수 광경부터 각 진료실을 돌며 시스템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꼼꼼히 촬영했다.

진료실 환자에게 인터뷰도 했다. 기자는 강병석 원장과는 인터뷰에서 우즈베키스탄 부하라를 방문한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지를 물었다.

강 단장은 “양국은 우호적인 관계이며 한국기업이 진출하고 있어 형제와 같은 더 좋은 우정을 위하고 어려운 사람에게 사랑과 용기를 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뉴스는 4개 채널에서 전국에 송출했으며 1개 일간지에도 크게 보도됐다. 기자는 진료 3일째 날 다시 찾아와 그 뉴스가 담긴 CD 한 장을 강병석 회장에게 전하면서 기념이라고 말했다.

부하라 ‘발리존’ 시장도 그날 오후 진료 현장을 찾아 두루 살피고 격려한 후 수행원도 없이 손수 진찰 후 약을 타고 돋보기도 지급 받는 등 매우 소탈한 모습을 보였다.

진료가 끝난 후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있을 때였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우주종합 건설의 우즈베키스탄 UGCC 프로젝트 현장에서 종사했던 현지인 ‘모나도나’ 씨다.

김영태 사장에게 가정에 초대하겠다고 찾아온 것이다. 그는 당시 십장 직책을 맡아 한국인과 비슷한 고임금 대우를 받았던 근로자였고 그 때문에 지금은 새집 승용차도 마련하는 등 제법 잘 살고 있다고 자랑 하면서 당시의 고마움을 잊지 못해 가정 만찬에 초대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 현지 가정에 초대받은 의료봉사진.
김영태 사장과 일행 몇이 초대에 응했다. 일행을 아내 ‘노드라베킴’ 딸(7) ‘나시바’ 아들(5) ‘노들백’이 반갑게 맞는다. 만찬에는 쿨, 말린 포도, 생포도, 오이 감 빵 등 10여 종의 음식이 상을 가득 채웠다.

이곳 가정에서는 중산층에 해당하는 진수성찬을 성의껏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처음 닭국과 양고기가 나오고 보드카도 한 잔씩 따른다. 의미 있는 보은 잔치가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기업이 해외에 진출하고 외국인에게도 특히 현지인에게 좋은 대우를 한다는 것은 기업이미지는 물론 국가와 국민에게 친화력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결과를 남기게 된다는 것을 직접 확인하는 순간이다.

4일 의료 봉사 마지막 날이다. 아침 8시 40분에 의료진이 도착하자 벌써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하루 전 뉴스의 영향으로 보인다. 경찰관 3명이 나와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접수창구 앞문을 닫아걸고 한 명씩만 차례차례 들어오도록 하고 있다. 비집고 들어오려는 사람들과 승강이는 계속되고 있다.

한꺼번에 몰려들면 접수조차 어려워 진행이 늦어지기 마련이다. 경찰은 첫날부터 진료가 끝나는 날까지 파견됐다.

3일째는 더 많은 인파가 몰렸다. 그러나 이틀간의 경험으로 접수처도 진료진도 손발이 척척 맞아 신속하게 진행된다.

신경외과, 치과에는 그 병원의 의사들이 몰려와 진찰, 진료, 처방, 사용하는 장비 등을 꼼꼼히 지켜보고 잦은 질문을 의사에게 던진다. 마치 의과 대학의 학생과 같은 모습이다. 설명도 열심히 듣는다. 우리 의료진에 대한 상당한 믿음을 보이기 때문인 것 같다.

3일간 진료 인원은 1,000명을 훌쩍 넘겼다. 돋보기 지급도 750여 개나 됐다. 모두 1,700 여 명이 진료 혜택을 본 것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현장에 함께 했던 관내 301개의 병원을 총 관리하는 담당자는 “선진 의료 기술로 어려운 주민에게 희망과 용기, 기쁨을 준 지구촌 사랑나눔회의 봉사활동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모든 활동이 끝나고 그 동안 서툰 우리말로 환자와 의사 간의 소통 창구였던 통역 봉사단과 이병을 해야 할 시간이다.

한국인이 경영하는 무궁화 식당에서 이들과 저녁을 함께하고 해단식을 가졌다.

현지인 통역 봉사단은 KOICA 봉사단원 박선정(한국어교사)을 총책임자로 하여 우미다(치과), 마루푸(치과), 아지자(산부인과), 자르니고르(산부인과), 자리나(신경외과), 소딕(신경외과), 미라지(돋보기 지급), 사이다(소아과), 파르먼(내과), 아지즈백(접수), 이로다(접수) 압보스(혈압, 혈당 체크)들로 구성했다. 그동안 노고를 위로하고 금일봉씩을 전달했다.

우리가 병원에 첫발을 디딜 때 병원 문 앞에서 따뜻하게 맞이하고 3일 동안 진료실, 접수창구, 약국에서 고락을 함께했던 사이여서 이별을 못내 아쉬워했다.

무궁화 식당은 부하라에 하나 밖에 없는 유일한 한국 식당이다.

▲ 부하라 이슬람사원.
전남 고흥 과역 출신 류진석씨로 타슈켄트 지역 한국 기업의 공사장 근로자로 일하다 부하라에는 한국인 식당이 없는 것을 알고 약 1년 전부터 식당 경영에 뛰어들었다.

앞으로 더 많은 한국기업이 진출 하여 연말이면 약 200여명, 내년이면 2,000명 이상으로 증가 할 것을 예측했다.

시청 인근 스타리슘 카멜론 호텔 근처로 갈비탕, 삼겹살, 고등어조림 등 우리 음식 전문이다.

이 식당이 있어 점심과 저녁 하루 두 끼 한식을 맛 볼 수 있었다. 한국인이 찾으려면 +998 93 378 2725로 전화하면 된다.

그날 저녁 9시께 숙소인 아시아 호텔에는 뜻밖의 손님이 의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린 사내아이 환자 2명과 가족들이었다. 그중 7세가량의 어린이는 이날 오후 진료 때 병원에서 심병수 원장으로부터 진료를 받았던 환자다.

1년 6개월 전 낙상으로 인해 오른 손 팔꿈치가 탈구 되고 요골신경 마비가 돼 불치 판정을 받은 환자였다.

이 가족이 6세가량의 어린이 환자 가족에게 알려 함께 찾아온 것이다.

▲ 숙소인 호텔로 찾아 온 어린이 중환자를 의료진들이 살피고 있다.
이 어린이는 할아버지의 후진 차에 치어 완전 마비가 된 환자였다. 호텔 로비에서 진찰이 이루어졌다.

심원장은 가족에게 한국의 유명한 다른 의사들에게도 의견을 나누고 결과를 내일 아침 알려 주겠다는 약속과 함께 돌려보냈다. 한국 시간 새벽 1시인데도 한국 몇몇 의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의견을 나누고 답변을 준비 했다.

뒷날 아침 두 가족이 재차방문 했다. 7세 어린이 가족에게는 완전 치유는 어려워도 한국에서 치료하면 상당한 개선이 될 것이라고 했고 6세 어린이에겐 경추 8번이하의 부위 척수의 심한 손상인데다 장기간 지체된 상태여서 현재로써는 치료방법이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서로 운명이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한 가족은 희망을 찾는 듯 반기는 표정이었고 한 가족은 충격에 고개를 숙였다. 주위는 침묵이 감돌았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는 한국의 의료진에게 진정으로 감사하고 신뢰를 보냈다. 인술의 참 모습을 보이는 한국 의사라는 이미지를 색인하기에 충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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