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의회, 시민 앞에 당당해져라
여수시의회, 시민 앞에 당당해져라
  • 정송호 기자
  • 승인 2015.05.21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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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정송호 편집국장

“사회복지 시설 관계자들이 방청하고 있어, 의원들의 소신 있는 투표를 위해 무기명전자투표를 요청합니다”

지난달 24일 여수시의회 제161회 임시회 2차 본회의 중 이상우 환경복지위원장의 의사진행 발언이다.

이 본회의에서는 당시 지역사회에서 가장 민감했던 ‘사회복지시설 위탁기간 관련 조례 개정안’이 상정돼 있었다.

이 안건의 처리여부를 떠나 시의원들이 무엇 때문에 시민들의 눈을 두려워해 무기명 전자투표를 요청하는 지 알 수 없다.

아마 안건 논의 과정에 충분하게 시민들 의견을 수렴하지 못했기 때문이고, 그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바로 ‘무기명투표’로 보여진다.

시민들과 소통과정에서 견해차는 설득하면 되고, 시민들의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으면 그 주장을 수용해 의사결정에 반영하면 된다.

이처럼 시의원들의 자신 없는 의정활동은 이 뿐만이 아니다. 빈번한 ‘5분발언’도 꼽을 수 있다.

의정활동의 꽃은 누가 뭐라고 해도 집행부 수장을 비롯한 간부공무원들을 본 회장에 세운 후 시민들이 보는 앞에서 조목조목 잘못된 시정을 질타해 바로잡는 ‘시정질문’이다.

그런데 민선6기 의회는 어느 때부터 인가, 집행부와 논리 다툼을 펼쳐야 하는 시정질문 보다 5분 동안 자신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이야기하고 단상을 내려오는 5분발언을 더 선호하고 있다.

발언 내용을 분석해보면 대부분이 집행부의 입장을 들어봐야 하는 내용이다. 의회가 그 만큼 집행부와 논리싸움에 자신이 없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

이와 함께 민선6기 의회는 잘못된 의회풍습도 만들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 간담회’를 빙자해 전체의원들이 여수국가산단 대기업들로부터 단체로 돌아가면서 접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G대기업과 송년회를, 지난 2월초에는 가스유출사고가 난 L사와 그리고 지난 4월에는 사택에 아파트 건축을 추진 중인 또 다른 L사와 비싼 밥에 술을 얻어먹었다.

말이 간담회지 회사 홍보영상 5분에 양측 대표 인사말 5분 10분이 간담회고 나머지는 비싼 밥 먹고, 술 먹고, 노래 부르고 놀았다.

이렇게 분위기가 흘러가자, 다른 기업들도 ‘우리도 자리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고민하고 있다.

의회는 더 이상 시민들 앞에 당당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지 말고, 10개월 전 개원당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주민의 대표자로 인격과 식견을 함양하고 예절을 지키고, 의원 품위를 유지하며 주민의 의사를 충실해 대변한다’는 의회 윤리강령이 부끄럽지 않는 민선6기 의회가 되길 시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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