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각살우(矯角殺牛)와 자전거
교각살우(矯角殺牛)와 자전거
  • 이상율 기자
  • 승인 2015.05.11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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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의 눈] 이상율 주필

교각살우(矯角殺牛)란 말이 있다. 뒤틀리는 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는 뜻이다. 사소한 흠을 고치려다 도리어 일을 그르친 경우를 일컫는다.

우리 속담에 있는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말과 비슷한 것 같다. 여수는 리아스식 해안을 끼고 있는 항구도시다. 지역 특성상 도로의 높낮이가 심하고 연결이 무디고 꾸불꾸불하다.

그런 여수의 특징에도 불구하고 자전거 관리 행정은 비교적 수준급이다. 여수는 자전거 전용도로 2개 구간 3.5㎞,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 48개 구간 115.35㎞로 자전거 도로의 총연장은 118.85㎞에 이른다.

하지만 도로끼리 연계성이 모자라 불편하다. 여수시는 2011년 7월부터 U-Bike 시민 공영자전거 시스템 ‘여수랑’을 운영하고 있다.

2010년 11월부터 2011년까지 7개월간 7억9천4백만 원의 사업비를 들여 시민 공영자전거 스테이션 20개소, 거치대 352개소를 설치하고 공영자전거 235대를 배치했다. 이 중 1권역 11개 스테이션은 생활 및 레저형이고 2권역 6개소는 관광형인데 관광형 이용이 생활용 및 레저형보다 훨씬 높다. 평균 이용 거리는 1.3㎞ 평균 이용시간은 25분으로 나타났다.

2014년 일일회원은 5만8천 9백여 명에 이르고 있다. 2011년 10월 유료화 이후에도 평균 이용 1.7㎞, 이용시간 45분을 보여 꾸준한 상승세다.

시는 자전거 타기를 대중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안전한 자전거 타기’를 발간, 89개 학교에 공급하는 등 활성화를 위한 노력도 꾸준히 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2010년 6월부터 전 시민 자전거 보험에도 가입, 지금까지 422건 사고 발생으로 3억2천6백 76만여 원이 지급됐다.

시는 올해 200억 원을 투자, 오동도에서 여자 만까지의 자전거 도로 44.3㎞ 개설 자연 친화적인 하이킹 코스는 물론 시민의 여가 선용과 관광 여수의 위상을 제고 하겠다는 생각이다.

이 공사가 마무리되면 오동도에서 여자 만까지 해안을 따라 하이킹 코스가 이어져 새로운 관광 코스로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와중에 올 초 시 당국은 (사)자전거 사랑 전국연합회 전남본부 여수지부에 대해 자전거 무료대여사업 보조금 지원중단과 자전거 21대의 회수를 통보했다.

이로써 여수 진남 체육공원에 2000년 2월 문을 연 자전거 문화 교실이 문을 닫았다. 자전거 사랑회는 당시 100대의 자전거를 구매, 회원들의 자원봉사로 초보자 교육과 동호인에겐 무료대여를 시행, 주말이면 가족단위 시민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이용자 연인원 60만 명에 이르게 했다.

여수세계박람회 국가계획 확정을 위해 2000년 5월 자전거로 전국 주요 도시를 방문 100만 명 서명, 이후 개최지 확정을 위해 27일간 전국 일주 홍보활동, 프랑스,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등을 9박 10일 7회, 15박 16일 5회의 해외활동도 했다.

2002년 4월 이충무공탄신 기념 아산 축제에 삼도수군통제부의 전승을 알리는 파발마, 자전거를 말로 상징하는 퍼포먼스를 거북선 축제 홍보를 위한 서울 대전 등 전국 주요도시 9박 10일간 순회 등 자전거에 의한 다양하고 차별화된 독창적 문화 영역을 이루기도 했다.

시는 2011년 7월부터 시민 공영자전거가 시민에겐 생활 및 레저용, 관광객에는 근거리 교통수단으로 정착되고 있으나 공영자전거와 무료 대여소가 양분되어 이용자의 형평성, 운영에 따른 지원 등이 문제가 되어 지원을 중단하는 것이라고 통보한 것이다. 마치 교각살우와 같은 행정이다.

이 조치는 유료화 편입을 위한 일원화 방편일 뿐 자전거 타기 교육을 통해 동호인을 늘려 시민 공영자전거를 활성화 시키겠다는 생각이지만 자전거의 다양한 문화의 증진과 시민 단체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사례로 끝내 시민공영자전거 발전을 역행 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여수시가 추진하고 있는 시민공영자전거가 더욱 발전하고 안착하려면 자전거 이용시민이 대폭 증가해야 한다. 또한 자전거 예절과 안전을 위한 교육이 필수적이며 동호인 양산은 절대적이다.

당국은 관주도형이어야 한다는 오만한 생각을 버리고 민.관이 함께해야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것을 인식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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