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고장 여수를 만들어 가자
동백꽃 고장 여수를 만들어 가자
  • 이상율 기자
  • 승인 2012.12.20 15: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수 하면 오동도, 오동도 하면 동백꽃을 떠올린다. 오동도 동백꽃에는 슬픈 사랑 이야기가 전설로 남아있다. 옛날 오동도에는 봉황이 날아와 오동 열매를 따 먹고 놀다 갈 수 있을 정도로 오동나무 숲이 울창했다. 그러나 봉황이 깃든 곳에 새 임금이 난다는 소문에 오동나무를 모두 베어버렸다. 그때 이 섬에 살던 금실 좋은 부부가 있었다. 어느 날 부인이 도적에 쫓기다 절벽 아래로 떨어져 죽었다. 바다에서 돌아온 지아비는 부인의 죽음을 슬퍼하면서 산기슭에 고이 묻어주었다. 그 후 하얀 눈이 쌓인 무덤가에 붉은 동백꽃이 피어났다고 한다. 붉은 동백꽃이 고결한 사랑, 영원한 사랑, 그대를 누구보다도 사랑한다는 꽃말을 갖게 된 것도 이런 연유인지도 모른다.

여수는 이런 동백이 오동도 말고도 관광 명소마다 널리 퍼져있다. 거문도 등대를 비롯하여 금오도, 향일암, 무술 목의 소미산, 자산공원 그 외에도 구봉산, 종고산 등 주변의 산에도 몇 그루의 동백나무가 촘촘히 서있다. 거문도 등대 가는 길은 동백 숲으로 긴 터널을 이룬다. 입구에서부터 등대까지 약 2km의 산허리를 돌아가는 길목엔 동백이 터널을 이루고 있다. 벼랑 끝에 달려 코발트 빛 바다와 조화를 이루면서 서 있는 빨갛게 피어있는 동백의 모습은 애처롭기까지 하다. 금오도는 섬 전체가 동백나무로 뒤덮여 있다. 산허리는 물론 해변에도 오래된 동백이 울울창창하다. 집집이 한두 그루의 동백이 심어져 있고 동백 분재도 없는 집이 없을 정도다. 동백 사랑이 지극하다. 국내 5대 기도처 중의 하나로 유명한 향일암 주변의 거북 등 모양을 이루고 있는 바위 틈새에도 동백이 군락을 이루어 신령스러움을 갖게 한다. 무실목의 소미산에도 동백을 듬뿍 안고 있다. 이충무공 동상이 남해를 바라보며 우뚝 서 있는 자산공원 주변에도 동백은 물론 일부에 애기동백의 군락지도 형성되어 새로운 볼거리를 만들고 있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해도 오늘 나는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스피노자의 명언이 떠오른다. 여수 하면 오동도, 오동도 하면 동백이라는 연상 하던 것을 여수 하면 동백이 떠오르도록 가꾸어 가는 것이 해양관광지인 여수가 시도 해볼 만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몇십 년, 몇백 년 후 후손들이 동백나무로 말미암은 수익창출의 바탕을 만들어 주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기 위해선 오동도는 물론 거문도, 금오도, 향일암, 무술목, 자산공원 등에 해마다 더 많은 동백을 심는 노력을 했으면 한다. 특히 향일암 주변은 사찰의 정비와 개발사업 등 탓에 그전의 울창한 동백나무 숲이 거의 사라져 버렸다. 옛날의 동백 숲의 명성을 되찾도록 노력하는 것이 시급할 것 같다.

또한, 자산공원의 여수 지방 해양항만청 해상교통관제 센터 아래 능선에 애기동백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벌써 빨간 꽃을 활짝 피우고 있는 모습이 2월경에야 피우는 오동도의 동백꽃을 마치 재촉하는 손짓 같다. 다행히 여수시가 자산공원 가꾸기 사업의 목적으로 11억 원의 예산을 들여 사유지와 사찰을 사들이기로 했다한다. 박람회장과 거북선 대교에서 바라보면 군데군데 수림 사이로 보이는 벌거벗은 땅을 사들여 나무를 심기 위해서다. 이곳에 아무 나무나 무분별하게 조림할 것이 아니라 이왕이면 동백나무로 계획조림을 하였으면 한다. 특히 오동도와 연계하여 한겨울에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애기동백을 심는 것도 희귀한 종류별 동백 군락지를 만드는 것도 좋을 성 싶다. 이를 계기로 향일암 등 동백꽃 명소에 해마다 집중적인 동백나무 보식을 꾸준히 이어갔으면 한다. 해변 경관과 어울리는 곳에 동백을 가로수로하고 시민의 집주변과 정원에도 동백을 몇 그루라도 심도록 권장하는 것도 바람직할 것 같다. 동백이 울창한 명소마다 스토리텔링 작업도 함께 했으면 한다.

시청 앞 로터리에 세워졌던 소나무가 폭풍우에 몽탕 뽑혔다. 토질이 좋지 않고 지반이 약하여 키가 큰 소나무가 견디지 못한 것이다. 이제 새롭게 꾸며야 할 일이 남았다. 차제에 동백 로터리로 치장했으면 한다. 동백은 착근만 제대로 되면 잘 쓰러지지 않는 나무다. 동백꽃은 “그대를 누구보다도 사랑한다.”는 꽃말도 갖고 있다. 여수를 찾는 모든 사람에게 사랑 한다는 메시지를 남기는 것도 제법 멋스러울 것 같다.

여수시의 시목(市木)은 동백나무. 시화(市花)는 동백꽃이다. 시청 앞 로터리를 여수시의 상징적 의미가 있는 모양으로 가꾸면 안성맞춤일 것 같다. 나무 한 그루를 심더라도 관광지는 특이한 전설과 풍속, 문화 그리고 스토리텔링이 생명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되새겨 봤으면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