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의회 구태의 답습인가?
여수시의회 구태의 답습인가?
  • 이상율 기자
  • 승인 2012.05.2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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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 자두나무 밑에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말이다. 자두나무 밑에서 갓을 고쳐 쓰면 도둑으로 잘 못 보여 남에게 의심받을 수도 있으니 하지 말라는 경고의 뜻이다. 그러니까 지난 16일 박람회가 시작 된지 나흘 만에 여수시 의회 의원 7명이 골프 회동을 가져 시민들로부터 비난의 화살이 꽂혔다. 70세가 넘는 노인들도 박람회 성공을 위해 자원봉사를 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데 성공의 밑바탕이 되어야 할 시의회 의원들이 박람회 걱정은 팽개치고 1박2일 골프 원정에 나서서 뭍사람의 비난을 자초 하고 만 것이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이를 오비이락(烏飛梨落)이라고만 해야 할까?

골프 한 번 친 것이 그렇게 비난 받아야 할 일이냐고 반론을 제기 할지 모르겠지만 하필이면 민선 5기 여수시의회 하반기 의장단 선거를 한 달 여 앞두고 일어난 일인데다 의장. 부의장 선거에 후보로 거론되는 의원들이 골프원정에 함께 함으로써 의혹의 눈길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 한 것이 아닌가.

특히 여수는 불행한 역사이기는 하지만 사상유래 없는 난파선이 돼 버린 의회 때문에 결국 4.11 보궐선거를 치러야했고 5명의 초선의원을 배출하게 된 것이다. 초선의원 배출의 배경에는 건강한 의회와 메니페스토의 실현을 갈구해서다. 또한 의회의 진지한 토론을 거쳐 집행부의 독주를 막고 견제의 기능을 기대한 것이다. 그런데 그 기대에 충족시켜주기는 커녕, 구태를 쫓는 모습에 분노를 갖는 것이다.

기사에 의하면 골프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 의장 후보의 인사와 합류하여 저녁을 먹고 골프장 숙소로 돌아가 하루 밤을 보냈고 다음날이 아침 다시 골프채를 잡고 열심히 ‘나이스 샷’을 연속 날리고 17일 오후 3시께 여수로 돌아왔다고 한다. 여수세계 박람회가 초반 저조한 흥행으로 시민은 패닉상태에 이르렀고 조직위나 시당국은 초비상사태로 분위기 쇄신을 위한 전력투구를 하고 있는데 의원들은 “나 몰라라” 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실망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의정 활동을 위해 초선의원들과 친목을 다지기 위해서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박람회 흥행저조에 대한 걱정은 내팽개치고 골프원정에 나선 시의원들 행동에 시민은 물론 동료 의원마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태산 명동(태산 鳴動)에 서일필(鼠一匹)일까? 크게 떠벌리기만 하고 실제의 결과는 작은 것을 비유하는 말인데 초선의원 몇의 생각 없는 행동에 의회 전체가 욕을 먹는 일이라고만 치부하기에는 이번 사태는 매우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시민들은 2012여수세계박람회 성공 개최를 위해 지난 12일부터 교통안내소, 주차장안내소, 종합안내소 등 총 107개소에 4000명, 1일 13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을 배치해 93일 동안의 본격적인 활동을 하고 있고 교통안내 자원봉사자들은 시내 교통요충지 67개소에 1일 800여명, 주차장안내 자원봉사자들은 임시주차장 32개소에 1일 300여명을 배치돼 여수로 진입하는 관람객들은 박람회장과 시내 권으로 안내하고 있다. 골프 치는 시간에 시민들을 찾아 위로와 격려를 보내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가.

근묵자흑(近墨者黑). 먹을 가까이하면 검어진다는 뜻이다. 나쁜 사람과 사귀면 물들기 쉽다는 속담이다. 이 사태를 보면 선배 의원들 중에는 아직도 건전한 의회를 가로막는 잘못된 관습을 버리지 못한 의원이 존재 한다는 방증이다. 민선 5기 시작이후 몸서리치는 경험을 잊어버리고 다시 구태 정치를 부활하는 선배의원을 견제하고 새바람을 일으켜 주기를 바라는 시민의 염원을 저버린 것은 초선의원이 할 일이 아니다. 박람회를 관심 밖으로 하고 골프 하는 것에 대한 분노보다는 의회의 구태답습(舊態踏襲)에 대한 분노가 더 크다는 것을 직시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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