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와 자원봉사자 운영은...
선거와 자원봉사자 운영은...
  • 이상율 기자
  • 승인 2012.01.1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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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축제에 속하는 대규모 국제행사다. 인류의 업적과 미래의 전망을 일정한 주제를 통하여 한자리에서 전시함으로써 인류가 직면한 공동의 문제들에 대하여 해결방안과 비전을 제시하여 인류 공영에 이바지하는 경제, 문화 분야의 종합올림픽이다. 오는 5월 12일부터 8월 12일까지 3개월간 여수 신항 일대에서 열리는 여수세계박람회는 차분한 준비가 한창이다. KTX, 고속도로, 자동차 전용도로 등 각종 인프라가 확대되고 아쿠아리움, “디오”, 각종 전시관 공사, 문화 행사, 운영요원과 자원봉사자 모집 등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엑스포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국가발전에 획기적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특히 개최지인 여수는 남해안 일대의 공동발전은 물론 광양만권 통합의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가 더욱 관심을 두는 것은 국제적인 해양 도시, 관광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기대는 시민 모두가 다투어 자원봉사를 지원하고 열정적인 참여를 하게 하는 것이다.

여수시는 지난 4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3개월 동안 자원봉사자를 모집, 5,500명을 확보하고 있다. 이 가운데 여성 지원자가 61%(3,778명)로 남성보다 많았고, 이 중 50~60대가 41%(2,570)로 가장 많았다. 이들은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기본 소양과 현장중심의 직무교육을 받고 분야별, 장소별로 배치돼 박람회 동안 교통안내소, 자원봉사안내소, 종합상황실 등 여수 시내 일원에서 활동하게 된다. 박람회를 계기로 자원봉사자의 활동은 여수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미래지향적 도시로 거듭나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박람회 개최 이전 시행되는 선거 열풍이 자칫 자원봉사자의 이탈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박람회 개최 직전인 4월 11일 사상 초유의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선거를 동시에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총선일정은 2011년 12월 13일부터 예비후보자 등록, 2012년 3월 22일부터 23일까지 후보자등록, 4월 11일 투표 시행으로 확정되었다. 이미 출마선언을 한 입후보자들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일제히 선거사무소를 열고 간판과 현수막 등을 설치하는 등 본격적인 이름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여수는 시. 도의원에 대한 보궐선거까지 겹쳐 후보자 난립이 예상된다. 선거가 시작되면 후보들은 선거관리위원회가 허용하는 자원봉사자를 선발 활동하게 된다. 선거의 속성상 음성적인 자원봉사자의 수요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들에게는 법정 활동비는 물론 변태적인 음성 활동비까지 지급될 것을 고려하면 자원봉사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후보들의 처지에서 보면 철저한 교육을 이수한 양질의 자원봉사자가 우선 대상자가 될 수 있고 특히 여성봉사자가 인기 많아 엑스포를 위해서 양성해둔 자원봉사자의 대량 이탈이 염려되지 않을 수 없다. 자칫 박람회가 선거 정국에 묻히지 않을까 우려하는 이유다.

삼성경제연구소가 2012 여수세계박람회, 제19대 국회의원 선거, 제30회 런던올림픽, 제18대 대통령 선거 등 4가지 주제를 놓고 올해 가장 기대되는 행사를 묻는 인터넷 투표에서 여수박람회는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전 국민의 관심이 취약하다는 방증이다. 한편, 여수시는 선거 정국은 피해 갈 수 없는 상황으로 자원봉사자들을 단체 위주로 조직해 시민적 관심을 분산하는 데 주력하고 국내 홍보 마케팅을 3개월 앞당겨 반전의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시와 박람회 준비위가 협력하여 선거 기간 중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광역 홍보마케팅을 확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닌가 한다.

어차피 선거정국을 비켜 갈 수도 자원봉사자의 이탈을 막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면 이 자원을 공명선거에 활용했으면 한다. 시와 선관위가 협력하여 워크샵, 세미나, 교육 등을 통해 공명선거의 절박함을 인식시키고 준법 활동을 유도하고 바른 선거를 위한 파수꾼으로 활용하는 방안이다. 여수는 부정선거로 얼룩진 도시로 불명예를 안고 있다. 또다시 혼탁한 선거가 반복된다면 도시 이미지와 호감도가 급격히 추락하여 축제인 세계박람회에도 지대한 영향을 주게 될 것은 불문가지다. 공명선거와 엑스포를 동시에 성공 시킬 수 있는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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