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이순신처럼
<특별기고>이순신처럼
  • 남해안신문
  • 승인 2011.11.0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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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석 팀장.
최근 ‘이순신대학, 불패학과’라는 책이 꽤 인기가 있는 모양이다.
이순신이 싸운 전투는 23전 23승, 작은 전투까지 합치면 26전 26승이라는 불패신화이다.

이는 세계 해전사에 유래가 없는 경이적인 기록이다. 하여, 이순신대학을 설립하게 된다면 학과는 맨 먼저 ‘불패학과’가 되어야 하고, 그 첫 장은 당연히 ‘명량해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 책 저자의 생각이다.

명량대첩이 어떤 전쟁인가?
1597년 9월 16일 왜군 함대 134척과 조선의 이순신 함대 13척이 각각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운명을 걸고 싸운 전투이다. 그러나 조선 해군의 입장에서 볼 때, 객관적 전력에서 도저히 승리할 수 없는 싸움이었다.

이 불가능의 전투에서 승리하게 된 원인 무엇일까? 그것은 이순신의 빼어난 전략과 울돌목이라는 천혜의 요새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순신이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확신에 있었다.

장수가 필승의 확신에 차서 죽음을 무릅쓰고 선두에서 지휘하고, 군사들은 그런 장수를 믿고 목숨을 걸고 싸웠기 때문이다.

훌륭한 장수는 이미 마음속에서 이겨놓고 싸운다고 한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심사숙고해서 전략을 짜고, 이에 기초해서 아무리 전세가 자신에게 불리해도 반드시 이긴다는 확신을 가지고 싸우면 그 싸움은 이미 이긴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미 이겼는데, 더 이상 패할 것이 없다. 이것이 반드시 이긴다는 신념이 갖는 마력이다.

우리 여수는 이순신의 고장이다. 전라좌수영의 본영이었던 여수는 후에 한산도로 진을 전진배치 했지만, 전쟁 초기부터 전쟁이 끝날 때까지 조선해군의 주력은 전라좌수영의 해군이었고 그 중심에 여수가 있었다.

경상 수군은 이미 임진왜란 개전 초에 다 깨어지고, 한산도에 가서 싸울 때는 물론, 전쟁이 끝날 때까지 그 승리의 주역들은 언제나 5관 5포의 병사들이었다.

이순신의 시대는 참으로 어려웠지만, 우리는 지금 천년에 한번 오기도 힘든 기회를 맞고 있다. 우리 고장 여수의 기운이 상승할 기회.

세계인들이 와서 미래 인류가 살아갈 자원의 보고이자 지구생명체의 산실인 바다와 연안의 중요성을 논의하고, 인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기후변화’에 대해서 대응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다.

또 세계 각국의 문화가 만나서 교류하고 융합하는 축제의 장이 될 것이다. 경제․문화 분야의 올림픽이라고까지 불리는 여수박람회의 개막일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이제 겨우 6개월 앞으로...

그런데 지금 손님 맞을 준비가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다. 많은 사람들이 교통대책이 부족하다. 숙박시설이 부족하다 등등 부족, 부족, 부족... 부족하다고만 한다.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성공개최를 꿈꾸는 것이 아니다. 미리 ‘안돼, 안돼’라고 패배주의를 부추기는 것 같다.

이럴 때 이순신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134척 대 13척, 이 불가능의 싸움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이 승리에 대한 확신이었다면, 지금 우리는 이 자랑스러운 역사에서 무엇을 배우고 있는가.

여수박람회 성공개최만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물리적인 준비는 예산과 시간의 제약으로 도저히 안 될 경우도 있다. 그러니 가능한 대안에 초점을 맞추고 여기에 주력하는 것이다. 엑스포의 주인인 여수 시민들의 자신감에는 시간도 예산도 제약이 없다. 물리적인 시설의 부족, 인프라의 부족으로 생기는 공백이 있다면, 우리 시민들의 자신감과 실천력으로 채워 넣자.

관람객들이 감동을 하도록 하면 될 것이다. 조금 허름한 잠자리일지라도 정성을 다하는 서비스로 감동시키자. 시내 도로가 약간 막히더라도 시민의 질서의식, 친절의식으로 보완하자. 당장 내 집 앞, 내 주변부터 청결히 하자.

그러면 여수를 찾는 손님들은 불편을 기꺼이 참아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여수박람회는 성공할 것이고 박람회 이후에도 여수와 여수사람들은 세계인들의 가슴 속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성공한다는 자신감부터 키우는 것, 이것이 곧 성공을 예비하는 길이다.


<여수시청 홍보기획팀장 김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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