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지상 이전은 못해도 제대로 검사는 해야
LG화학, 지상 이전은 못해도 제대로 검사는 해야
  • 정송호 기자
  • 승인 2011.09.22 1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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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케미칼, 380억 들여 가성소다 지하관로 13㎞ 전 구간 지상포설
LG화학, 관계기관 신고도 않고 자체 수습…객관적으로 검증도 않돼

▲ 1989년 10월 발생한 한화케미칼의 가성소다 유출사고 당시 자료사진. 당시 한화는 지하에 매설된 가성소다 13km 전 관로를 지상 파이프렉으로 이설하며 사고 수습을 마무리했다.
[1989년 한화케미칼 가성소다 유출사고로 본 LG화학 벤젠 유출] 

<속보> 2008년 11월 21일, 2년 10개월 전 땅속 1.5m 깊이에 있는 지하 이송관로에 담겨 있던 벤젠이 이송관로에서 10m 떨어진 토목공사 현장에서 발견됐다.

하지만 이 사고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지난 16일 본지의 ‘LG화학 유독물질 유출 은폐·축소 의혹’ 제목으로 보도를 하면서 이다.

이제야 사고가 공개가 된 것은 이 사고가 LG화학 여수공장 내에서도 관련 부서를 제외한 일반 사원들이 모를 정도로 ‘쉬쉬’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지하에 묻혀 있던 관에서 유독물이 유출된 사고여서 사고 당시 이곳을 지나가는 시민들이 있더라도 알아차리기 쉽지 않은 사고였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2008년 11월 21일 최초 목견된 ‘LG화학 벤젠유출’ 사고는 세상에 알려지면서 은폐·축소 의혹을 사고 있다.

특히 유출 확인 후 LG화학은 주위에 신고도 않고 GS칼텍스와 협의 하에 수습을 진행해 한 달 사이에 모든 것을 사고 발생 전과 같이 아무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되돌려 놓았다.

하지만 LG화학의 벤젠유출 사고 수습과정을 보면 20여 년 전 지역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한화케미칼의 가성소다 유출사고 수습과정과 비교가 된다.

한화의 가성소다 유출사고는 1998년 10월 3일 지하관로 용접부의 부식으로 ‘Pin hole’ 현상이 나타나 50% 가성소다 650ℓ가 유출된 사고다.

이처럼 20여 년 전 한화의 가성소다 유출과 이번 확인된 벤젠 유출 사고의 공통점은 많다. 가장 큰 공통점은 이송관로 용접 접합부에 ‘Pin hole(바늘로 찌른 모양의 작은 구멍)’현상이 생겨 관내에서 고압으로 흐르던 유독물이 유출됐다는 것.

가성소다 유출 사고 발생 직후 지역에서는 사고 지점에 대한 긴급 방제는 물론 인근 주민에 대한 공식사과, 사업장에서 이송하는 전 배관의 정밀진단 등을 한화에 요구한 것으로 각종 사고보고서에는 기록돼 있다.

또한 이 자료에 따르면 당시 한화는 10억여 원을 들여 지하 이송관로 13㎞ 전 구간에 대해 정밀점검을 진행했고, 최종 대책으로 지하 이송관로의 지상 포설을 약속ㆍ수년간 진행해 완공했다.

반면 가성소다 유출사고와 벤젠 유출사고의 수습과정에서도 많은 차이점도 있다.

한화케미칼과의 사고 수습과  LG화학 벤젠유출 사고의 수습과정은 많이 다르다. 현재 LG화학은 시간이 흘렸다는 이유와 당시 사고가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으로 사고에 대해 모든 것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지난 19일 여수시가 사고현장 조사에 나섰고, 조사과정에서 벤젠 유출량과 토양오염 사고면적과 폐기물 처리량, 사고 최초 목격당시 채증 사진 등을 요구했지만 그 자리에서 확인하지 못했다고 한다.

또다른 차이점은 가성소다 유출사고는 발생 당시 지역에 모든 것이 목격 됐다는 것이고, 벤젠 유출은 회사에서 ‘쉬쉬’하면서 수습해 3년이 흐른 후에야 세상에 알려졌다는 사고의 ‘시의성’ 차이도 있다.

물론 가성소다 유출 사고는 발생 당시 모든 것이 목격됐기 때문에 한화가 사고를 숨길 수 없어 모든 것을 공개하고 받아들였을 수도 있다.

당시 가성소다 유출사고를 직접 취재한 서모(48)기자는 “사건 발생 후 현장 조사과정에서 강산성 물질이 지하 이송관로를 장시간 부식시킨 것이 사고원인으로 밝혀졌다”며 “당시 한화는 환경사고의 추가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수백억 원을 들여 지하 이송관로를 지상으로 올리는 공사를 하면서까지 장기간 책임감을 가지고 사고를 수습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LG화학은 한화처럼 지역사회에 객관적으로 검증을 받지 않는 상황에서 벤젠 유출로 인한 환경오염에 대해 완벽하게 복구했다고 장담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한화처럼 13km 전 구간 정밀 점검을 하지 않고 향후 추가 유출이 없다고 당당하게 이야기 할 수도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문제의 벤젠관로는 주변에 함께 매설된 여러 관로 중 가장 최근인 지난 2002년 매설이 된 관로이기 때문이다. 10년이 되지 않는 지하 관로 용접부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7.4km 벤젠관로 전 구간에 대한 정밀 검사도 더 요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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