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전설 전어
가을의 전설 전어
  • 남해안신문
  • 승인 2011.09.0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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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여호 박사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여름이 어느덧 지나고, 아침저녁 제법 서늘한 바람이 가을의 문턱에 섰음을 알린다. 여름의 열기가 사그라지지 않은 이맘때부터 가을까지 그 맛의 절정을 자랑하는 가을의 전설, 전어의 계절이 돌아왔다.

가을을 대표하는 생선으로 조선 후기 실학자 서유구는 「임원경제지」에서 “전어는 기름이 많고 맛이 좋아 사는 이가 돈을 아깝게 여기지 않아 전어(錢魚)라고 부른다.”고 했던 이름의 유래와 더불어‘가을 전어 머리엔 깨가 서말’이나 ‘가을 전어 굽는 냄새에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속담은 가을 전어가 얼마나 맛있는가를 잘 표현하고 있다.

청어목 청어과의 전어는 수심 30m이내의 연안에 주로 서식하며, 봄철인 3~8월에 산란한다. 여름내 각종 플랑크톤과 유기물을 먹고 성장하여 수온이 떨어지는 가을쯤 유선형의 날렵한 몸매로 약20㎝정도 성장한다. 눈 주위가 기름눈꺼풀로 덮여 있어 머리 쪽이 맛있으며, 등 쪽은 암청색, 배 쪽은 은백색을 띠고 꼬리지느러미가 선명한 노란색이 특징이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서 “기름이 많고 달콤하다”고 기록된 전어는 가을에 살이 오르고 지방질이 풍부해 맛이 좋지만, 산란기엔 기름기가 빠지면서 살이 퍽퍽하다.

따라서 산란이 끝난 8월 이후 살과 지방질이 오르면서 9~10월 전어가 가장 맛이 있게 된다. 10월이 지나면 전어가 깊고 바다로 이동해 잡기 어렵게 되고 뼈도 억세 진다.

씹을수록 고소한 전어는 DHA와 EPA 등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여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낮춰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이며, 회로 먹을 땐 뼈째 먹는 만큼 칼슘 섭취량도 뛰어나며 비타민을 비롯한 인과 철 등 미네랄 성분도 많고 타우린이 풍부해 피로회복과 피부미용에 좋다.

한방에서 전어는 이뇨 작용을 돕고, 위를 보하며, 장을 깨끗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며 특히 아침 기상 때 온 몸이 붓고, 팔다리가 무거우며 소화가 잘되지 않는 50대 이후 장년층에게 가장 좋은 약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회, 구이, 무침 등 조리방법에 따라 얼마든지 입맛의 변신을 꾀할 수 있는 전어는 여수 남산동 수산물 특화시장에서 1㎏당 2만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소호동 등 일반 음식점에선 전어정식을 맛볼 수 있다.

제철에 나는 음식을 제대로 먹으면 그것이 바로 보약이다. 가을철 기름기가 자르르 흐르는 전어의 고소한 유혹에 우리 모두 빠져봄이 어떨까.

요리방법

□ 전어구이

① 비늘을 치거나 내장을 빼는 행위는 금물... 그대로 좌우에 칼집만 2~3개 준다.
② 굽는다.

전어회
전어는 비늘만 벗긴 뒤 뼈째로 두툼하게 회를 썰어 양념된장과 마늘을 곁들여 상추쌈을 사서 먹는 것이 가장 맛이 좋은데 씹을수록 고소해지는 뒷맛은 깊고 은은하다. 

<전남해양수산과학원 여수소장/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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