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도는 상설 공연장으로
이어도는 상설 공연장으로
  • 이상율 기자
  • 승인 2011.08.30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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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율의 세상보기

수려한 오동도를 배경으로 2012 여수 세계박람회장 전용 해상 공연 무대가 설치된다. “이어도”라고 명명된 이 해상무대는 바다 위의 문화 공간인 빅오(Big-O)에 설치되는 것으로 무개만도 600톤에 이른다.

조수 간만의 차이를 고려하여 물에 뜨도록 제작됐고 다양한 연출을 위해 무대가 잠수함처럼 물속 20cm까지 잠기기도 하고 약 1m 이상 물 위에 떠 오를 수도 있다. 해상무대 배후인 바다 위에는 각종 멀티미디어 효과를 연출할 수 있는 ‘The O’(디오)와 길이 120m, 높이 70m에 이르는 초대형 해상분수, 주제관 외벽의 길이 약 110m의 비정형의 LED 전광판이 함께 설치된다.

특히, 높이 45m의 ‘O’자형 타워인 ‘The O’ 위로는 무대 조명, 레이저, 불꽃, 화염, 영상 등이 화려하게 선보이고 초대형 해상분수에서는 홀로그램, 레이저, 조명 등 워터스크린으로 다양한 무대연출이 가능하다. 설치 작업이 완료되면 길이 48m, 너비 30m, 높이 2m의 타원형 무대로 탈바꿈된다. 마치 항저우의 인상서호(印象西湖)를 연상케 한다.

항저우 악호(악비묘 앞 서호)의 인상서호는 영화 “영웅”, “붉은 수수밭”, 북경올림픽 총연출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장예모 감독의 작품이다. 도시 산수 실경(都市 山水 實景) 공연으로 누구나 거닐면 시인이 된다는 서호에서 자연과 음악, 빛이 어울려 환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는 매머드 뮤직 컬이다.

공연은 실제 서호의 수면이 무대이고 또 서호의 풍경이 그대로 배경이 된다. 스토리는 매우 간결하다. 이곳의 전통 설화인 “백사 전”이다. 막이 오르면 서호의 상징인 백학이 물 위로 날아든다. 물위에 둥근 달이 뜨면 게스트와 스태프가 소개되고 색색의 조명이 수면과 숲을 비추면서 400여 명의 출연자가 물 위에서 군무를 추는 모습이 서서히 떠오르면서 관객을 압도한다.

육안으로는 볼 수 없지만, 수면 아래 발목을 적실만한 깊이에 무대가 설치돼 있고 배우들은 그 넓은 공간에서 춤과 노래를 한다. 각종 세트는 눈에 보이지 않는 레일을 따라 움직이도록 장치되 있어 줄거리에 따라 연출되는 조각배들은 실제로 물을 가르며 다닌다.

출연자 모두가 함께 일으키는 물보라와 무대 중앙에서 뿜어 올리는 분수가 어울려 물 스크린을 만들어 내고 레이저와 형형색색의 조명으로 화려한 영상을 만들어 낸다. 출연자 400명 가운데 절반인 200여 명은 현지민이 참여한다. 이 작품으로 송나라 수도였고 경제도시로 알려진 항저우가 도시발전의 동력을 얻고 있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가 핵심 시설인 Big-O를 단순히 축소형 바다 전시장에서 해양 문화 체험과 흥미로운 전시,연출,공연 등 이벤트 적 요소를 구성하여 명실상부한 랜드 마크가 되도록 하겠다는 야심에 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에 쌍수로 환영한다.

박람회가 끝나더라도 관광도시 여수의 상징적인 관광 인프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람회장 사후 활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겠지만, 이어도만은 우리 여수가 주체가 되어 박람회 이후에도 영속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역대 엑스포의 관행을 보면 박람회가 끝나고 나면 활용도가 높으면 별도의 운영주체인 재단이 설립되고 활용도가 없으면 전시 공간도 철거되면서 지자체로 떠넘기는 것이 상례로 되어 있다. 운영주체가 누구이던 “이어도”의 매머드급 공연은 지속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도”는 탁 트인 바다와 아름다운 오동도를 배경하여 다양한 연출이 수월하여서 항저우의 서호 보다 월등한 여건을 갖고 있다. 박람회 이후에도 상설공연장으로 각종 대형 공연이 펼쳐지면 “Big-O”, 아쿠아리움, 오동도, 향일암 다도해 경관 등이 상호 시너지 효과는 물론 사후 활용에 전환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인상서호를 반면교사 삼아 차별화된 매머드급 공연을 지속하고 주연급은 유명 배우를 등용하더라도 상당수의 출연자나 스태프는 현지 예술인을 활용한다면 지역의 고용창출은 물론 문화 발전에도 이바지하게 될 것이다. 이에 대한 준비는 지자체와 시민의 몫이 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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