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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정치 유죄(有罪)?
여수 정치 유죄(有罪)?
  • 이상율 기자
  • 승인 2011.07.13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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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정치(政治)는 유죄(有罪)다. 지난 7일 여수출신 전. 현직 시. 도의원에 대한 비리 연루 혐의에 대한 광주 고등법원 항소심에서 현직 도의원 4명, 시의원 7명 등 모두 11명이 유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지방의원으로서 뇌물을 수수함으로써 의원 직무의 청렴성과 그에 대한 시민의 신뢰를 손상한 점 등을 고려하면 엄중한 죄책을 물어야 한다.”라며 이같이 판결했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4명까지도 유죄를 선고받아 충격과 실망을 주고 있다.

이번 판결에 따라 이들 광역·기초 의원은 2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모두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시민단체의 사퇴 압력도 날이 갈수록 더욱 거세지고 있다.

오현섭 전 여수시장도 항소심 재판에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 4일 서울고법 형사4부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원심을 깨고 징역 8년, 벌금 2억 원을 선고했다.

또, 지난해 6·2지방선거 과정에서 선거관계자들에게 금품을 뿌린 혐의(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서도 원심을 깨고 징역 2년을 추가로 선고했다. 10년이면 중형이다. 결국, 여수 정치는 유전무죄(有錢無罪)가 아닌 유전유죄(有錢有罪), 유명유죄(有名有罪), 유욕유죄(有慾有罪)가 된 셈이다.

김성곤, 주승용 두 국회의원은 지난 전. 현직 시도의원들에 대한 2심 선고와 관련해 “이번 사건을 민주당이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로 삼겠으며, 다시 한 번 시민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하여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성명서 하나만으로 시민의 찢긴 마음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시행된 여론조사에서 여수지역 국회의원들의 지지도가 반 토막이 났다. 여수지역사회연구소가 24일 발표한 내년 총선에 현역 국회의원들의 지지 의향을 묻는 여론조사 결과 김성곤 의원은 40.1%의 지지율을 보였고, 주승용 의원은 41.3%만이 지지의사를 밝힌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80% 이상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던 것이 이번 지지도 조사에서는 40% 초반에 머물렀다.

이처럼 현역 국회의원과 민주당의 지지율 내림세는 지난해 치러진 지방선거 과정에서 단체장 후보와 시도의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드러난 경선 잡음과 당 소속 당선자들의 각종 비리 연루가 지역 이미지를 크게 훼손하면서 의정 활동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정 정당 후보는 곧 당선이라는 안일한 정치 지형에 대해 염증을 느낀 시민의 정치의식 변화가 가져온 결과로 보인다. 이런 결과를 놓고 보면 결국, 두 의원도 여수정치 유죄에 동참한 셈이 된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남 선거관리위원회는 여수시가 가장 혼탁한 선거를 치른 지역이라고 발표한 일이 있다. 당시의 발표는 허구가 아니었다. 정치권 인사가 줄줄이 유죄가 됨으로써 이를 입증하고 있다.

그렇다면 잘못 선택한 유권자는 여수정치 유죄로부터 자유스러울 수 있을까. 한번 쯤 뒤돌아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지난 선거 과정에서 돈 선거에 휘둘리고 잘못된 공천을 바로 잡지 못하고 특정정당 후보에 대한 무조건 지지, 시민단체가 주창하는 매니페스토 선거를 철저히 외면하고 민의를 왜곡시킨 책임이 상당 부분 유권자에게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수는 세계 3대 축제의 하나인 엑스포를 성공적으로 치러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그러나 여수 정치가 무더기 유죄가 됨으로써 엑스포 기간을 전후해 총선과 시. 도의원 보궐 선거가 예상돼 자칫 선거 탓에 엑스포 성공에 대한 동력을 잃지는 않을까 염려된다.

여수는 엑스포 성공, 참신한 정치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야 할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위기에 있다. 엑스포 유치 때 보여주었던 시민의 열정은 성공한 엑스포가 되게 할 것으로 확신한다. 다만 선거가 문제다. 선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겠다.

매니페스토를 실천할 양심과 식견이 탁월하고 시민을 받들어 모시는 모범시민을 선출하는 시민적 합의가 절실하고 이의 실천이다. 여수정치 무죄를 실현하는 것은 엑스포로 인한 한층 높아진 국제도시의 위상과 시민 격을 높이는 일이기도 하다. 여수정치 유죄(麗水政治 有罪). 시민이 풀어야 할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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