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갯가길 관광 트랜드로
여수 갯가길 관광 트랜드로
  • 이상율 기자
  • 승인 2011.07.05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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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이 평소 산에 오르지 않던 사람까지 끌어들이는 흡인력을 갖고 있다. 얼마 전 이 길이 TV에 소개되면서 산행 열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새로운 관광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올레 길은 제주도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골목길의 모습이다. 제주는 바람이 많은 곳이어서 집을 보호하기 위해 돌담을 쌓는다. 돌담 입구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을 막기 위해선 골목을 좁게 만든다. 올레길은 마을의 큰길에서 집 앞대문에 이르는 좁은 골목길을 의미하는 제주도 방언이다.

올레길 여행은 2007년 소설가 서명숙 씨의 제안으로 시흥초등학교~수미포 해안까지를 제1코스로 개장하여 18 코스까지 만들었다. 주로 해안 지역을 따라가는 골목길, 산길, 들길, 해안길 등으로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코스로 구성돼 있다. 올레길은 꽉 짜인 일정으로 가이드의 일방적인 행사에 끌려다니던 여행에서 벗어나 자연을 만끽하면서 자유로운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된 것이다. 가다가 발걸음을 멈추면 그곳이 절경이어서 누구의 간섭도 없이 본인 스스로 시간에 맞춰 걸멍, 쉬멍, 놀멍 마음의 여유를 찾는 여행이다.

둘레 길은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길이다. 지리산 둘레 길은 전라남도, 전라북도, 경상남도와 남원, 구례, 하동, 산청, 함양의 5개 시군과 16개 읍면 80여 개의 마을을 잇는 300여 km의 긴 도보 길이다. 현재 약 70km가 개통됐다. 지리산 곳곳의 옛길, 고갯길, 숲길, 강변길, 농로, 마을 길 등을 각종 자원조사와 정비를 통해 연결하게 된다. 올레 길과 둘레길이 인기를 누리자 부산은 갈맷길을 만드는 등 각 지방자치 단체가 나서 다투어 개발하는 바람에 산천과 자연이 몸살을 앓는 부작용도 적잖다. 자연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본연의 모습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여수에서 25㎞ 정도 떨어져 있는 섬, 남면 금오도의 비렁길이 주목을 받고 있다. 비렁은 벼랑의 이곳 사투리다. 함구미에서 직포까지 약 8.5㎞의 코스다. 금오도는 여수 앞바다에는 떠있는 317개의 섬 가운데 하나이지만 다도해와 여수시 번화가의 모습이 한눈에 잡힌다. 애초 금오도 대부산 산행은 군데군데 높낮이는 있지만 그렇게 힘들지 않은데다 힘에 겨우면 바로 하산 할 수 있는 선택형 등산 코스로 전국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최근 비렁길 코스 개발로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지난해부터 여수의 돌산, 소라, 화양 등 해변을 싸고도는 지역을 답사하면서 갯가 길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 있다. 여수 풀꽃 사랑과 여수 갈매기 한창진이다. 주말이면 20~30명의 동호인을 모집 산과 바다가 연접한 지역의 갯가 길을 걷는다. 지금까지 돌산 천마산, 감도, 삼 포(안포, 원포, 세포)길 걷기 등 40여 회의 갯가 길을 걸었다. 천마산 길은 굴전, 무술목, 용두래마을 평사마을, 천마산, 감도 길은 옹기종기 모여 있는 초가, 여자만 전어, 개불잡이, 현천 쌍둥이 마을, 일제강점기에 매립을 한 고뢰 농장 터, 섬달천 꼬막잡이 고흥 팔영 산, 사곡마을 정자나무를 지난다. 삼포는 화양면 농공단지에서 출발 호수 같은 가막 만이 내려다보이는 절벽 길, 돌산 섬과 신월동, 소호동, 여서동 아파트가 한눈에 잡히고 한반도 모양의 목섬을 지나 백야 대교에 이른다. 길을 내면서 걷는 갯가 길엔 구불구불한 리아스식 해안과 점점이 떠있는 섬 다도해 풍광과 구국 성지의 역사, 마을의 유래는 물론 어촌의 전통문화와 삶의 모습을 관조 할 수 있어 지역 특성은 물론 여수의 스토리텔링으로 제격이다.

여수의 새로운 관광 트랜드로 갯가길 개발을 제안한다. 갯가 길은 여수는 어느 곳에서나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항구 도시이기에 가능하다. 올레길, 둘레길, 비렁길 등의 틈새에서 갯가길은 또 다른 운치가 있다. 이를 우선 선점하자는 것이다. 여수 세계박람회를 계기로 관람객을 유인하는 매체로 쓰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자고 가는 관광은 물론 박람회 이후 여수의 새로운 관광 자원으로 활용의 폭이 넓다. 여수시는 이들과의 협의를 통해 시민 스스로 답사한 각종 자료를 토대로 접근성, 역사성, 자연경관, 마을 역사를 검토 적정수의 코스를 서둘러 개발했으면 한다. 민․관의 협력에 의하여 이루어진 정책은 성공이 담보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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