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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이 명품 천사 벽화로
골목길이 명품 천사 벽화로
  • 이상율 기자
  • 승인 2011.06.23 2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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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공원 중간쯤인 중앙동과 종화동 경계지점, 중앙 4길 골목길 계단을 오르면 하얀 벽에 해양을 테마로 한 동심의 세계가 펼쳐진다. 바닷속을 갖가지 고기들이 헤엄치고 있다. 별주부전에 등장하는 토기와 거북이 모습도 앙증스럽다. 천사벽화 첫 구간의 풍경이다. 다음 구간에 들어서면 역대 엑스포의 유산인 비행기, 전화기, TV, 증기기관차, 에펠탑과 하멜표류기를 상징하는 벽화가 반긴다. 여수엑스포 마스코트인 여니. 수니 캐릭터, 다양한 모양의 부채 그림으로 가득하다. 부채는 우리나라가 1893년 시카고세계박람회 때 처음 참가해 전시했던 품목 중 하나다. 고소 천사 벽화는 골목길의 지루함을 잊게 한다.

고소 천사 벽화 골목길은 여수세계박람회장 인근의 해양공원과 하멜 등대, 돌산대교가 내려다보이는 고소동 언덕을 거쳐 진남관까지 총 7구간, 1,004m 길이로 조성된다. 도보로 약 40분가량 걸리는 골목길 벽화 조성 사업은 올해 말까지 이어지며, 현재 1구간 70m, 2구간 160m가 완성돼 시민에게 공개됐다.

앞으로 3구간 175m는 여수 사람들의 바다 이야기로 채색되고 포토존도 설치된다. 4구간 135m는 고양이와 개를 묻어주었다는 개장 골의 전설과 활터 모습을 민화풍으로 갖가지 동물 조형물과 함께 연출된다. 개장 골은 해월루라는 청루의 기생이 죽으면 매장하던 소나무 숲이 우거진 공동묘지로 개나 고양이가 병들어 죽으면 이곳에 묻어 주었다는 전설이 있다. 그때의 소나무 네 그루가 당시의 모습을 전하고 있다.

5구간 145m는 일본 적산 가옥 한 채가 고스란히 보존 돼 있고 기상대와 낮 12시를 알리는 사이렌을 울렸던 오포대가 있는 곳이다. 주변 건물과 어울리는 자연과 꽃을 테마로 하고 먼빛으로 보이는 여수의 동정과 서정, 진남관, 엑스포 전시장을 조망하고 사진도 촬영할 수 있는 전망대를 설치한다. 6구간 165m는 좁은 골목과 낡은 집들이 즐비한 곳이다. 골목길을 색칠하고 사람들의 일상을 벽화로 꾸민다. 7구간 154m는 이충무공 대첩 비각과 권투왕 김기수 선수가 다녔던 체육관이 있고 진남관이 지척에 있는 곳이다. 좌수영의 생활 이야기와 이순신 장군의 역사를 주제로 벽화를 수놓게 된다. 이곳과 진남관 사이에는 구름다리를 놓아 진남관을 수월하게 찾도록 할 셈이다. 앞으로 남은 천사 벽화 골목길 미완성 5개 구간(844m)은 여수시에서 추진하게 된다.

1,231 세대 3,100여 명의 인구를 가진 고소동은 구불구불한 골목길이 미로처럼 엉클어져 있는 산동네다. 어부와 일용직이 많은 비교적 가난한 동네다. 여수 최고의 높이에 있는 한신아파트가 스카이라인을 가려 흉물스럽게 보이는 곳이다. 하얀 마을 만들기 하나로 추진한 천사벽화는 마을의 이미지를 새롭게 탄생시켰다. 지역민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주변 상권까지 제고시키는 효과를 주고 있다.

여수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게 될 천사 벽화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1~2구간 벽화는 중앙동 주민의 자발적 참여와 기획으로 이루어졌다. 지난해 7월 부임한 이경우 동장은 주민자치 위원회를 벽화추진 위원회로 구성하고 전 직원이 받은 상금 100만 원을 벽화 만들기 종잣돈으로 내놓았다. 이를 계기로 주민과 단체에서 십시일반 모금한 1,800만 원의 기금으로 추진됐기 때문이다. 특히 구 중앙동 주민과 단체가 성금을 내어 구 고소동의 벽화를 조성함으로써 1998년 동 통합 이후 서먹하던 모습들이 자취를 감추고 진정한 통합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 것이다.

엑스포를 개최하는 여수는 이를 계기로 국제적인 관광 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엑스포를 찾는 관람객에게 전통, 역사, 문화, 예술, 좋은 이미지를 남겨 다시 찾는 여수가 되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수없는 볼거리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중 하나, 환경개선과 예술을 접목하여 명소가 되게 한 고소 천사 벽화 골목길은 낙후지역에 대한 개선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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