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치는 폐선부지 활용
뒷북치는 폐선부지 활용
  • 이상율 기자
  • 승인 2011.06.0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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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도시를 지향하고 있는 여수는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 개최를 계기로 대전환을 이루게 될 것이다. 새로운 관광 인프라가 조성됨으로써 자연경관에 의존하던 관광 패턴은 보고 즐기고 체험하는 즉, 머물고 자고 가는 관광으로 변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각종 SOC 사업은 접근성을 높이고 박람회가 끝나면 남을 것으로 보이는 국내 최대의 아쿠아리움, 빅오, 디지털 거리, 파이프 오르간 타워, 해상무대 공연 등 모처럼의 새 관광 인프라가 오동도, 향일암, 흥국사, 손양원 목사 성지, 다도해 경관 등 기존의 관광자원과 아우르면서 명실상부한 관광도시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다. 이외에도 관광호텔 등 고급 숙박시설의 증가, 친절하고 깔끔한 식당에서 맛깔스러운 여수 음식과 조합하면 관광도시 기반은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만족할 수 없다. 제대로 된 관광도시가 되려면 모자란 것이 너무 많다. 우선 박람회가 끝난 후에도 박람회장 안의 수상 무대가 상설화되어 예술성과 감동이 있는 최상의 공연이 이루어져야 하고 어촌체험 마을, 고장의 역사와 전통문화가 있는 특색 있는 박물관, 유락시설, 생태 체험장, 테마가 있는 섬 등 도시 전체를 관광기반으로 만들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지금부터라도 박람회 이후의 여수를 고민해야 한다. 제대로 된 관광도시를 만들려면 도시가 지향하는 주제에 걸맞은 도시 전체에 대한 균형 있는 장단기 발전 계획을 수립하여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데도 최근 현안으로 떠오른 KTX 운행으로 등장한 폐선 부지의 활용 대책이 부지 확보도 하지 못한체 엇박자를 보이고 있는 모습을 보면 적잖은 걱정을 안겨주고 있다.

KTX 등장으로 여수역 -미평역 8.4㎞, 미평-여천 4.3㎞, 여천-덕양 4.7㎞ 모두 17.4㎞의 철로가 폐선 됐다. 역사면적을 포함하면 총면적 59만 9천 5백여㎡가 유휴지로 남게 됐다. 이에 대한 활용 방안은 도시를 재편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만 여수시는 이 부지를 개인에게 임대되도록 내버려두고 말았기 때문이다.

코레일 전남본부는 여수시가 구체적으로 공문을 통해서라도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어 일반인을 대상으로 임대 희망자 모집에 나선 것이라고 밝히고 지난달 20일 미평역 7백여 평 부지 가운데 5백여 평을 일반인에 3년간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말았다. 광양시는 폐쇄된 광양역을 임시 활용키로 하고 코레일 측에 협조를 구해 둔 상태로 코레일 측은 아직 광양역의 임대 계약 등을 세우지 않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미평역은 부지면적이 1,200여 평에 달하고 박람회장과 가까워 130여 대의 임시주차장으로 적합하다는 주장마저 대두 되고 있는데 확보하려는 의지마저 보이지 않은 셈이다. 철도부지 활용에 대한 계획조차 제때에 추진하지 못한 여수시는 뒷북 행정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 같다.

한편, 시민단체는 전라선 가운데 폐선 된 여수 일부 구간은 생태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폐선부지에 대한 생태 공원화는 세계적 추세이자 시대적 조류라며 여수시가 자전거도로, 트레킹 코스 등 생태휴식공간으로 조성,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여수시는 2010년 여수역 덕양역 간 총연장 17.4㎞, 총면적 713,000㎡를 여수세계박람회와 더불어 아름답고 쾌적한 여수 만들기, 폐자원의 활용을 통한 이미지 제고와 지역경제 활성화, 공공기관과 시민 참여로 도심 내 휴식 공간을 2012년 엑스포 전까지 조성을 목적으로 전라선 폐선부지 활용관광개발 계획에 대한 용역을 발주했다. 하지만 대상 면적이 폐선 철로부지와 청사 면적에만 국한한 데다 도심 개발을 막고 있는 미평, 둔덕 지역을 관통하는 현실을 외면한 계획으로 현실성이 없는 졸속이라는 평가 속에 시민의 혈세만 축냈다는 비난이다.

도시개발 사업은 개발구역 안에서 주거ㆍ상업ㆍ산업ㆍ유통ㆍ정보통신ㆍ생태ㆍ보건 및 복지의 기능을 가지는 단지 또는 시가지를 조성하기 위하여 시행하는 사업을 이른다. 미개발지에 대하여 개발여건을 조성하기 위하여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도시개발을 도모하고 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고 공공 복리증진에 기여하는데 있다. 더욱 넓게, 크게 보는 안목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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