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한류를
베트남에 한류를
  • 이상율 기자
  • 승인 2010.10.05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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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노래하는 양기준
바둑판에서 인생을 프로기사 이강욱

▲띤양성 대학에서 노래하는 가수 양기준
여행은 많은 것을 보고 느끼게 한다. 만나는 사람과 대화를 통해 인생을 배우고 세상살이의 지혜를 얻기도 한다. 가요, 바둑 한류의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는 가수 양기준(32)과 프로기사 이강욱(29)의 만남은 지금 젊은이들의 당돌한 도전 정신을 배우는데 손색이 없다.

여수지구촌 사랑 나눔회는 추석 명절을 반납하고 지난 18일부터 25일까지 베트남 호치민시 띤양성 일대에서 3일간 의료봉사활동을 펼쳤다. 현지에서 호치민 한국문화원의 오덕원장을 비롯한 교민 7명과 “탐푹신” 등 베트남인 6명이 통역으로 함께해 봉사활동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의료봉사 현장에서 유달리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두 명의 30대 젊은이를 만날 수 있었다. 한국의 문화를 베트남에 전하려고 이곳에 머물고 있다는 양기준과 이상욱이다. 이들은 이제 시작된 베트남 한류열풍에 불을 댕기겠다는 당찬 포부를 갖고 있었다. 우리의 노래와 바둑을…

가수 양기준은 중앙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1999년 아이투아이(I2I)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그 해 말 차인표 송윤하가 출연한 영화 짱 OST 타이틀 곡을 불렀다. 이어 2004년 1집 앨범 '할아버지의 시계'로 잘 알려진 혼성그룹 '리트머스' 메인 보컬로 활동했다. 2008년에는 양기준 솔로 1집 CCM '러브 코리아(Love Korea)'를 발매 했다. 그가 직접 작사, 작곡한 이 곡은 교계 응원가로 널리 불리고 있다. 2010년 SBS 인기 드라마󰡐그대 웃어요.󰡑에서는 1집 앨범에 실렸던 할아버지의 시계 OST 타이틀곡을 부르기도 했던 신인 아닌 신인가수다.

그가 호치민에 머물게 된 것은 노래 때문이다. 올해 3월 한. 베트남 수교 18주년을 기념하는 콘서트가 열렸다. 베트남과 한국의 가수들이 함께하는 무대로 베트남의 V. TV에 전국 중계가 된 큰 잔치였다. 양기준은 이 콘서트에 초청돼 자신의 앨범에 수록된 󰡐할아버지의 시계󰡑를 비롯하여 한국의 인기 가요를 불러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 행사 이후 호치민 한국 문화원 오덕원장과 운명적 만남이 이루어진다. 일본, 중국, 대만, 태국 등에서는 한류 열풍이 거세지만 호치민은 이제 시작점이라는 설명과 함께 이곳에서 한류 열풍을 조성하는데 힘이 되었으면 한다는 제안이었다. 베트남의 10∼20대 젊은이들은 2PM, 슈퍼주니어 등 한국의 인기 가수들을 이미 알고 좋아한다. 이들의 콘서트라도 열리는 날이면 공항에는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그러나 막상 콘서트 장에는 관객이 모이지 않아 흥행에는 실패하기 마련이다. 우리 돈 2~3만 원의 입장료지만 낮은 임금수준에 비해 부담이 크기 때문이란다. 양기준은 이런 현실을 인식하고 아무 때나 아무 곳이라도 한국 가요를 들을 수 있게 해주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고 한국 음악을 소개하고 있다. 봉사활동에 참여도 베트남 사람들을 이해하고 희망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공간을 얻기 위해서란다. 차에서, 선상식당에서, 띤양 대학에서 거침없이 부르는 양기준의 노래에 한류 열풍은 더욱 짙어진다.

▲바둑 한류를 꿈꾸면서 프로기사 이강욱
프로기사 이강욱은 2004년 프로입단, 공인 3단이다. 이곳에서는 8단으로 통하고 있다. 올해 6월 문화관광부가 국외바둑 지도보급을 위하여 모집한 국외파견 프로기사 8명 가운데 하나다. 자신이 원해 베트남으로 자원 한 것이다. 매일 호치민시 체육센터에서 바둑을 둔다. 바둑교실을 열고 대중화를 위한 첫걸음을 걷고 있다. 10여 명의 연수생이 있는 곳이지만 장차 베트남 바둑을 한 수 위로 업그레이드 하겠다는 야망에 불타고 있다.

베트남은 중국 문화권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뜻밖에도 바둑 인구가 그리 많지 않다. 프로 바둑 판도 없어 대중화가 되지 않았다. 비록 바둑 환경이 열악하기는 하지만 고단자는 상당한 수준급이라는 것이다. 바둑 강국인 한국의 바둑문화를 만들어가는 데는 최적지라는 생각이다. 장차 프로제도. 프로기사 정착에 힘을 쏟겠다는 좌표도 설정하고 있다. 베트남어 바둑 교본을 만들려고 베트남어를 익히는데도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당장 어려움이 많다. 언어소통에 문제가 있고 바둑교실은 운영하는 데도 지속적인 재정지원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지 스폰서나 또는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들이 지구촌 사랑나눔회의 의료봉사 활동에 참여한 것은 밑바닥 삶의 모습을 체험하고 저변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우리 가요, 바둑 보급에도 기여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다. 노래를 통해 희망을 전하고 바둑을 통해 한국의 문화를 알리려는 젊은이들의 당찬 모습이 지구촌에서 우리의 미래를 본다.

▲여수지구촌 사랑나눔회의 의료봉사 활동을 끝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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