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보>여수박람회 ‘황당 수중타워’ 취소
<광주일보>여수박람회 ‘황당 수중타워’ 취소
  • 광주일보 김지을기자
  • 승인 2010.09.03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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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전 야심차게 추진했다 “바닷물 탁하다” 없던일로

2012 여수세계박람회의 핵심시설인 ‘Big-O(Big-Ocean)’사업의 하나로 추진됐던 ‘오션타워(Ocean Tower)’설치 계획이 무산됐다. 가시거리가 80㎝에 불과한 여수 앞바다의 탁도(濁度) 때문으로, 조직위가 추진했던 ‘수중 랜드마크’ 및 돌고래 수중 전시의 꿈도 깨졌다.

특히 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가 애초 ‘오션타워’를 박람회장의 ‘수중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는 점에서 사업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졸속으로 추진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온다.

2일 2012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와 전남도 여수박람회지원관실에 따르면 국토해양부는 박람회장 내 주요 시설 건립 계획을 변경하는 ‘2012여수세계박람회 직접시설의 설치·이용 및 사후활용 등에 관한 계획(변경)’을 승인하고 최근 고시했다.

변경안의 골자는 박람회장에 조성되는 Big-O(바다전시장·10만5584㎡) 수역 안에 설치키로 했던 오션타워(연면적 2000㎡)를 없애는 대신, 대규모 해상무대가 갖춰진 문화공원(6만9074㎡)을 만들어 뉴미디어쇼 시설 등을 설치하는 것이다.

오션타워의 경우 ‘충분한 수질 확보가 곤란해 전시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철회했다는 게 조직위 입장이다. 바다전시장 예정 수역의 탁도가 가시거리 80㎝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높아 전시연출을 위한 공간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조직위는 지난해 박람회 조성계획을 확정하면서 바다 전시장을 각종 해조류가 우거진 인공 바다 숲으로 조성하고 관람객들이 수심 4∼6m에 만들어진 해중 빌딩 ‘오션타워’에서 직접 관찰할 수 있도록 하는 박람회 조성계획을 확정했었다.

당시 수질이 2∼3등급에 불과하고 수심 4.5∼9m 바닥에 오염된 퇴적층의 두께가 20∼30㎝, 최고 1m가량 쌓여 있어 ‘죽은 바다’로 여겨진 바다를 살려 토종 돌고래와 야간 발광성 플랑크톤을 방류하고 로봇 물고기까지 전시하는 ‘거창한’계획도 내놓았다.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이라는 주제에 맞게 오션타워에서 다양한 해양 생물이 서식하는 환경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조직위 구상이었다.

이 야심찬 구상이 고작 1년 만에, 박람회 개최를 불과 2년 남짓 남겨둔 상황에서 탁도를 이유로 바뀌게 된 것이다.

지역민들은 플랑크톤이 많은 현지 수역을 고려하지 않은 ‘전시행정’의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현지 수역에 대한 치밀한 분석은 커녕 바다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바다만 상상한 채 졸속으로 진행했다가 이같은 결과를 빚었다는 것이다. 

광주일보 김지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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