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출발을 위해 정리를 해야 할 시간
새로운 출발을 위해 정리를 해야 할 시간
  • 남해안신문 기자
  • 승인 2010.08.25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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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우 여수시민협 실행위원장
무더위가 마지막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이제 여름을 정리할 시간이다.

더위로 지치고 휴가로 풀어진 우리의 마음을 다시 잡으면서 각오를 새롭게 하여야 수확의 계절 가을을 보람있게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리를 하고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하는 것이 단지 개인의 사생활이나 계절의 일만이 아니다.
중요한 2010 엑스포를 앞두고서도 정치적 혼란에 빠져 하나된 힘으로 엑스포를 준비하지 못하고 있는 여수도 이제는 새로운 출발을 위하여 정리를 해야 할 시간인 것 같다.

새로운 출발은 확실한 정리를 전제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아무리 바빠도 실을 허리에 묶어 바느질을 할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야간경관 사업자에게 돈을 받은 전직 공무원은 구속되었고, 도피했던 오현섭 전 여수시장님은 자수를 하였고, 시의원님들께 돈을 건넨 사람도 자수를 하였으니 사건의 전말이 어느 정도 밝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세 사람의 구속만으로 새로운 출발을 위한 정리가 확실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두 번 다시는 이런 일로 자랑스러운 여수시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깨끗한 여수시민이 창피를 사는 일이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확실한 정리라고 생각한다.

첫째로, 해당자들은 시민들에게 사죄하고 사퇴하여야 한다.
받은 돈이 적다고, 대가성이 없다고, 법적으로 의원직 박탈의 요건이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미안하다고 사과 한마디 하고 의원직을 유지하게 해서는 절대 안 된다. 그러기에는 너무 늦어버렸다.

받은 돈이 적어서 법적인 문제가 아니었더라도 사건초기에 스스로 밝히고 사과를 했으면 도덕적 문제로 끝날 수도 있었겠지만, 당사자들은 지금까지 양심을 속이고 돈을 준 주모씨가 잡히지 않기를 바라거나 자기 이름을 밝히지 않기를 바라면서 자기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였다. 이미 그것만으로도 사퇴하여야 한다.

둘째로, 비리와 해당이 없는 시의원들은 청렴서약서를 작성해야만 한다.
의원윤리 선서를 했다고 청렴서약서를 쓰지 않겠다는 변명은 비리와 관련된 의원들의 방패막이 논리일 뿐이었다. 의원윤리 강령을 위반하면 도덕적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

비리로 인하여 사퇴하면 정치를 은퇴하겠다. 비리로 인하여 보궐선거가 발생하면 그에 따르는 경제적 책임을 지겠다는 세가지 내용의 청렴서약서를 쓰지 못하겠다는 것은 기회만 되면 들키지 않게 비리를 저지르겠다는 마음이라고 생각된다.

청렴서약서를 쓴다는 것은 설사 결과적으로 서약 내용을 지키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최소한 자기가 비리에 연루되지 않도록 노력 하겠다는 자기와의 약속, 시민과의 약속인 것이다.

셋째로, 대형 예산 편성시 주민들의 참여가 보장되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최대 일억원까지의 공사만 시민들이 의견을 말하게 해놓고 주민참여예산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정작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 것도, 비리가 발생할 소지가 많은 것도 공사비가 많은 대형공사인데 이런 것은 자기네가 알아서 하고 적은 돈이 드는 공사만 주민들이 의견을 말하라는 것은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하고 생각된다.

대형 공사의 예산편성시 반드시 시민 공청회와 토론회를 의무화 하고, 이런 사업에 대하여는 발주, 계약, 사업시행, 평가에 있어서 시민들이 평가하고 감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이번과 같은 사건이 두 번 다시 생기지 않도록 확실하게 정리하는 것이다.
우리는 각자 철저한 자기반성을 해야 한다.

당사자들은 말할 나위 없거니와 먼저 그런 사람을 공천한 민주당과 국회의원들은 시민 앞에 무릎 꿇고 반성해야 한다.

미안하다는 말로 넘어갈 일이 아니라 자기의 수족이라도 자르는 읍참마속의 모습을 먼저 보여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런 사람을 선택하고 그냥 지켜보기만 했던 내가 반성해야 할 것 같다.

얼마 남지 않은 엑스포를 총력을 모아서 준비하고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빠르고 확실한 정리를 해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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