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오 전 시장의 도피행각은 여러모로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 도피 자체가 억대의 뇌물수수를 스스로 인정한 것이며 ‘도망자’라는 굴레는 시민들에게 커다란 상처를 남기는 일이었다. 시장까지 지낸 사람으로서의 비굴한 행각을 선뜻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번 뇌물사건은 오 전 시장을 비롯해 경관조명 시공업체인 나이토피아사로부터 2억6000만원을 받은 김모 전 국장과 시 의원들에게 돈을 뿌린 오 전 시장의 측근 주모씨, 그리고 시 의원 10여명 등 상당수에 이른다. 경찰은 먼저 김씨와 오 전 시장의 공모 부분, 김씨가 주씨에게 1억원을 전달한 이유, 주씨가 시의원 10여명에게 돈을 살포한 경위와 10여명 의원의 명단 확인 등 전모를 밝혀야 한다.
또한 나이토피아사는 2005년 이후 현재까지 목포, 해남, 여수 등 광주·전남 자치단체를 상대로 30건을 시행하는 등 사업을 독식했다고 한다. 특히 지난 5월 해남에서는 현직 군수가 이 회사로부터 1억9000만원을 받았다가 구속되는 사태까지 발생한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수사도 병행해 의혹을 뿌리뽑아야 할 것이다.
현재 여수시는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지역 분위기가 크게 침체되고 2012 세계박람회 열기도 급속히 냉각돼 있는 실정이다. 현 김충석 시장도 측근들의 불법 선거로 인해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따라서 경찰은 뇌물수수사건의 실체를 한점 의혹 없이 밝혀내되 조속히 수사를 마무리해야 할 것이다. 수사가 장기화되면 민심이 흉흉해지고 세계박람회 준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저작권자 © 남해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