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람회의 아바타, 2012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
‘박람회의 아바타, 2012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
  • 남해안신문 기자
  • 승인 2010.01.19 1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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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여수YMCA사무총장)
희망을 갈구하며 시작한 새해, 그러나 벽두부터 찾아온 것은 대재앙 소식이다.

아이티라는 한 지역-한 나라가 아닌 지구의 한 구역이다에서 어림잡아 20만 명을 몰살시킨 강력한 지진이 일어난 것이다. TV화면을 통해 참상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근래 연달아 일어난 인도네시아 쓰나미와 중국 쓰찬성 지진이 떠오른다.

묘한 것은 이번엔 그 때에 비해 충격이 덜한 것 같은 우리 분위기이다. 비교적 가까운 아시아가 아닌 아
메리카대륙 먼 곳이어서 남 일이라 여겨진 탓일까, 아니면 ‘해운대’ 같은 ‘재해블록버스터’를 보면서 그 사이 면역이라도 키운 것일까.

그래서 앞서 아이티 나라라 하지 않고 지역이라 강조해 새긴 이유가 거기에 있다. 지진과 같은 자연재앙은 그 나라가 잘하고 잘못해서가 아니라 지구적인 생리 또는 인과관계로 발생하는 현상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가 아니어서 다행이다, 내가 안 다쳤으니 내 일이 아니라고 스쳐 지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례로 작년 한해 우리나라도 기상관측 이래 가장 많은 60여건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한다.

내 잘못 아닌 일방적인 교통사고를 당해 병상에 눕더라도 조금만 빨리 지나갔더라면, 조금만 늦게 나섰더라면 별생각 별후회가 들게 마련인데 만일 내가 사는 대한민국, 내 지역에 이 같은 참상이 벌어진다면 그 때 우리는 무슨 생각이 들까.

우선 우리한테도 이런 일이 벌어지리라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 하는 자괴감이 먼저일 듯싶다.

그러니 죽은 가족과 이웃의 시체더미 사이에서 물 한 모금을 애타게 찾고 있는 아이티 사람들을 얼굴도 이름도 모른다하여 외면치 말고 형편껏 돕거나 마음만이라도 보탤 일이다.

더 나아가 차제에 이미 딴 세상이 아닌 지구마을이 된 21세기, 그 가운데 올 한해 우리가 맞게 될 국제환경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아니 이런 일이 아니더라도 불과 2년 후, 100여개 나라가 함께 모이고 200개 넘는 나라가 들여다볼 세계박람회를 치러야할 우리 아닌가.

이미 지구이슈가 된 이상기후, 온난화와 그로 인한 감기와 같은 한파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발생한 이번 아이티지진으로 기후변화해법에 대한 각성과 대책이 더 절실해질 것이다.

작년 말 이에 대한 답을 내놓지 못한 코펜하겐의 정상들은 올해 말 멕시코에서 열릴 제16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다시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이 회의에서 결정될 또 하나의 관심거리는 2012년 제18차 총회의 대한민국 개최여부이다.

전남동부권, 경남서부권의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이 총회를 2012여수세계박람회와 연계해 개최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이 유치하자는 요구를 해왔고, 정부가 일단 이를 수용 유치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여수세계박람회와 기후변화당사국총회의 연계성을 깨닫지 못하고 같은 시기 같은 곳에서 국제행사를 왜 두 개씩이나 하려드나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여수세계박람회가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구현하기 위해 ‘여수선언’과 ‘여수프로젝트’를 전 세계에 내놓겠다는 약속을 했으며 이는 곧 기후변화의 해법선언을 의미한다.

그러니 당사국총회가 세계박람회와 연계되면 각국 정상들은 1석2조의 기운으로 참여 동기를 더 얻을 것이어서 두 행사는 상호시너지를 일으킬 것이다.

기후변화당사국총회는 여수세계박람회의 아바타가 되어 두 행사의 일치와 분산, 효율성과 다양성을 동시에 분출해낼 것이다.

그로 인해 인류는 2012년 ‘대한민국 여수선언’을 통해 비로소 기후변화의 해법과 향후 지구생태계를 회복하기 위한 전 지구적 약속에 서명하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 정부도 두 행사를 연계하면 목표실현은 물론 준비과정의 투자와 재원의 효율성을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개최지의 지형적 특성으로 지역화합과 소통, 남해안선벨트의 실질적 기능 활성화, 지역균형발전의 한 축을 구축하는 등 유형무형의 다대한 부가성과가 뒤따를 것이다.

여수세계박람회와 2012기후변화당사국총회는 서로에게 아바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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