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량화를 통해서 본 생태가치
계량화를 통해서 본 생태가치
  • 이무성 기자
  • 승인 2009.12.24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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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성의 거꾸로 보는 열린경제 -95-

여수지역의 7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연대회의는 최근 박람회 중앙 조직위원회 등에 여수시의 출연회사인 여수도시공사가 진행의사를 밝히고 있는 석천사 마래산 지역에 대한 골프장 사업을 취소하도록 건의문도 전달하고 성명서도 발표하였다. 이미 여수엔 8개의 골프장이 예정되어 있어 자칫 여수시는 골프도시로서의 불명예의 호칭을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도시의 경쟁력은 타 도시와의 차별화이다. 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골프장을 건설하려고 하였을 때 반대의 전술을 갖는 것도 그 도시의 경쟁력을 높히어 줄 수 있다. 당초 여수시는 골프장없는 도시로서의 이미지를 지속하는 것이 여수시의 장래를 위해서 나을 수 있었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 한 가운데에 시티파크 공사가 확정되었을 때 이미 여수시는 골프도시로서의 골프장 건설이 줄을 이어질 것라고 당연히 예측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단기간에 8개의 골프장 이외에 추가적으로 마래산지역 골프장까지도 아주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많지를 않았다.

처음엔 여수에도 골프장이 필요할 것이고 적극 주장한 사람들까지도 여수시의 생태가치를 고려하지 않는 건설행정 위주의 도시 개편은 너무 지나치다고 평가하고 있다. 근대화시대를 거쳐 20세기 중반까지 그 효용성에 있었던 건설업 위주의 산업정책이 기초자치단체에서 충분한 도시디자인 없이 계속 유지되고 있는 것은 우리사회를 스스로 후진성으로 전락시키고 있는 것하고도 다를바 없다. 

이미 선진화된 국가에서는 눈으로 보이는 물량위주의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태가치를 더 높이 평가하고 있다. 독일 등에서는 다시 자연복원을 위해 이전에 인위적으로 구조화하였던 인공시설물들을 최대한 친 생태적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한번 훼손된 생태가치는 원상회복까지는 엄청난 기회비용이 투입되기에 자연 훼손을 통한 인공물 구축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고 있는 것이 OECD국가들의 일반적인 경향이다.

독일의 생태학자 베스터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참새를 통하여 자연순환적인 생태계에 의한 생태가치를 계량적으로 환산한 적이 있다. 그의 분석에 의하면 참새 1마리의 가치는 최소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여 200만원은 웃돌았다. 새소리 등을 통해 인간에게 주는 정서적인 안정감 4만원, 1년에 참새는 10만 마리의 해충에 대한 구충작업하는 효과로서 10만원, 씨앗 등을 전달하는 역할로서 1년에 나무 1그루를 심는 효과 8만원, 기타 환경보존 및 생태계순환기능으로 40만원으로서 1년 단위 경제효과만으로도 62만원이다. 참새의 평균수명을 5년으로 가정하면 참새1마리는 단순 산술로 310만원의 가치를 지닌다. 이를 2년후부터 5년까지의 미래가치를 일정한 이자율로 할인하여 현재가치로 환산을 하여도 200만원은 넘는다.

그러나 참새1마리의 종족번식과 나무 등 생태계순환에 따른 생산력을 복리계산으로 행하면 이에 대한 경제적인 가치는 일반인들의 상상을 훨씬 넘어선 아주 큰 액수이다. 생태계의 순환에 의한 산출효과를 계량적으로만 평가하는 것은 그 자체 또 다른 물량주의에 매몰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지만 어떻든 자연의 훼손 등 정치인들이 선호하고 있는 건설경기에 의한 가치창출보다도 더 경제적임이 분명하다.

골프장 18홀 건설에 대략 150만 평방미터의 공간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건설효과는 많이 부풀려도 200억원 미만이다. 그러나 이 공간을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만 하여도 생태계 순환에 의한 자연적인 부가가치 창출은 수십조, 수백조 아니 수천조의 가치를 지구의 존속시까지 생명체에 제공 해 줄 수 있다.

도시화라는 명분하에 자연의 호흡을 차단한 시멘트 공간엔 자연소출물이 아예 단절된다. 건설에 의한 산출효과는 길어도 1세대를 넘기기 힘들다. 후세대들이 누려야 할 혜택을 현 세대들이 미리 앞당겨 사용함으로서 그 시대에 적합한 활용자원을 배제시켜 버린 세대간 착취를 개발이라는 명분하에 탐욕에 찬 현대인들이 자행하고 있는 셈이다. 기후보호도시로의 여수의 위상에도 추가적인 골프장 건설은 맞지를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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