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시정수행 평가 토론회를 보고
여수 시정수행 평가 토론회를 보고
  • 이상율 기자
  • 승인 2009.07.28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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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후 6시 진남종합경기장 내 평생학습센터 대 강의실에서 여수시 민선 4기, 3년 시정 평가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 오현섭 여수 시장은 지자체의 장(시장, 군수, 도지사)들이 자칫 시민단체의 뭇매(?)를 두려워 해 참석 요구에 불응하는 관례를 벗고 참석하여 뜻있는 자리를 만들었다.

시작과 동시 토론에 앞서 공개될 시정 만족도 여론 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어 1백50명 안팎이 참석한 장내는 긴장감마저 팽팽했다.

토론회 차례는 1부 여론조사 발표, 2부는 시민 대 토론회로 패널로 나선 여수지역 사회연구소 심재수씨가 공약사항 이행 점검, 여수 일과 복지연대 김미경 정책 국장이 복지를 돌아보며, 여수 환경운동연합 조환익 사무국장이 환경정책에 대한 점검, 여수 시민협 오문수 공동대표가 여수시 예산 편성과 집행, 엑스포 시민포럼 이상훈 사무처장이 2012 여수세계박람회 준비상황 점검을 각각 발제했다.

드디어 3년차 시정을 이끌고 있는 오현섭 시장의 시정 수행을 평가할 수 있는 시정 만족도 조사가 여수지역사회 연구소(이하 여사연) 장상수 사회 여론조사 위원장에 의하여 발표됐다.

이 여론조사는 여사연이 여수시에 거주하는 성인남녀 517명을 대상으로 지역인구비례에 의한 층화추출방법으로 6월 29일부터 30일까지 2일간 전화로 조사한 것으로 표집오차 ± 2.17% 응답률 49.6%를 보였다.

오현섭 시장의 지지도를 가늠할 수 있는 시정수행 평가에서 응답자 517명은 매우 잘함 35명 6.8%, 잘함 200명 38.7%, 보통 212명 41.0%, 잘못함 45명 8.7%, 매우 잘못함 8명 1.5%, 무응답 17%로 긍정적 답변이 우위를 차지했다.

장내가 술렁거렸다. 대체로 부정적 반응이 높을 것으로 보였던 일반적 예측이 빗나갔기 때문인 듯하다. 시정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준비했던 패널들로써는 긍정적 반응이 높은 것이 맘에 걸렸다. 장내의 분위기가 시장에 대한 우호적 입장으로 바뀌는 것에도 짐이 됐다. 패널들은 적잖이 당혹했다.

이어진 발표에서 정부의 2012 여수세계박람회 준비에 대한 여수시의 대응, 주제에 맞는 박람회 준비, 박람회 개최 이후 여수 지역의 삶의 질 향상에도 긍정적 답변이 대세를 이룬 가운데 여수시 거주 만족도 조사에서는 매우 좋음 9.3%, 좋음 44.3%, 보통 37.5%, 안 좋음 8.1%, 매우 안 좋음 0.6%, 무응답 0.2%를 여수시 취약계층 지원은 매우 잘함 1.2%, 잘함 18.0%, 보통 55.1%, 잘못함 16.8%, 매우 잘못함 2.3%, 무응답 6.6% 등 보통이 우위를 보였고, 웅천 생태터널 공사에 대한 의견에는 매우 잘함 4.6%, 잘함 23.0%, 보통 16.2%, 잘못함 19.0%, 매우 잘못함 14.7%, 무응답 22.4%를, 여서동 문화의 거리 조성에 대한 의견은 매우 찬성 9.1%, 찬성 38.7%, 반대 11.4%, 매우 반대 4.4%, 무응답 36.4%로 나타난 것이다.

취약 계층 지원과 생태터널 공사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긍정적 답변이 우위를 나타낸 것이다. 특히 쟁점이 됐던 여서동 문화의 거리 조성에는 찬성 47.8%, 반대 25.8%로 의외의 결과에 패널들은 패닉 상태에 이른 것이다. 결국, 토론회는 마치 시정에 대한 설명의 자리처럼 돼버렸다.

대부분의 언론은 이 결과에 대해서 시정수행 평가에 매우 잘함 6.8%, 잘함 38.7%, 보통 41.0%를 합해 86.5%로 보도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여사연은 긍정적 평가에 보통 41.0%를 더한 것은 여론조사를 왜곡시킨 것으로 보도안을 낸 여수시의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보통을 긍정적으로 볼 것이냐, 부정적으로 볼 것인가는 정치적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보통은 그저 보통 일 뿐이다. 여론조사의 표집 설문 가운데 이 항목에서 보통을 제외하고 잘한다, 못한가로 이분법적으로 접근했더라도 이런 결과는 없었을 것이다.

때문에 높은 긍정적 평가를 뒤엎을 수 없는 것이라면 성명은 공허한 메아리가 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내부에서 긍정적 답변이 많은 것에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를 주장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는데도 지지율에 매달려 전전긍긍하는 것은 도리어 공신력을 해친다.

특히 설문 조사 항목 가운데 가장 시민의 쟁점이 됐던 이순신 광장은 왜  제외했느냐는 것이다. 극렬한 반대로 공기까지 늦추게 했던 이순신 광장은 막상 공사가 시작되자 도리어 더 넓어야한다는 주장이 지배적으로 여론조사에서 긍정적 답변이 예상돼 작위적으로 제외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가 입맛에 맞지 않을 것으로 예칙하고 제외한 것이라면 그 배경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게 됐다.

여사연의 여론조사는 정확도가 높아 권위를 자랑한다. 여론조사에서의 생명은 불편부당하지 않아야 한다. 여론은 물거품이다. 특히 지지도는 하룻밤 새 바뀔 수 있다. 오시장은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더욱 시민을 위한 시정에 열과 성을 다해야 하고 정치적 경쟁자는 더 나은 지지를 얻기 위한 노력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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