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과 여수
시크릿과 여수
  • 이상율 기자
  • 승인 2009.06.1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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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율의 세상보기]

호주의 전직 TV 프로듀서 “온다. 번”이 저술한 “시크릿”이 한 때 서점가에서 맹위를 떨쳤다. “인생을 뒤바꿀 마법 같은 법칙을 공개한다. 이제 최초로 비밀의 모든 조각을 하나로 묶어, 당신의 돈, 건강, 인간관계, 행복 등 인생의 모든 면에서 비밀을 활용하는 법을 배울 것”이라는 선전 문구 때문에 제법 인기를 끌었다. 시크릿은 비밀이라는 뜻이다. 역사상 수많은 사람이 이 위대한 비밀을 찾아 헤맸지만 찾지 못했고 플라톤, 레오라드 다빈치, 아인슈타인 등 모든 사상가와 개척자, 창조자들은 이 오래된 비밀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꿈을 이룰 수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제시하는 비밀은 뜻밖에 단순하다. 우주의 반사 법칙에 의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생각하고 온 힘을 다해 거기에 집중하면 바로 그것을 확실하게 되돌려 보내준다는 것이다. 믿음은 꿈을 현실이 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성공할 수 없는 것은 믿지 않는 마음 즉 부정적 사고에 비롯된다고 한다. 믿음은 성공을 보장할 수 있지만 불신과 부정적 사고는 도리어 얻고자 하는 것을 잃을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우고 있다.

엑스포 개최 지역인 여수가 부정적 사고와 불신 풍조로 도시 발전과 관련된 사업 대부분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러다간 도시 재탄생이라는 엑스포 과실이 여물어 질지 의심스럽다. 경제자유구역 화양지구 사업, 디오션은 특정 종교의 성역화 사업이라고 부정하고 원도심과 웅천 생태 터널, 웅천 인공해수욕장은 예산 낭비, 환경파괴라며 감사 청구까지 했고 민간 투자는 특정인의 땅 투기라고 의심하며 거부하고 2012여수세계박람회는 부실이라고 힐난하고 있다. 심지어 정부지원위원회가 지원시설지구로 지정한 다도오션시티(주) 사업도 어민과의 충돌로 표류하고 있다. 원도심 이순신광장과 웅천 생태 터널, 인공해수욕장은 일부 지도층의 감사 청구로 감사원의 감사까지 받는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문제없음”이라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따라 활발한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지체로 말미암은 불이익은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 “아니면 말고 일까”

화양지구는 골프장 건설 토목공사가 약 80% 진척을 보이고 있고 디오션은 외지 관광객으로부터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국제 심포지엄, 국내 토론회장으로 컨벤션 역할까지 하고 있어 숙박 시설이 열악한 여수에서 그나마 다행으로 평가하고 있다. 완공을 눈앞에 둔 생태터널과 인공해수욕장은 앞으로 망마산 GS 칼텍스 문화예술공원과 소호일원, 웅천 신도시, 고락산 생태공원을 아우르는 녹색성장의 “랜드 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이순신 광장은 국보인 진남관의 위용을 들어내고 광장 주변은 음식특화 거리로 조성돼 관광객 흡수 등 원도심 활성화에 크게 기여 할 것으로 보인다.

엑스포가 끝나고 여수가 국제적인 관광도시로 탈바꿈하려면 민간 투자 유치가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보다 유연성이 필요하다. 다도오션 시티의 경우 어민 생존권을 주장하면서 일방적으로 반대하고 시민단체마저 성급하게 성명을 발표하는 것은 강성 이미지만을 주었을 뿐 실익이 없는 행동이었다. 도리어 시민단체가 중재자로 나서 난제를 푸는 성숙한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 건전한 비판은 약이 된다. 그러나 반대의 목소리만 내는 것은 도리어 지역발전을 더디게 할 뿐이다.

정부와 조직위도 여수세계박람회를 특색 있는 국제행사가 되도록 주제관 국제 공모, 전시시설과 주제구현 특화시설(Big-O, 다도해공원, 디지털 가로)에 적용될 첨단기술, 전시, 이벤트 분야의 참신한 아이디어 등 스타 프로젝트를 로드맵대로 추진하고 있다. 엑스포는 100개국 참가, 800만 관람객 유치도 시급하지만 시설 사후 활용, 해양 과학, 국제 관광도시로의 재탄생을 보장받아야 한다. 여수의 성장 동력은 시크릿이 주는 성공의 기조인 믿음과 긍정적 사고로 전환해야 하고 성숙한 시민 합의 도출을 이루어 내는 것이다. 비판이나 불신 보다는 대안과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시민 이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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