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조직위원장에게 바란다’
‘새조직위원장에게 바란다’
  • 남해안신문
  • 승인 2009.06.0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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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난중일기] 이상훈<여수YMCA사무총장>
적잖은 기간 동안 공백이었던 2012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원장 자리에 강동석 전 건교부장관이 내정 되었다. 공백기가 우려되던 여수시민들로서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력도 그렇지만 추진력 있는 분이라니 더욱 기대도 된다.

사실 여수세계박람회는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3년도 채 남지 않았는데 도대체 뭘 보여주는 박람회를 하겠다는 것인지, 조직위 관계자들의 걱정 말라는 막연한 고무(鼓舞) 외에는 손에 잡히는 그림이 없다. 그나마 핵심시설은 민간자본 유치에 기댔는데 투자기업이 없어 애만 탈 뿐이다.

우리는 이러한 일련의 현상이 정부의 성공박람회 의지 결여에 의한 것이지 않나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10년을 넘게 염원해온 세계박람회의 준비가 이렇게 허술하고 밋밋할까 싶어서이다. 아무리 경제가 어렵다지만 세계3대 이벤트의 하나인데 이렇게도 투자할 기업이 없다니 이미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 속에서 그 무가치성을 읽기라도 한 것은 아닐까 싶은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건강을 이유로 사퇴한 장승우 위원장의 후임을 맡겠다는 사람이 없어 선임이 늦어진다는 소문까지 돌고 보니 우리의 우려가 사실로 드러나는 것 아닌가 하던 차에 강동석 위원장이 내정되었다. 그러므로 강동석 위원장이 임명되면 가장 먼저, 중요하게 해야 할 일이 바로 이것이다.

즉 정부의 박람회에 대한 의지 여하와 그 정도를 명료하고 투명하게 밝히고 전하는 일이다. 차라리 박람회에 대한 많은 기대를 말라든지, 어느 정도까지는 기대해도 좋다든지, 이제부터 시작이니 전 국민과 관계 기관과 단체들이 신발 끈을 다시 매자하든지 그 목표와 비전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친환경 녹색박람회를 한다면서 그것을 구현할 구체적인 목표나 계획이 없고, 사후활용에 성공하는 박람회를 하겠다면서 무엇을 아이템으로 그렇게 하겠다는 것인지, 관람객 유치에 성공하겠다면서 흔한 국민 아이디어 공모 따위의 홍보 하나 제대로 하지 않는 도대체 말 뿐이요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이런 준비 끝에 우리가 안게 될 박람회가 무엇인지 보여주라는 것이다.

그것 말고 또 성공박람회개최를 위해 뭘 바라는가 묻는다면 다음 세 가지를 제언한다.

첫째, 조직위원회 기구를 보다 개방적이고 참여형으로 전환시켜야한다. 박람회는 인류가 보편적으로 공감하는 주제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보여주느냐, 그리고 그것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함께 만들었느냐를 중시하고 있다. 그런데 그간 조직위는 한정된 사이트 안에 조형물만 그럴듯하게 만들어놓으면 될 것이란 안이한 사고에 젖어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바다에서 고기 잡는 어부, 수산시장에서 비릿한 생선과 함께 삶의 애환을 이겨가는 사람들이 박람회의 주체이자 전시물일 수 있다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둘째, 주제구현을 위한 여수선언과 여수 프로젝트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모색되어야 한다. 조형물이야 세계적인 공모를 한다니 그렇다 치고 이 선언만큼은 누구에게 대신 맡길 숙제가 아닌 우리의 고민과 결단이 들어있어야 할 것 아닌가. 그런 점에서 우리는 1992년 리우선언, 2002년 남아공선언에 이은 2012년 여수선언으로 이어질 지구정상환경회의 유치를 제안한다. 여수규모가 작다하지만 목포에서 부산, 제주까지 연계한 반경 2시간구역이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셋째, 남해안시대를 열기 위한 꿈과 희망의 결정체인 세계박람회이니만큼 제대로 된 계획과 투자로 세계에 당당히 내놓을 명품박람회가 되어야한다. 반대로 어정쩡한 규모와 질의 박람회는 개최 후 사후활용 및 가치의 지속가능성에서 애물단지로 전락해 안 하니만 못한 박람회가 될 수 있다. 이는 박람회가 아니더라도 남해안벨트 국가계획 차원에서라도 제대로 된 투자와 가치 있는 계획 수립이 절실히 필요하다.

아무튼 2012여수세계박람회는 좁게는 남해안권의 소외된 지역들이 새로운 희망의 미래를 열고, 크게는 21세기 해양시대에 3면이 바다인 대한민국이 해양강국으로 우뚝 서는 전기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원대한 박람회 꿈이 강동석 새조직위원장의 역할로 현실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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