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무공 탄생 464주년에
이충무공 탄생 464주년에
  • 남해안신문
  • 승인 2009.04.30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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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난중일기] 고한석 <논설위원>
지난 4월 28일은 이충무공 탄생 464주년이 되는 날이다.
살신성인의 숭고한 정신과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탁월한 지략으로 세계 해전 사에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혁혁한 승전보를 울림으로써 누란의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한 장군의 탄생일이다.

이날을 맞아 여수에서는 덕충동 소재 충민사(忠愍詞)에서 여수향교(典敎: 정 병화 · 80) 유림들이 모여 경건하게 탄신제(誕辰祭)를 올렸다.

충무공이 서거하신 음력 11월 19일 고소동 대첩비각에서 올리는 휘신제(諱辰祭)와 함께 매년 두 차례 갖는 예식 중 첫 번째 행사로써 해방이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지내오고 있는 전통이다.

그러나 공의 탄신을 기리는 행사로는 이밖에 그 어떤 행사도 찾아볼 수 없어서 적지 않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왜냐하면 지난해부터 ‘이순신장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인근 경남도는 올해에 각종 인프라를 본격 착공키로 하고 노량 평화공원과 칠천량 추모 빌리지 · 해전 공원조성에 나서고 있으며 핵심사업인 <거북선을 찾아라!>도 2단계 탐사단계에 들어서는 한편 공의 탄신일을 맞아 경남지역에서의 이충무공 활약상과 임진왜란 역사를 정리한 책자인 '경남의 임진왜란 7년사'와 '리더십의 재발견-충무공 이순신 위기극복 리더십'을 펴서 연구회원들과 각급학교 · 전국 대학 사학과 등에 배부키로 했다고 하니 하는 말이다.

사실 전라좌수영 본영이 자리했던 여수는 이 충무공의 숨결과 발자취를 공의 ‘난중일기’를 통해 도처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 공의 전인적(全人的)인 모습이 적나라하게 잘 드러나 보인다.

장군은 약속시간을 어긴 부하나 군무에 불성실한 자, 남의 물건을 훔친 자, 심지어 미풍양속을 어지럽히는 민간의 음란한 여인까지 잡아들여 일벌백계로 다스리는데 그 벌칙이 상상을 불허할 정도로 엄격하고 혹독하다.

그런가 하면 북봉(종고산)에 올라가 봉화대를 직접 시찰하고 무너지지 않게 잘 쌓은 부하의 공로를 내심 인정해 신뢰를 쌓고 쾌청한 날에는 인근 녹도(고흥)와 백야도에 순시를 나갔다가 빼어난 경관에 감탄하기도 하며 여수 수정동 해운대(활터)에서는 무사들의 놀이를 참관하며 군관들의 춤추는 모습에 시흥(詩興)에 잠기기도 하는데 이 모두 임진년(1592년) 2월의 일이다.

을미년(1595년) 정월 초하루 날에는 밤늦도록 촛불을 밝히고 홀로 앉아 나랏일을 생각하며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눈물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공은 전장 터에서도 틈난 나면 어머니를 비롯한 자식과 조카들 걱정 때문에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수시로 눈물을 보인다.

심지어 갑오년 9월에는 멀리서 아내의 병세를 걱정하며 이른 아침부터 손을 씻고 점(占)치는 모습이 등장하는데 추상처럼 호령하던 장군의 또 다른 나약한 인간적 풍모를 엿볼 수도 있다.

장군은 진정한 효제(孝悌)를 실천한 분이시고 이타적 심성으로 백의종군도 마다하지 않으셨으며 오로지 공경(恭敬)과 충서(忠恕)로 일관하신 그야말로 인(仁)의 철학을 몸소 구현하신 위인이시기에 후손들은 그 위대한 정신과 철학을 배워야 한다.

뿐만이 아니다. 이충무공과 여수를 논할 때 그 유적지는 새삼스럽게 운위하지 않아도 곳곳에 수없이 산재한다.

바로 그런 연유로 해서 이를 보다 심도 깊게 재평가 재해석하여 이순신 장군의 테마순례지로 개발하고 내외 관광객들에게 자랑하는 것이야말로 전라좌수영 영민들의 후손인 우리들 몫이다.

기왕에 충무공의 구국 충정을 기리고 그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4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여수거북선 대축제’가 오는 5월 2일부터 5일까지 4일간 시내 일원에서 개최된다. 금년에는 관계자들의 연구와 노력으로 이색볼거리도 많다고 주최 측은 홍보하고 있다.

아무쪼록 수없이 되풀이되는 말이지만 매년 개최될 때마다 일과성 행사로 그치지 말고 민 · 관이 합심해서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누구도 넘보지 못할 독특한 주제를 개발해 여수야말로 충무공의 숨결이 맥동치는 구국의 성지였음을 만천하에 과시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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