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장 "의회 안가도 되요"
시장.의장 "의회 안가도 되요"
  • 정송호 기자
  • 승인 2009.02.10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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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송호 기자
지난 5일 2009년도 주요업무추진계획 보고 청취와 조례안 등 12건의 안건을 심의 의결하는 순천시의회 본회의장에는 시장과 시의회 의장의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시의회의 의결은 단지 시의원 몇 명과 시 집행부 공무원 몇 명이 출석해 의사봉을 두드리는 요식행위가 아닌데 말이다.

알고 보니 이날 시장과 시의회 의장은 시정에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지도 않은 여성문화교실 개강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기 위해 본회의장의 자리를 비웠다고 한다.

의회 회의 중 본회의는 시민들이 시 행정 전반에 대한 의견을 시민의 대의기관인 시의회를 통해 확정하고 공포하는 지방자치단체 의사결정의 중요한 절차다.

하지만 이런 중요한 일에 집행부의 수장과 감시와 견제 기관의 수장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은 스스로 직무를 방관한 것 아니면 의회의 권위를 하찮게 여긴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더욱이 시장은 의회에 불참을 통보하고 이날 본회의에 부득이하게 참석을 하지 못했다고 이해를 하더라도 시의회 의장이라면 이런 상황에 대해 집행부에 불만을 표시하고 이를 바로잡아 시민의 권위를 스스로 세워야 막중한 책무도 있다.이런 시 의장의 이날 행동은 자신들이 만든 ‘회의규칙’도 지키지 않는 의원으로 시민들에게 기억될 것이다.

물론 선거를 목전에 둔 정치인들이라면 다수의 시민들이 모이는 행사에 어떻게든 고개를 내밀고 싶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의장이 이러한 직무를 소홀히 하고 시민의 의사를 대신하는 의사봉을 부 의장에 건네고 시장이 참여한 같은 행사에 참석하며 덩달아 춤을 추어 줬으니 시민들이 의회를 처다 보는 시선이 어찌 곱겠는가.

1년 3개월여 앞으로 차기 지방선거에서 재입성의 지름길은 시민들이 부여한 권위를 스스로 방관하고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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