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 자동차
두 바퀴 자동차
  • 이상율 기자
  • 승인 2009.01.1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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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율의 세상보기]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네 바퀴로 가는 자전거, 물속으로 나는 비행기, 하늘로 나는 돛단배, 복잡하고 아리송한 세상 위로 오늘도 애드밸룬 떠있건만 포수에게 잡혀온 잉어만이 한숨을 내쉰다.” 역설적 해학이 넘치는 가사에 경쾌한 리듬으로 젊은이들이 즐겨 부르는 노래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가사의 한 대목이다.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하늘로 나는 돛단배가 어디 있겠는가마는 만약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를 애써 지칭한다면 오토바이 정도나 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오토바이는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네 바퀴로 가는 자전거는 결국 무공해 자체 에너지로 운전할 수 있는 자전거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면 되겠다.

기름 값이 오르고 달러 값이 치솟자 정부는 자전거 전국 일주 도로를 만든다고 하고 서울을 비롯한 지자체들이 다투어 자전거 장려정책을 쏟아놓고 있다. 자원낭비를 막고 기후보호를 위한다는 취지이기는 하지만 항상 전시 행정으로 그쳤던 과거가 있어 어쩐지 미덥지 못하다. 자전거를 상용화 하기 위해서는 자전거 도로확보, 자전거 보급, 관련 법규의 개정 등이 맞물려 돌아가야 하는데 또 그 시기만 지나면 흐지부지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유럽 여러 나라는 교통수단으로 자전거가 일반화되어있다. 스페인은 전철역, 쇼핑센터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면 자전거 대여 소가 있다. 200여 곳이나 되는 자전거 대여 소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자전거를 빌려 탄 뒤 목적지에 가서 반납할 수 있는 자전거 무인대여 첨단 시스템이다. 24유로를 주고 카드를 발급받으면 1년간 이용할 수 있다. 가까운 대여소에서 단말기에 카드를 인식시키면 해당 자전거의 열쇠고리가 풀린다. 이를 타고 다른 대여 소에 이르러 자전거를 잠근 장치에 넣고 역시 카드를 체크하면 열쇠가 잠긴다. 카드에는 인적 사항이 저장되어 책임소재가 분명해짐으로써 자전거 분실의 염려가 없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를 개최해야 할 여수는 자전거 파급 효과가 다양하다. 환경문제로 에너지절약, 탄소배출량 감소, 교통문제로 친환경 교통수단, 교통 보조수단, 엑스포 관람의 수월성, 다양한 관광코스 및 건강유지, 중소기업 육성이라는 쓰임새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박람회 주제에 걸맞게 기후후보 도시로써 공해가 없는 자전거 이용을 선도적으로 장려 해야 할 입장이다. 그러나 여수의 지형적인 조건은 전장 86㎞의 자전거 도로가 있지만 고갯길이 많고 인도의 끊김이 많아 연속 성 있는 자전거 전용도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시 전체를 대상으로 한 자전거 전용도로의 개발보다는 해양관광과 밀접하고 박람회 관람이 수월한 상징적 코스의 개발이 더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박람회장에서 오동도 입구와 종화동, 해안도로를 지나 신월로, 선소, 소호동을 잇는 자전거 도로 개발이 훨씬 현실적일 것이다. 또한, 승주군 해룡과 화양면을 연결하는 도로가 개설될 경우 사전 자전거 도로 설비를 포함한다면 예산도 절감되고 서해안 낙조를 만끽할 수 있는 자전거도로 명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일부에서 KTX 즉 고속철 때문에 발생하는 신풍에서 여수역까지의 폐 철도를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도시 한복판을 가르는 그 많은 땅의 이용에 대하여 경제성을 따져봐야 할 것이다. 특히 미평 지역은 철로로 말미암아 도심이 두 쪽으로 나누어져있어 도심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현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굳이 박람회를 위해 폐선 철도를 이용해야 한다면 오림 지역에서 여수역까지의 폐 철도를 자전거 전용도로로 활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는 생각이다. 박람회장에서 소호 소라-율촌 해룡으로 연결되는 자전거 도로에 가칭, “사랑이 있는 바닷길”, “건강 클리닉 도로”, 낙조가 아름다운 서해안 길“ 등 테마별 구간을 정한다면 더욱 낭만이 있는 자전거도로로 명품화가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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