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벤처란?
진정한 벤처란?
  • 이무성
  • 승인 2009.01.06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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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성의 거꾸로 보는 열린경제-64-

일자리 창출이 2009년 새해들어 최대의 화두로서 등장하고 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도 기업체 대표들과의 잦은 만남을 통하여 기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일자리 마련을 위한 투자를 주문하고 있다. 국민들의 관심사이기에 국정수행의 최고책임자로서 당연한 언급이라고 보인다. 그러나 말 등 의례가 아닌 내용을 담은 후속조치들이 이행되도록 정책집행자의 결연한 의지가 현재로서는 요청되어진다. 이전의 경기 호황기에 고용이 수반되지 성장을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이에 대한 문제점들을 시정토록 권유도 하였다. 그러나 선출직 위정자들에게 내포한 한계로 인하여 이를 정책적인 과제로서 수행하지는 못하였다.

경제적 활동의 근거로서 취업형태인 고용이 어려울 경우에는 창업을 통한 일자리 마련 등이 그 대안으로 제시되어야 함에도 현재 한국에서는 사업자체를 많은 경우에 기피를 한다. 이는 사회적인 환경요인에도 기인하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방향이 잘못 설정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새로운 제도나 법령은 자체의 고민과 검토에 의하는 것보다는 대개의 경우에는 외국의 사례를 자구만 몇 자 바꾼 채 그대로 발표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한국적인 토양이나 문화에 어긋나 있는 경우가 많이 존재한다. 동시에 현장에서 이를 적용하는 경우에도 도입된 제도의 취지보다는 문구자체에 속박되어 규제로서의 성격을 지니게 된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벤처기업에 대한 법령이나 지원제도는 형식적으로는 거의 완벽하다. 그러나 도입된 벤처제도는 창업자들의 창업의욕을 촉진시키는 것보다는 벤처라는 형식을 빌려 정부의 자금 등을 쉽게 지원받는 사례로 많이 전락되었다. 그 결과 예산낭비라는 불명예의 대명사로 비아냥 거림을 받아오고 있다. 

한국의 벤처제도는 주로 미국의 실리콘 벨리를 벤치마킹하였다. 태생지의 벤처제도의 취지나 내용보다는 형식만을 채택함으로서 그 부작용으로서 당연히 예견되는 역기능들이 초래되었다. 실리콘 벨리는 창업자로서 모험심을 사업의 기회로 적극 유도하고 실패에 대한 너그러움, 그리고 배반에 대한 관대함이 상존하다. 따라서 성공의 낮은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수입원이 보장된 취업보다는 사업화에 대한 관심이 높게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엔 실패한 사업가에 대한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이나 재기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하여 고용창출의 확대효과를 유발한 사업화에 대한 주저함이 많이 생긴다. 그러나 실리콘 벨리의 젊은이들은 실패자체를 다음 사업화의 단계로 여긴다. 이는 모험심에 의한 좌절의 경우에도 다시 사업을 시도할 수 있는 기회를 제도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자신이 소속된 조직내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자신의 독자적인 사업을 따로 꾸리고자 할 때에도 이를 소속 조직에 대한 배반이 아닌 자연스런 분가로서 인정 해 주는 분위기가 실리콘 벨리에는 상존한다.

진정한 벤처는 자금지원이 아닌 사업화할 수 있는 동기의 촉진에 그 기반이 있는 것이다. 경기불황의 단계에 한국의 정부나 지자체 등의 올바른 정책방향은 형식이 아닌 현재의 상태에서 다른 시도를 할 수 있는 창업이나 사업화 동기의 촉발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데 있다.

녹색대학교 교수, 경제평론/소설가, 한국은행/IBM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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