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람회와 신항 바다
박람회와 신항 바다
  • 이상율 기자
  • 승인 2008.11.20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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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율의 세상보기]

맑고 깨끗한 바다는 지구의 생명이다. 날로 오염되고 있는 바다를 보노라면 마치 지구의 종말이 다가온 듯하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은 위기의식은커녕 각종 오염물질을 바다에 버리는 것에 태연하다. 박람회 개최지인 여수 신항 일대 수질이 공장용수로 사용되는 3등급으로 확인되었지만 이 또한 인재에 의한 것임이 확인되고 있다. 여수 앞바다 시프린스호의 사고나 태안반도의 바다오염도 인재(人災)에 의해 발생한 것을 보면 그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원회가 국토해양위에 제출한 ‘여수 신항 해양환경 개선대책’을 보면 개최지인 여수신항의 경우 내. 외측의 수질은 2~3등급으로 Big-O가 설치되는 파제제 내측과 북방파제 지역의 수질오염도는 3등급으로 수산생물의 서식과 양식에 부적합한 수준이다. 저질환경도 극히 나빠져 북방파제 인근 해역의 산 휘발성 화합물의 농도는 수산생물 성장에 미치는 농도로 알려진 일본환경기준(0.2mg/g, dry)을 6배나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해조류나 어류 등의 생태계도 심각한 영향을 미쳐 현재 여수 신항 내 해조류는 6종에 3,000개체로 바다 사막화라는 갯녹음 현상이 진행되고 있는 거문도 해역의 9종 9,800개체 보다 낮고 어류도 항 내 경우 15종에 113개체로 인근해역 23종에 194개체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신항 인근 지역의 오염이 심각하게 진행된 이유는 무분별한 방파제 건설 때문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현재 항 내 정온유지를 위해 실시하고 있는 동방파제 연장공사로 인해 평균 해수교환율이 기준의 28.2%에서 8% 정도 감소한 20.3%로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해수교환율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퇴적환경도 나빠져 항 내 표층 50cm 깊이까지 오염이 진행되고 있으며 오염된 진흙이 방파제 인근에 쌓이면서 또 다른 2차 오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수교환율이 낮아짐에 따라 유속도 느려지는 바람에 항 내측의 경우 5~9cm/s로 여수연안 평균 유속 60cm/s에 한참 떨어진다. 이러다 보니 항 내로 유입된 폐기물이 먼 바다로 나가지 못하고 정체되면서 신항 지역 내 폐기물량이 150톤 이상 투기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수 신항 오염은 방파제 건설 때문만도 아니다. 조직위가 지난 14일부터 이 곳의 수질환경 개선을 위해 해양폐기물 수거에 나섰는데, 인양된 폐기물 대부분이 폐타이어를 비롯하여 육상이나 배에서 버린 것으로 결국 인재에 의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폐타이어는 바다 환경의 재앙으로 확인되고 있다. 지난 1972년, 미국 플로리다 바닷속에 2백만 개의 폐타이어가 뿌려졌다. 인공 어초(魚礁)를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채택된 것이다. 그러나 30여 년이 지난 지금 타이어를 묶었던 나일론과 철사가 느슨해지면서 폐타이어 더미는 3㎞ 너비의 해저를 낫으로 베듯 휩쓸기 시작해 산호초 성장을 막고 해양 생태계를 황폐하게 만들어버렸다. 해저의 폐타이어 더미는 거대한 환경 재앙이 된 것이다. 해양 오염은 생활하수로 말미암은 오염과 농축산물 폐수로 인한 것과 부영양화의 적조로 인한 것과 천재지변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해상활동에 의한 바다 오염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여수는 세계박람회를 개최할 도시다. 박람회의 주제 “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으로 지구 환경 보호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세계인에게 전해야 한다. 앞으로 박람회장 시설물 설치과정에서도 해수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대책도 필요하지만 인재에 의한 바다오염을 발생시키는 일이 없도록 하는 일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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