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위한 워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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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율 기자
  • 승인 2008.10.22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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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박람회 현장보고서-3] 사라고사 박람회
▲ 스페인 사라고사 박람회의 주제관인 '다리박물관'(사진 왼쪽)과 부주제를 표현한 상징물.
사라고사의 엑스포는 대전과 리스본, 여수처럼 공인 인정박람회다. 물과 지속 가능한 개발이라는 주제로 하고 물, 독특한 자원, 생명을 위한 물, 물가풍경을 부제로 하여 지난 6월 14일부터 9월 13일까지 93일간 진행되고 있다. 일본 중국, 프랑스 등 104개국 및 국제기구, NGO, 스페인 기업관 등이 참여했다. 예상 입장객은 600만 명. 9월 5일 우리가 찾은 날은 폐회가 가까워서인지 많은 관람객으로 붐볐다.

조직위는 사라고사 박람회 환경프로젝트로 박람회 시설 공급 전기는 재생에너지, 행사 홍보 책자와 가방, 기념품은 재활용품, 종이 없는 박람회를 위한 전산시스템 구축, 호텔과 소매상에 에너지, 물, 쓰레기 줄이기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 촉진을 위해 박람회 심벌인 ‘플루비’ 환경 카드 도입 등을 실시 많은 호응과 참여를 유도했다. 플루비 카드는 마일리지에 따라 인센티브를 주도록 했다.

물의 탑을 비롯한 6개 테마 플라자는 굴곡이 많은 독특한 외양을 보이고 드문드문 발을 담글 수 있는 인공 웅덩이가 있었지만 주제 물을 구현하기 위한 모습들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준다. 일본관과 한국관은 매우 인기가 좋았다. 한국관은 환영의 장인 안내데스크와 영상관, 디지털갤러리, 투영하는 물, 여수엑스포 홍보전시 및 문화 상품 관련 전시를 하는 기획전시공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영상관에서는 멀티미디어 공연인 상설공연 ‘어머니의 바다’가 하루에 세 번 공연하고 있고 3D애니메이션인 물을 의인화한 ‘물 거인의 하루’를 상영했다.

한국의 독을 소재로 한 투영하는 물, 조각 영상(OLED) 300개로 구성된 디지털 갤러리 등은 한국의 IT 기술력을 과시한다. 1억4천만년 역사의 자연 늪지 우포늪을 표현하고 있다. 100만 명 정도가 관람했다. 중국관을 비롯한 베트남, 몽골 등 아시아권이나 아프리카 권은 대부분 전통문화나 생활풍습들을 전시하고 주제인 물과 관련된 것은 대부분 영상으로만 표현하고 있다.

자국이기 때문에 가장 많은 관람객이 찾은 스페인관은 ‘파빌리온’ 외관을 750개의 ‘테라코타’ 기둥으로 건축했으며 지붕을 태양열을 이용한 발전 시스템과 빗물을 모아 재사용 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 주제 구현에 애썼다. 주 정부관인 ‘아라곤’관은 전통 바구니 모양을 형상화하여 건축한 것이 관심을 끌게 했다. 옥상의 테라스에서 엑스포 장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좋은 장소를 차지하고 있다. 지하로 내려가면 마치 온돌을 깐 찜질방 같은 휴식 공간을 만든 것이 이채롭다.

▲ 사라고사 박람회장내 위치한 국제컨벤션센타와 사라고사 박람회의 또 다른 상징은 '에브론강의 영혼' 조형물.
수족관(아쿠아룸)은 아프리카 나일 강, 아시아 메콩 강 등 세계 5대 강에서 수집한 물고기를 담아 만들었다는데 대부분이 작은 물고기류로 흥미를 유발하지 못했고 체험이나 생태 설명도 없어 관람객들로부터 호감을 받지 못했다. 문화의 장도 열렸다.

인근의 에브로 강에서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자 인간을 주인공으로 삼아 거대한 모형의 빙산과 거기 스크린 되는 주제 영상을 통해 펼쳐지는 멀티미디어 쇼, 국가관과 에브로 강변에서 구름을 일으켜 이로 눈, 비를 내리게 하려고 뱀을 깨운다는 전설을 각색한 움직이는 무대가 관람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그런데도 결국 관람객 600만 명을 기대했으나 560만 명에 머물러 3개월 이벤트(?)는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사라고사 엑스포를 실패로 보는 것은 성급하다. 엑스포를 도시발전 견인의 기회로 삼고 기업도시를 만들기 위한 계획을 차분하게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엑스포를 위해 중앙정부는 고속철도를 깔아주고, 민간 투자가 유입돼 주변 지역이 정비된 덕에 교통요충지가 됐다. 고속열차 아베(AVE)는 수도 마드리드에서 1시간 30분 정도 걸리며, 바르셀로나에서는 2시간 거리에 있다.

‘유레일’그룹은 유레일패스를 가진 사람에게 엑스포에 입장할 때에 12% 할인혜택을 제공토록 했다. 이로써 열차여행은 스페인 EXPO에 접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된다. 엑스포장의 관문인 ‘델 리시아스(Delicias)역’은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의 권역을 이루고 있다. 엑스포 박람회장까지는 걸어서 700m 로 셔틀버스를 탈 수 있으며 엑스포의 워터타워 출구에 연결되어 있는 케이블카를 타고 갈 수도 있다.

▲ 600만명이 관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사라고사 박람회. 그러나 각종 관광단지와의 연계부족 등 문제점이 노출되면서 540만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도시의 모습도 크게 변했다. 사라고사 서쪽, ‘에브리강’ 유역은 2년 전까지만 해도 황량한 농지였다. 그런 땅에, 멋진 다리와 은빛으로 반짝이는 전시장 등 첨단 디자인의 건물과 수상 공원이 들어섰다. 엑스포를 치른 각종 전시관은 약 50%가 입주를 위한 분양이나 계약이 끝났다.

학교, 병원, 기업 등이 들어서기로 한 것이다. 역세권이 박람회장과 직접 잇대어 있는 리스본과는 다르지만 비슷한 스타일이다. 역세권을 중심으로 한 미개발지역에 대한 대형 개발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던 계획이 입장객의 부진으로 한 마리의 토끼는 놓쳤지만 기업 도시를 만들겠다는 애초의 계획이 영글어지면 엑스포를 이용해 한 마리의 토끼만이라도 잡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여수 엑스포는 3개월의 이벤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미래의 도시를 만들어 가는데 초석이 되어야 한다. 여수선언, 여수 프로젝트의 구체적 실천은 물론 도시 발전을 견인하기 위한 국가. 도. 시가 역할 분담을 통해 효과적인 사업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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