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사랑나눔회 봉사, 감동이었다”
“지구촌 사랑나눔회 봉사, 감동이었다”
  • 이상율 기자
  • 승인 2008.08.31 1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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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사랑나눔회 두 번째 사랑이야기-3]
▲ 지구촌사랑나눔회가 의료봉사활동을 펼친 세부시 전경.
30일 아침부터 귀국 준비를 서둘렀다.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봉사 활동으로 미루었던 시내 명소 관광에 나섰다. 처음 찾은 곳이 도교 사원 (Taoist Temple) 이다. 부자들이 많이 사는 동네 계곡 위 편, “베버리 힐스”의 중앙에 세워진 큰 중국사원이다.

적색과 녹색 등의 중국 고유의 단청으로 채색된 건물은 한 폭의 그림처럼 화려하다. 처마 위편에는 꿈틀거리는 용들의 조각이 있어 장엄하게 보이기도 한다. 존전 중앙 벽에는 “道門眞理”라는 편액이 눈길을 끈다.

1991년에 세워진 것으로 여기에 사는 중국계 주민들의 정신적 거점으로 노자를 모시고 있다.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은 예식이 행하여져 신자들로 붐빈다. 이 도교 설립에 따른 구전 유래가 있다.

330년간 스페인 통치를 받아온 영향으로 여자들의 교육을 우선하는 전통이 이어져왔고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여성의 기가 신장했고 이 기를 누르고자 산세가 마치 여자의 음부 모양을 이룬 지형을 이용, 음핵 부분에 도교사원을 설립 했다는 것이다.

도심 한 복판에 자리 잡은 “산토 니뇨” 성당 (Basilica Santo Nino)을 찾았다. “성어거스틴” 성당이라고도 한다. '어린 예수'라는 뜻이다. “산토니뇨”상은 세부 사람들의 정식적인 수호신이다. 이 도시의 수호성인 산토니노에게 바쳐진 곳으로 마젤란이 이곳에 도착한 곳을 계기로 세워졌다.

현재 산토 니뇨 상은 교회 재단 왼편의 특별실에 복사본이 모셔져 있다. 보석 관과 화려한 옷으로 장식된 어린 예수상은 복사본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의 경배를 받고 있다.

성당 내부의 중앙을 화려하게 장식해놓은 것이 특징이며 성당 안에는 기도를 하는 사람으로 붐비고 있었다. 예수의 상이나 마리아 상, 산토니노 상 앞에서 기도를 하며 발에 입을 맞추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병색이 완연한 아들의 손을 잡고 성당으로 들어오는 어머니의 모습도 보인다.

▲ 산토니뇨 성당.
“마젤란 그로스” (Magellan's Cross) 는 마젤란이 만들었다는 나무 십자가가 있는 곳이다. 성 아우구스틴 교회의 서쪽, 팔각형의 성당에 안치된 거대한 나무 십자가와 그것이 넣어져 있는 6각당으로 되어 있으며 이것은 세부에 상륙한 마젤란이 그리스도교 포교에 임한 지 겨우 1주일 만인 1541년 4월에 추장 “라쟈 흐마보노”가 그 일족 800명을 개종시킨 기념으로 세워졌다.

이 십자가를 달여 마시면 병에 효험이 있다고 하여 조금씩 떼어 가는 사람이 끊이지 않아 더는 십자가가 손상당하지 않도록 틴달로 나무로 가짜 십자가를 만들어 원래의 십자가를 보관하고 있다. 천장에는 섬 주민들이 세례를 받던 당시의 광경을 표현한 그림이 있어 그 당시의 모습을 짐작하게 한다.

“산페드로” 요새 (Fort San Pedro)는 규모는 작지만 필리핀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항구 바로 옆에 있으며 스페인 통치시대였던 1783년 이슬람 해적 등 외적의 침입을 막으려고 세워진 것이다. 원래는 1565년에 목책만 세워져 있는 파수 대에 불과했으나 이때 현재의 모습처럼 석조로 개축되었다.

스페인 통치 말기에 해당하는 1898년에는 세부의 독립운동 세력에 의해 점령되었고, 미국의 식민지 시대에는 군 막사로, 일본 식민지 시대에는 포로수용소로 쓰였다. 현재 요새 내부에는 관광안내소와 미국으로부터의 독립을 기념하는 독립광장이 있다.

저녁은 마이클 라마 부시장의 초대를 받았다. 만찬 장소는 세부 시의원인 “알시발”씨의 저택이다. 환경과 재활용의 친환경주택이다. 야자나무 밑의 정원 연못에는 잉어가 헤엄치고 있다.

여기에 쓰인 물은 빗물과 화장실과 돼지 사육장에서 나오는 오.폐수를 정수하여 공급하고 있다. 또한 메탄가스는 연료로 사용한다. 화단 주변에는 “와인” 병을 총총 박아 모양을 내고 울타리에는 맥주 깡통으로 멋을 냈다. 페인트 통과 폐타이어로 화분을 만들고 태양열 발전으로 전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정원 한 편에는 스티로폼 벽돌 공장도 있다.

▲ 세부시 중심에 위치한 도교사원.
버려진 스티로폼을 모아 두꺼운 종이, 비닐 등과 혼합하여 벽돌을 만들어 저택을 짓는 데 사용했다. 에어컨에서 배출되는 냉각수를 이용 식물을 키우는 물로 사용하고 있다. 실내에 들어가면 모든 가구가 재활용이다. 목제 와이어 릴을 탁자로 저택 문은 PVC를 잘라 박음질해 공기와 빛이 들어오도록 했다.

컴퓨터 본체 외피도 실내 디자인에 쓰였고 탁자, 의자, 침대 모두가 버려진 목재를 사용했다. 평소 환경과 재활용에 관심을 많이 뒀던 “알시발”씨는 버려지는 각종 쓰레기가 날이 갈수록 늘어 손수 재활용을 실천하게 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 때문에 이날 만찬은 환경과 재활용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우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됐다.

만찬을 주최한 마이클 라마 부시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특별시장 시절 청계천을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무려 3,000여 차례나 주민을 만나 설득하여 성공한 사례를 잘 알고 있다면서 선진지 시찰을 위해 한국과 여수 방문을 희망했다.

봉사단 일행 모두를 찾아 격려하면서 “여름철이면 한국의 많은 의사가 휴양 삼아 의료봉사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여수의 지구촌 사랑 나눔회는 뜨거운 가슴으로 봉사를 실천하는 모습이어서 감동 했으며 이 자리를 만들었다”라고 인사했다.

언중유골이었다. 여수의 사랑, 아시아로! 에는 인류애를 바탕으로 봉사의 진정성이 담보되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하는 메시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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