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우는 고등어
키우는 고등어
  • 이상율 기자
  • 승인 2008.08.2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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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율의 세상보기
고등어는 월동을 위해 먼 바다로 떠나기 전인 가을철에 갯바위나 외줄낚시에서 잠깐 재미를 볼 수 있는 어종이지만 예부터 식생활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그 이름도 다양하다.

정약전(丁若銓)의 「자산어보(玆山魚譜)」에는 외관상 복부(흰 부분)에 반점이 없는 종은 벽문어(碧紋魚)라 하고, 작은 반점이 있는 종은 배학어(拜學魚)라 부른다.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에는 고등어의 모습이 칼을 닮았다 하여 고도어(古刀魚)라고 소개하고 있다.

지방에 따라서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함남에서는 고동어, 강원도에선 고망어, 고도리로 불리며, 어린 시기의 크기에 따라 열소고도리, 소고도리, 통소고도리 등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일반인들은 구별하지 않고 등이 둥근 모습을 상징하는 고등어(古登魚)로 쓰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이름으로 보아 우리나라 전 해역에 분포되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몸은 방추형으로 양옆이 조금 납작하며 가로로 자르면 타원형이다. 몸길이 40㎝정도, 빛깔은 등 쪽이 녹색으로 흑색의 물결무늬가 옆줄까지 분포되어 있다. 배 쪽은 은백색으로 보통 반점이 없다. 한국에서는 2∼3월 무렵에 제주도 성산포 근해에 몰려와 차츰 북상한다.

그 중의 한 떼는 동해로, 다른 한 떼는 서해로 올라간다. 그리고 9월부터 다음해 1월 무렵 남으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동해의 주요 어장의 근거지는 방어진·구룡포·전진 등이고, 서해의 근거지는 흑산도·안흥·용호도 근해 등이며, 남해는 제주도·청산도·거문도 근해 등이다. 한국·일본·타이완·중국 연해에 분포한다.

지금도 나이가 꽤 많은 사람은 고등어 하면 간 고등어를 떠올린다. 간 고등어는 소금에 절인 것으로 얼음이나 냉동 기술이 없을 때 보관 방법으로 많이 쓰였다. 바닷가에서 잡힌 고등어는 이렇게 해서 내륙지방으로 공급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냉동. 냉장 기술의 발달로 생생한 고등어가 공급되고 있으며 심지어는 바닷가 사람들은 직접 잡은 고등어를 날 회로 먹기도 한다.

고등어는 지금도 우리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생선이다. 이 고등어를 바다에 나가지 않고도 잡을 수 있게 됐다. 국립과학수산원 남해수산 연구소 증식연구과 김대현 박사팀과 제주수산연구소의 김경민 박사팀 그리고 NOAH(노아외해양식영어법인, 대표 양준봉)가 공동으로 고등어 수정란 확보 기술과 종묘생산 기술개발에 성공함으로써 대량 생산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김대현 박사팀이 개발에 성공한 고등어 수정란 확보기술은 완전양식의 핵심기술로서 호르몬처리에 의해 성숙유도를 한 후 자연산란을 유도하는 방법으로 앞으로 대량 종묘생산을 가능케 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치어를 잡아 가두리에서 성장시키는 방법이 고작이었지만 수정란 확보, 자연산란은 양산 체계가 가능한 방법으로 어민들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각광받게 된 것이다.

전남도 해양바이오연구원도 사위 고기라는 군평서니 수정란 채란에 성공, 50만 개의 수정란을 생산해 도내 연안 시.군 어업인에게 분양하기도 했다. 군평서니는 그동안 수정란 생산기술이 전혀 개발되지 않아 양식 불가능 어종이어서 남획에 의한 자원 감소로 양식기술 개발·보급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고급 어종들은 경제성을 갖춘 데다 수산물 먹을거리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게 될 것이 분명하다. 바다양식은 이미 희귀해서 쉽게 맛볼 수 없었던 고급 어종들을 식단에 오르게 하고 있다. 고등어, 참조기, 황복, 참다랑어, 줄 가자미 등이 대표적인 어종이다. 고등어 양식도 이중 하나다.

연근해에서 대량으로 잡히는 고등어가 활어가 아닌 선어로 공급되면서 횟감용으로 적합하지 않는 반면 양식산 활 고등어는 횟감용으로 제격이어서 선어 고등어보다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게 될 것이다. 기르는 고등어. 생각만 해도 맛깔스럽고 포만감이 앞서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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