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의회
엑스포 의회
  • 이상율 기자
  • 승인 2008.07.0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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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율의 세상보기]

여수시의회의 의장단으로 선출된 박정채 의장과 강진원 부의장에게 축하를 보낸다. 또 상임위원장으로 선출된 서완석, 이기동, 이삼용, 최대식 위원장에게도 축하를 함께 보낸다. 이번 의장단선출은 밀실 선출이라는 비난을 피해 교황식이 아닌 일반 선출 방식과 등록 후 정견을 발표하는 등의 절차를 바꿔 당선된 것이어서 매우 의미가 있다. 선출 과정에서 합종연횡, 계파 갈등, 비리폭로 등 선거 때면 자주 등장하는 꼴불견도 없지 않았지만 어쨌든 당선이 확정 됐으므로 모두가 승복하고 새롭게 다짐하는 의회가 되었으면 한다.

시민들은 후반기 의회는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을 시키고 생산성 있는 토론의 광장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 기간 중 상대 후보를 비난하고 비리 폭로 등이 만연하여 만만찮은 후유증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어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예측 컨데 또다시 후유증으로 비리폭로, 고발, 고소 사건이 만연해진다면 의회의 본질인 정책 토론, 의결 등의 순수 기능이 위축되고 파행을 일삼는 의회로 낙인 찍혀 시민들의 저항을 받게 될 것이다.

의원들이 다투어 상대의 비리를 폭로하는 것은 자신의 다리에 족쇄를 채우는 것과 같다. 특히 의원 생활 중에 발단된 것이라면 의원이라는 것이 의정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좇는 집단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어서 모두가 비도덕적이고 예비범죄자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그놈이 그놈이네!”라는 자조(自嘲)가 팽배해질 것이다.

속담에 “바위에 새긴 글은 지워지지만 가슴에 담긴 말은 지워지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말은 삼가야 한다는 경고성 의미이다. 토론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삼는 의회에서 논의의 장을 만들어 가는 것을 거부하고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모욕적인 발언으로 의회를 파행시킨다면 이는 의원으로서의 자격 상실자다. 자신의 이해 때문에 동료를 고소 고발하고 사정 기관에 투서하고 인터넷에 비행을 폭로하는 것은 제 살 깎기로 의원으로써의 자격도 필부로서의 존재 가치도 없는 사람이다. 그동안 의회는 의장 선출방식, 의정활동비 인상, 의회 내 위계질서 문란, 각종 비리사건 연루 등으로 어느 때보다 비난의 농도가 짙어 실추된 명예를 회복해야 할 중대한 기로에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후반기 여수시의회는 엑스포 의회다. 시민들의 10년 노력 끝에 얻은 여수 세계박람회는 여수발전의 전환점이다. 2012년 5월 12일부터 열리는 엑스포가 자칫 3개월 동안 이벤트로만 끝나게 된다면 SOC 확충이라는 국가 지원사업의 혜택은 보게 될지 몰라도 여수는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어지게 된다. 그때 느껴야 할 시민들의 공허감은 허탈과 분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여수 엑스포 개최도시가 됨으로써 이 기회를 이용하여 도시발전의 새로운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4년 동안 우리는 온갖 지혜를 모아 새로운 여수 건설을 견인해야 하고 국제도시로서 위상을 정립해야 한다. 그러려면 집행부와 의회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먼 장래를 위한 도시 설계를 하고 이를 관철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남은 4년 동안 의회가 해야 할 일은 너무 많다. 국제도시에 걸 맞는 SOC 확충에 대한 촉구, 박람회장 사후활용, 엑스포 관련 사업의 유치, 민자 유치의 기반조성, 엑스포를 위한 시민 참여와 지속적 활동을 위한 진지한 고민을 함께 해나가는 모습이어야 한다. 또한, 집행부가 하는 일이 적법하고 타당한가를 검증하고 시민과 활발한 대화를 통해 엑스포의 성공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데도 앞장서야 할 것이다. 이번 의회는 엑스포 개최 성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엑스포 성공을 위해 상대를 존중하고 화합하고 토론문화가 활발한 의회의 모습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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