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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엑스포, 이것이 궁금하다’
‘여수엑스포, 이것이 궁금하다’
  • 남해안신문
  • 승인 2008.05.20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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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난중일기] 이상훈 <논설위원, 여수YMCA사무총장>
아무리 생각해도 시간이 촉박하다. 2012년까지 채4년이 남지 않았다. 올림픽도 그렇고 월드컵도 해봤지만 세계인의 축전을 치르는 일이 그리 간단하던가. 그래도 올림픽이나 월드컵은 정해진 규격의 경기장과 부대시설만 충실히 갖추면 될 일. 물론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홍보와 자원봉사를 포함한 국민철학 구축도 필수적이지만 아무튼 정해진 준비를 정해진 일정에 맞추면 될 올림픽이나 월드컵에 비해 엑스포는 사정이 좀 다르다.

우선 여느 엑스포와도 차별성 있는 유일무이한 주제와 가치를 설정하고 그에 따른 전시관과 인프라를 구축해야한다. 고도의 창의성, 독창성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전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후활용, 주제의 세계적 미래지향적 실현까지 생각하면 더욱 치밀한 계획과 거시적 안목도입이 절대 필요하다. 그러기에 4년이란 세월은 너무나 촉박하게만 여겨진다.

정부와 조직위원회도 이런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니 나름대로 날을 새워 고민하고 준비하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 그럼에도 엑스포를 열망했던 여수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은근히 스며드는 불안감을 떨칠 길이 없다.

‘시간적으로나 재원사정이 한계가 있어 이 정도밖에 하지 못했으니 여수시민들은 이해해 달라!’ 4년 후 여수엑스포를 졸속으로 끝내놓고 정부나 조직위원회가 이런 궁색한 변명이나 늘어놓는다면 어떻게 할까. 애물단지가 되어버린 전시장을 쳐다보며 십 수 년 부풀어 올랐던 희망과 열정이 바람 빠진 풍선처럼 허탈해진 그 심정을 어떻게 달래야할까. 아니 당장 원망과 갈등으로 황폐화되어가는 지역사회를 어떻게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할까.

판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재 뿌리고 초치는 소리일지 모른다. 하지만 불과 석 달 뒤면 밑그림이 완성된다는데 아직까지 여수시민들은 어떤 그림이 어떻게 그려지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있어서 이런 불안감이 드는 것이다. 8월에 밑그림이 나오면 이제 수정하고 보완할 시간조차도 없다. 혹여 여수가 그 동안 꿈꿔왔던 박람회가 아닌, BIE를 통해 세계에 약속했던 ‘바다를 통한 지구온난화의 해법’이 아닌 졸속 그림이 나오기라도 한다면 판을 다시 바꿔야할 터인데 그럴 시간은 더더욱 없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면 조직위원회는 첫 그림이 완성판이라는 생각으로 지금부터라도 시민들, 국민들, 전문가들의 의견과 아이디어, 바람과 정서를 최대한 수렴해 설계에 반영해야한다. 설사 의견이 없으면 공모라도 해도 창의성과 관심을 자극하여 뒷말 없고 후회 없을 설계도를 처음부터 그려나가야 한다.

여수시도 꽃 심기나 거리청소와 같은 일도 좋지만 근원적으로 중요한 설계도 작성에 시민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하고 관심 갖도록 행정적 지원과 역할을 다해야 한다. 여수의 특성, 여수의 장점, 여수의 취약점은 누구보다 여수사람들이 가장 잘 안다. 시장에서 장사하는 아주머니, 택시기사, 아파트 관리인 그들 모두가 함께 꿈꾸는 여수엑스포의 그림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설계에 반영되어야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단지 청소, 꽃 심기 봉사만으로 그들의 역할을 한정해버려 창의성과 기발한 상상력을 봉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찬찬히 톺아볼 일이다.

그런 점에서 3년 전 치러진 일본 아이치박람회의 시민참여 철학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전시장 장소결정에서부터 부스설치계획, 아이디어 공모(이를 시민엔지니어라 명명했다), 자원봉사 구성과 운영 등 모든 것을 철저히 시민과 함께 정하고 함께 실행했다. 그 결과 애초 1500만 명 목표였던 관람객이 2200만 명으로 추가 달성되었던 원동력이 되었다. 그리고 사후에도 티끌만한 잡음 하나 없이 엑스포 성공개최지라는 커다란 자긍심을 얻게 되었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도 상해엑스포에 어떻게 하면 인민 참여를 유도할까하여 그 동안에도 없었던 민간단체를 만드느라 부산하다고 한다. 조직위원회가 당장 떨어진 과업만으로도 바쁘다면 우리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막연한 불안감 대신 구체적인 참여로 성공적인 여수엑스포의 진정한 주인공이 될 방안을 강구해야하지 않을까.

조직위원회와 정부, 여수시에 우리 시민들이 지금 무엇을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 궁금해서 물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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