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로서 본 5.18정신
경제로서 본 5.18정신
  • 이무성
  • 승인 2008.05.18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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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성의 거꾸로 보는 열린경제-47-

금년 5.18 기념행사가 여수에서도 진행되었다. 

1980년 군부독재에 항거한 후 28주년을 추모하는 이날 행사장에는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는 사진들이 5.18 기념재단의 자료제공으로 참여하는 시민들에게 전시되어 그날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였다. 1960년 4.19 혁명에 이어 5.18 민중항쟁은 이후 1987년 6.10 항쟁으로까지 그 정신을 지속시켜 나갔다.

5.18민중항쟁은 단지 정치적인 의미에서만 강조되어서는 아니된다. 권위적인 사회질서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그 평가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물론 정치적인 사안으로서 군부 독재의 암울한 시기에 순수히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억업적인 폭거에 항의하였다는 점은 당연히 높게 평가를 해야한다. 

그러나 현재 정치상황을 보면 5.18의 정신이 정치인들에게는 자신들의 기득을 지키는 데에만 원용이 될 뿐임을 이날 행사장에서도 느낄 수 있다. 우선적인 순위로 당연히 참여해야 하는 기념행사엔 강용주 의원 등 2명의 여수시의원만 끝까지 자리를 함께 할 뿐이었다.

특히 호남에서는 지역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정치인들의 기대이하의 의정활동 등으로 인하여 5.18 민중항쟁이 자칫 특정 지역에서만 그 의미를 갖는 행사로 전락될 우려들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정치에서 시급히 극복해야 할 지역정당의 한계점들도 현재의 정치구조로서는 크게 기대할 수는 없다.

오히려 기존 정치인들은 겉으로는 지역정당의 폐해를 강조하지만 내면으로는 지역정당의 고착을 통하여 자신들의 정치생명을 연장시키고 있다. 철저하게 신진인사들의 진입을 어렵게 하여 계파로서 패거리 정치의 부할을 획책하고 있다. 

80년 5.18에 참석하여 희생이 된 사람들은 사회에서 소외되었던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과 사회정의 실현을 위하여 자신을 기꺼이 희생코자 한 학생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오히려 사회적으로 기득을 누린 사람들이 '노블레스 오브리제'의 정신으로 참여해야 함에도 사회의 변혁을 위한 역할엔 아주 소극적이었다. 다수의 경제적 약자들의 희생 댓가로 한국사회는 권위주의의 그 긴 세월을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부익부 빈익빈의 심화와 한계생활에 많은 사람들이 노출됨으로 인하여 5.18 희생자들의 그 희생정신에 합당한 정신을 이어가는 데에는 한참 부족한 편이다. 경제적 부가가치에 참여할 기회의 박탈로서 소수자에 의한 부의 집중은 5.18정신을 경제적으로 크게 훼손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의 식탁을 위협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하여 자신의 건강권을 위해 항의하고 있는 어린 학생들의 외침은 기득층으로서 어른들의 무책임한 행동에 대하여 5.18정신을 회복코자 하는 올바른 주장이다.

내년 29주년, 내후년 30주년 5.18행사에는 기성세대인 어른들이 5.18희생자들의 희생정신을 정치분야뿐만 아니라 경제 등 현장의 각 영역에서 구현 해 나갈 수 있는 실천력이 담보되어야 할 것이다.

/녹색대학교 교수, 경제평론/소설가, 한국은행/IBM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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