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성장의 원동력이 된 박람회
일본 성장의 원동력이 된 박람회
  • 이상율 기자
  • 승인 2008.04.29 17: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박람회 현장을 가다 4] 오사카박람회
▲ 오사카 만국박람회의 상징인 태야의 탑
공원으로 되돌아온 오사카박람회

일본 만국박람회는 38년 전인 1970년 3월 15일부터 9월 13일까지 183일간 “인류와 진보의 조화”라는 주제로 오사카 열렸다. 당시 77개국, 10개 국제기구가 참여했고 박람회 사상 최고인 6,421만 명의 입장객 기록을 달성했다. 1일 최고 입장자 83만6000명, 평균 35만 명으로 태양의 탑을 중심으로 330㏊ 부지에서 다채롭게 연출된 것이다.

인류의 높은 이상을 추구하는 상징으로 표현되고 있는 높이 65m 태양의 탑은 내부에 생명수를 축으로 해 지하, 지상, 공중의 3개 전시부문으로 이루어졌고 테마를 입체적으로 표현 생명의 존엄과 진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했다.

‘과거 현재 미래전시관’은 보다 살기 좋은 세계를 만들어내기 위한 주제에 초점을 두었고 세계의 축제 모임, ‘인간 자신의 나라’ ‘바람과 물의 광장’ ‘추억의 숲’ ‘어린이 나라 엑스포랜드’ 등 6개 지구로 나누어 진행됐다. 8000여 명의 내외 귀빈이 초대된 개회식은 우주 TV 중계로 세계 곳곳에 중계되었고 일본의 날에는 황태자가 부부가 참석 이목을 끌기도 했다.

박람회가 끝난 후 사후활용에 대해서는 많은 계획이 세워졌다. 시설은 뜯기고 만국 박람회 상징인 태양의 탑만 우뚝 솟아있고 일본정원만 보존돼있을 뿐이다. 첨단 기술을 구사해 지어진 파빌리온을 철거하고 다양한 수목이나 풀꽃을 심어 자연의 숲을 재생했다.

태양의 탑을 중심으로 물의 정원 사토야마를 한 쪽으로는 평야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만국박람회 성공 기념을 위해 푸르름에 둘러싸인 순환형 환경 공원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문화·스포츠·레저시설을 겸비한 꽃과 녹지로 둘러싸인 문화공원으로 정비된 것이다.

박람회 직후 일본만국박람회기념협회법을 제정하여 관리하다 지금은 독립법인인 일본 만국박람회 기념기구에서 운영관리를 하고 있다. 48명의 직원이 설비와 정비를 담당하고 있다.

총 260㏊ 규모의 공원 가운데 자연문화원은 넓은 잔디밭, 숲, 연못과 시냇물이 흐르고 사시사철 꽃들이 화려하게 피어있으며 100종류의 들새를 관찰할 수 있다. 꽃의 언덕의 자연 관찰 학습관은 계절 특유의 자연풍물을 실물과 패널 등으로 소개하고 있다.

꽃의 언덕에는 봄에는 유채꽃과 포피가, 가을에는 코스모스가 만발한다. 나무가 무성하게 우거진 숲의 표정을 보기 위해 소라드(숲의 관찰로)가 설치돼있다. 나무의 높이(3m~10m)에서 입체적으로 관람할 수 있는 목제다리로 길이 300m에 이르고 종점에는 지상 약 19m의 전망대가 있어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얏타네노키(초대형 롤러미끄럼틀)와 자전거광장, 꿈의 연못에 사이클 보트가 배치돼 있다.

일본정원은 헤이안 시대의 정원양식을 도입한 것부터 현대 양식이 혼합돼있다. 샘으로부터 솟아나온 물은 남북으로 나누어졌다가 다시 합류해 바다를 이루는 것으로 표현했다. 물의 흐름이 인류의 진보와 시간의 흐름을 상징시켜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게 하는데 의미를 싣고 있다. 정원에는 센리안 등 다실과 영빈관이 자리하고 있다.

숲 속 공원 20여 곳에 벌목을 하여 자연생태 변화를 관찰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숲을 인공적으로 가꾸는 곳과 가꾸지 않는 곳을 구분하여 환경변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관찰하고 있다.

나무 관리를 위해 전정한 나무는 족욕 장의 연료로 활용하고 있으며 인공으로 관정을 파서 폭포수를 만들고 물을 순환시켜 연중 푸르른 숲 사이로 물이 흐를 수 있도록 하고 공원 내 서식하는 각종 동식물, 어류 등을 한곳에 볼 수 있도록 작은 생태 박물관을 만들어 어린이들 자연학습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연중 쉬지 않고 친환경 자연학습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4월 봄의 야마노초전, 춘소새우군요전을 비롯하여 튤립축전, 양귀비페어, 차밭에서는 차와 관련된 갖가지 경연도 벌어진다. 이런 행사를 통해 전국적으로 많은 관람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연간 150만 명의 관람객이 찾아와 3억7500만 엔(약36억 원)의 입장수입을 올린 것이다.

스포츠 시설로는 만국박람회 기념 경기장과 소형운동장, 궁술장, 야구장, 풋살코드 등 13개의 각종 체육시설이 문화 시설로는 민예관, 국립 민족학 박물관, 오사카 부립 국제아동문학관이 있다. 이외에도 액스포랜드, 호텔 한큐 엑스포 파크, 만국박람회 기념관 등 레크레이선 및 관리시설이 들어서 있다.

그러나 여기서 놀랄만한 것은 이 같은 계획이 만국 박람회를 준비하면서부터 계획된 것이라는 사실이다. 37년 전 묘목을 심어 조성한 매화단지 100여 종의 매화는 이제 성장 수로 자라 화려함을 뽐내는 것이다. 울울창창한 숲은 자연 그대로인 것도 있지만 상당부분 묘목을 심어 일군 것이라 한다. 일본인들의 치밀한 사전 계획과 끈기 있는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오사카는 인구 250만의 일본 제2도시. 오랜 역사를 지닌 오사카는 많은 유적지를 자랑한다. 오사카 성을 비롯하여 역사박물관, 시넨토사(四天王寺), 유니버설스트디오 재팬, 도톤보리, 환락가 등 역사와 관광, 다채로운 문화가 가득한 여행의 천국이다. 만국박람회 기념공원이 또 다른 도시 신장에 이바지하는 명물로 창조된 것이다.

▲ 260ha의 오사카 박람회장은 박람회 이후 일본 정통 정원방식을 담은 정원으로 탈바꿈됐다.

박람회 현장을 가다 그 뒷이야기

상해와 아이치, 오사카 만국 박람회는 공인박람회다. 인정박람회인 여수 세계박람회와 비교하기 위한 평면 대비는 무리다. 우선 규모 면에서 인정박람회는 전시장 면적이 제한돼있기 때문이다.

1988년 개정되어 1996년부터 효력이 발생한 BIE의 국제박람회에 관한 협약(제4조)에는 등록박람회와 인정박람회로 구분하였다. 여수가 유치하려던 2010 상해 박람회는 공인박람회, 2012 여수세계박람회는 인정박람회다. 등록박람회는 면적제한이 없으나 인정박람회는 총 지표 면적이 25ha(7만 5천 평)를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공인박람회는 주최 측의 계획에 따라 넓은 면적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박람회가 끝난 후 새로운 도시를 형성하거나 관광단지를 조성, 도시발전 방향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상해 박람회 면적은 상해 5.28㎢에 이른다. 상해는 2002년 1월부터 황푸강 연안 종합 개발계획에 착수했다.

황푸강의 연안 길이는 85㎞, 개발 면적은 73㎢이며, 앞으로 10년간 개발 예정이다. 황푸강 연안의 58%를 차지하는 공장, 창고, 부두를 이전하고, 같은 지역을 금융·무역, 관광·문화, 생태 거주 지역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상해시의 목표다. 따라서 2010 상해 박람회는 이 이상을 실현하는데 기반이 된다.

2005 아이치박람회 면적은 173만㎡(약 52만 평), 오사카 330만㎡(330ha)로 여수25만㎡ 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각각 녹지공간과 교육, 편익 시설을 조성하여 친환경 기념공원으로 탈바꿈 하는 데 무리가 없다. 즉 사후 활용에서 박람회를 시작하기 전 계획을 세우고 끝난 후 이를 완성하기가 순조롭다는 것이다.

제한된 면적이면 큰 그림을 그릴 수 없어 활용성이 뒤떨어지기 마련이다. 박람회 부지 면적이 한정된 여수는 지역 전체를 박람회장으로 인식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3개월짜리 이벤트만으로는 기대에 부응할 수 없다. 박람회장 시설은 가능하다면 애초부터 사후 철거를 억제하고 재활용할 수 있는 적합한 시설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한다. 친환경 관광도시로 만들어 가는데 가장 효과적인 시설로 전환할 수 있어야 한다.

도시 발전에 한 축이 될 수 있는 사후 활용에 대한 다양한 소프트웨어 개발이 시급하다. 도리어 박람회를 정점으로 여수선언과 여수 프로젝트에 도시발전의 명운을 걸어야 한다.

여수선언은 바다와 연안의 지속 가능한 개발에 대한 국제사회 의지를 모으고 지구온난화, 환경오염 등 인류가 처한 위기 해결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촉구하는 선언이다. 선언에는 실천이 필요한 강제성이 있어야 하고 관련 정상들과의 국제회의도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역사성이 있는 국제도시로써 세계적 인지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수프로젝트는 개발도상국들과 더불어 시급히 해결해야 할 환경과 해양 과제를 다루기 위한 것으로 우리 정부와 유엔환경계획(UNEP), 국제해사기구(IMO), 국제해양학위원회(IOC), 유엔지속개발위원회(UNCSD) 등 국제기구가 공동 수행한다.

우선 200만 달러를 투입해 타당성 조사를 위한 시범 프로젝트를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수행하고, 2012년부터 800만 달러 규모의 정부 지원금을 투입해 여수프로젝트를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해양과 관련된 다양한 미래 해양과학기술이 한자리에 모여 해양산업 및 해양기술 발전방향을 제시하고 해양 테마관, 아쿠아리움, 마리나 시설 등 박람회 시설 사후활용을 통해 해양산업 발전의 기반을 다져나가는 것이야말로 2012 여수세계박람회를 성공적인 박람회로 기록 하는 길이다.

4년여의 기간이 남은 여수 세계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여수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는 물론 고통과 희생도 뒤따라야 한다.

박람회 기간 중 자가용운행 중단, 가로수를 가지치기할 때 분재모양으로 꾸미는 것, 각 기업체가 일정면적의 녹지대를 조성, 가시 구역의 주택 옥상 화원 조성, 이주 대상자 사전 임대아파트 건립 집단 이주, 외지와 외국 방문객을 준비, 안내 등에 대한 상해의 사례, 시민 사회단체의 피동적 참여가 아닌 동반자로서의 참여, 입장 수수료의 사회단체 지원 등의 아이치, 민간 법인을 건립 만국박람회 기념공원의 운영을 하도록 한 오사카 박람회 등이 눈여겨 볼 대목이었다.

▲ 오사카 박람회장안에 마련된 매화공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