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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답을 알고서 보는 시험, 국회의원 선거
미리 답을 알고서 보는 시험, 국회의원 선거
  • 남해안신문
  • 승인 2008.04.1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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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난중일기] 한창진 (논설위원, 전남시민연대 공동대표)
이미 답을 알고서 시험을 보는 수험생이 된 여수지역 국회의원 선거가 드디어 끝났다. 먼저 당선된 국회의원에게 축하를 보낸다.

그러나 선거는 축제가 되어야 하는데 언제까지 이런 시험을 치러야 할지 걱정이다. 이것이 국회의원 선거에서 그치지 않고, 2년 후 지방선거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생길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지난 2006년 선거에서는 유력 정당이 2군데로 나뉘어져 유권자의 관심을 끌었는데 그마저도 두 당이 하나로 합쳐져서 본선보다는 예선이 더 치열할 것 같다. 이미 우리 지역에서는 예상이나 하듯 시의원들이 본회의를 거부하는 지방자치사의 초유의 사태까지 만들면서 세 과시가 시작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후보자가 유권자를 의식하겠는가? 오죽했으면 여수출신 정철 카피라이터는 최근 쓴 책에서 축구공과 유권자의 공통점으로 대한민국에서는 각각 4년에 딱 한 달간만 사랑을 받는다고 하였다. 당심과 계파 줄서기에다 여론 조사를 내세운 언론 판세 보도가 판을 칠 것 같다.

이렇게 되면 지방 정치는 온데간데없이 실종되고 만다. 이것을 간파한 정치인들은 언론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과시성 사업 추진을 하고, 카메라 기자를 의식하여 톡 틔는 의상에 분장까지 신경 쓴다고 한다. 홍보성 기사 비중이 커져서 그런지 인구 30만에 등록된 기자가 100명 가까이 된다. 당장 읽히는 보도가 아니라 인터넷 기사 검색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 몸을 사리기 때문이다.

국회의원과 시장이 같은 당 소속이 아니어서 불협화음으로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 선거 쟁점이 된 적이 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이제는 그럴 우려가 없어진 결과이다. 당선된 국회의원은 4년 동안 온전히 2012세계박람회를 준비하게 되므로 그 어느 때보다 중앙정부의 차질 없는 계획 추진을 위해서 역할이 중요하다. 그것도 지역구 의원 2명이 같은 당 소속이므로 서로 유기적인 협조와 역할 분담을 기대할 수 있다.

당장 상임위 선정부터 기반시설 조성과 사후 관리를 위한 ‘국토해양위’와 해양관광레저도시를 위한 ‘문화관광위’를 맡아서 지역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야한다. 또, 중앙정부 차원 업무 추진은 국회의원에게 맡기고, 시장은 지역에서 사업을 총괄 집행하는 효율적인 역량 안배가 필수적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관계 시청 공무원을 국회의원실에 파견 근무를 시켜 신속하고, 일관성 있는 지원 체제를 갖추도록 한다.

이것이 바로 엑스포도시 여수의 품격을 상승 시키는 일에 18대 총선 결과를 절묘하게 반영시키는 길이다. 만약 국회의원과 시장이 다음 선거를 의식해서 보이지 않게 경쟁의식을 갖고 소모적인 감정싸움을 한다면 시민들은 정치 혐오증을 갖게 되고, 개항 이래 처음으로 찾아온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있는 불행한 사태가 벌어진다.

시장과 도의원, 시의원이 모두가 국회의원과 같은 당 소속이므로 우리 지역은 사실상 1당 독재(?)가 된 셈이다. 지금과는 달리 당 소속 선출직 때문에 생기는 모든 일에 대해서 국회의원이 책임을 진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지역의 비전과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상호 협조 체계를 갖출 때 정당만 보고 선택한 시민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미리 답을 알고서 시험을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이 가능할지 걱정부터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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