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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 지지 않을 2007년!’
‘잊혀 지지 않을 2007년!’
  • 남해안신문
  • 승인 2007.12.27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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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난중일기] 이상훈 <논설위원, 여수YMCA사무총장>
연말 이맘때면 늘 그렇듯이 올해도 착잡한 가운데 한 해를 보내게 된다. 무서울 정도로 어김없는 것이 바로 시간의 흐름이다. 다시는 되돌릴 수 없다는 생각에 지난 한해가 아쉽고 허망하기까지 하다. 하긴 그렇게 어김없이 시간이 흘러야 헛된 것들을 씻고 새로운 것을 맞을 수도 있을 터이니 너무 허망해할 일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지난 2007년은 여수에, 아니 대한민국에 희망의 씨앗 하나를 잉태하고 역사 속으로 묻혀가고 있다. 2012세계박람회 유치가 그것이다. 그러니 올해 2007년은 지나가버렸지만 우리에게 길이 잊혀 지지 않을 한해로 남게 될 것이다.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 2007년이 우리에게 남겨놓고 간 과제이다. 우리는 앞으로 4년 반 동안 이 과제에 매달려야한다. 우리가 어떻게 이 과제를 풀었나를 2012년 전 세계인이 여수에 와서 확인할 것이다. 비웃음을 사서는 안 될 것이다. 그렇다고 박수 받자고 모양새만 그럴싸한 전시관을 내놓을 궁리도 애당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바다와 연안은 이제 인류에게 휴양이나 부가적 자원이 아닌, 미래사회의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즈음에 열리는 바다 주제의 세계박람회가 그 대안을 제시해줄 것을 세계는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가시적인 것을 통한 철학과 정신을 보여주는 세계박람회가 되어야할 것이다.

우연치고는 고약하지만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사고가 바로 우리의 고민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벌써 외신에 해양박람회를 유치한 대한민국에서 대형오염사고가 터졌다는 비아냥 섞인 기사가 실렸다니 이를 허투루 흘려서는 안 된다. 1995년 시프린스와 호남사파이어호 사고를 통해 혼쭐이 난 정부와 기업이지만 사고의 원인과 방제처리 과정이 그 때와 별반 다름없이 원시적이었음을 심각하게 들춰봐야한다. 만일, 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기간에 우리 바다에서 이와 같은 사고가 또 터진다면? 상상조차도 끔찍할 뿐이다.

제17대 대통령을 소위 경제대통령으로 선택한 2007년이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이끌어갈지도 걱정되는 대목이다. 세계경제규모 11위에 오른 우리지만 히딩크 감독의 말처럼 우리는 계속 배고파하고 있다. 그래서 더 벌어야하고, 더 넓은 집, 더 큰 차, 더 좋은 옷과 음식에 대한 욕망은 더 커져가고 있다. 보릿고개가 있던 시절, 아무리 배가 고파도 남의 것 탐하지 말고, 이웃 간의 정과 의리를 중시하고, 불의를 보면 참지 말라고 가르쳤던 우리의 교과서는 이제 전면 개정해야할 판이다. 남보다 잘 살라면 적당히 거짓말도 하고, 경쟁사회에서 낙오하지 않기 위해서는 도덕이나 의리보다는 실리를 찾는 능력을 개발할 지어다, 라고 말이다. 하긴 자식이 밖에서 때리는 것은 괜찮아도 맞고 들어오는 것은 못 보아 넘기는 우리네 심성이 이미 이런 사회를 만들자고 작정한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 경제의 문제는 양의 절대부족이 아닌 사회적 양극화에 있음이 분명한데도 우리는 언제까지 이를 외면하고 경기부양 노래만 부르고 있을 것인가! 물신주의를 아예 사회적 목표로 합의한 이번 대통령선거요, 그 원년으로 2007년이 자리매겨지지는 않을까.

이렇게 격동의 2007년이 저물어가는 판에 심사가 평온할 리가 없다. 다만 이 과제들을 해결하는데 필요한 답들이 없지 않다는데 새롭게 희망을 가져본다. 새해에는 박람회의 주제를 실현할 그림과 철학적 성찰을 열심히, 신명나게 해보자. 바다의 가치를 소중히 다듬고 가꿔 세계해양강국의 명예를 한껏 드높여보자. 풍성한 물질의 추구에 앞서 그 추구가 불러온 사회적 양극화의 피해자들에 대한 관심을 높여보자. 비정규직으로 불안에 떠는 가장들, 사회를 전쟁터로 여겨 살인적 경쟁에 내몰린 우리의 아이들이 그래도 세상은 살만 한 거야 하면서 웃음 지을 수 있는 2008년을 만들어보자. 그래서 내년 이맘때, 올해 2008년은 참 따뜻하고 행복한 해였지 하는 연말분위기였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2007년을 길이 잊지 않아야하겠다. 특히 2007년이 내준 과제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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