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측통행 캠페인
우측통행 캠페인
  • 남해안신문
  • 승인 2007.07.2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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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난중일기] 고한석<논설위원>
한 사회의 집단에게 오래 전부터 되풀이되어 내려오는 관행적인 행동양식을 관습이라 하고 이와는 대조적으로 일정한 상황에서 개인이 되풀이하는 특정행동양식을 습관이라고 부른다.

법적 규제를 받는 것도 아니고 또 부지불식간에 이루어진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관습과 습관은 집단과 개인의 생활양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특별한 경우에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결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도 있는 게 바로 관습이요 습관이다.

하물며 법으로 정하고 교육을 받은 특정 행동 규범이라면 두말할 나위 없을 것이다. 그중 하나가 사람의 좌측통행문제다.

‘좌측통행’은 유년시절부터 교육을 받아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몸에 배어있는 하나의 습관처럼 되어버린 지 오래다.

그런데 최근 교통안전공단 통계에 따르면 차를 등지고 좌측보행을 하다가 발생한 사고가 우측보행을 하던 때보다 1.6배나 높다는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그 심각성을 간파한 서울의 한 일선구청이 ‘우측통행’을 실시해야한다고 나섰고, ‘우측통행범국민운동본부’가 발족을 보았으며 ‘한국 어린이 안전재단’과 학부모 단체 등이 나서 이를 대대적으로 확산시켜나갈 것을 천명하고 또 그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 주장에 근거해 현행 도로교통법에서 좌측통행하라는 조항을 좌 우 구분 없이 “차를 마주보고 걸으라.”는 내용으로 바꾸기 위한 법률 개정작업도 추진 중이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차량이 사람과 마주보고 운행해야 보다 안전하다는 것이다. 같은 방향으로 나란히 움직이면 뒤에서 차량이 와도 모르기 때문에 사고의 위험이 높다는 것.

횡단보도에서도 마찬가지로 우측통행이 안전하다는 게 검증됐다는 주장이다. 보행자들에게 횡단보도 오른쪽에 서서 좌우를 살피고 차량의 멈춤을 확인한 후 운전자와 눈을 맞추고 차를 보면서 손을 들고 건너가도록 해야 안전하다는 것이다.

또 회전문도 우측으로 돌아가도록 돼있고 에스컬레이터의 구조도 우측에는 서 있고 좌측으로는 걸어갈 수 있도록 돼있어 우축통행이 훨씬 안전하다는 것.

미국 영국 캐나다 독일 등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신체구조상 오른손잡이가 많은 점(한국 평균 95.3%)을 고려해 보행자 우측통행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 유독 한국만 좌측통행을 실시하고 있는 것은 86년 전 일제(日帝)가 ‘좌측통행’을 강제(强制)한 결과였기 때문이라며 86년 만의 '우측통행' 부활이야말로 자존심을 살리고 교통사고도 줄일 수 있는 첩경이라는 게 이들 주장의 요지다.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남에서는 모두 5097건의 교통사고가 발생 258명이 숨지고 8561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사망자는 14.2%(32명), 부상자는 3.5%(291명) 증가한 수치로 사태의 심각성에 비추어 전남경찰청은 이미 적색경보를 내린 상태다.

전체 사망자를 유형별로 보면 가장 많은 노약자가 95명으로 지난해보다 37.7%나 증가했고 다음이 보행자와 오토바이 사고사망자 순으로 각각 80명과 32명으로 지난해보다 48.1%, 10.3%씩 각각 늘었다는 놀랍고 안타까운 수치다.

바르고 옳은 일을 보면 그 시기가 아무리 늦다하더라도 과감하게 고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우측통행 캠페인의 적극적인 동참이 바로 그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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