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하멜과 산홍” 여수판 나비부인
오페라 “하멜과 산홍” 여수판 나비부인
  • 이상율
  • 승인 2007.07.22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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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율의 세상보기]

진한 슬픔이 녹아드는 사랑 이야기 오페라 나비부인은 푸치니의 여섯 번째 작품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1800년대 말 일본 나가사키를 배경으로 미국 해군장교 "핑커톤"과 일본 여인 "초초상"의 안타까운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이 오페라의 음악은 이탈리아풍의 아름다운 선율과 근대적인 화음을 가진 극적인 것이며 나비부인이 노래하는 아리아 《어느 개인 날》와 수병들이 노래하는 허밍 코러스는 특히 유명하다. 나비부인은 일본 나가사키를 유명한 관광도시로 만들었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의 집을 해군사관 펑커톤의 기념관으로 잘 보존하여 명소가 되게 함으로써 도시 인지도를 한층 높인 것이다.

여수 판 나비부인 오페라 “하멜과 산홍”이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하멜은 네덜란드 사람으로 1653년 황금의 땅을 찾아 아시아로 왔다 제주도에 표류했다. 조선에서 억류생활을 하다가 여수에서 탈출해 하멜 표류기로 조선을 서구에 알린 최초의 사람이다.

오페라 하멜과 산홍은 고국을 그리는 하멜과 제주 목사의 딸 산홍과의 사랑과 이별을 애틋하게 그린 작품이다. 여수를 주 무대로 한 동양 여인의 애처로운 사랑의 사연이 나비부인과 너무나 닮았다.

창작 오페라 하멜과 산홍은 모두 4막으로 구성돼있다. 제1막 「난파」는 제주도에 표류하여 사는 장면으로 제주목사의 외동딸인 산홍과 사랑을 하게 된다. 제2막「친견」은 서울로 압송된 하멜 일행에게 효종은 조선백성으로 살기를 명한다. 그러나 조선을 떠나 고향에 가고자 하는 노력을 하다 전라도로 귀양을 가게 된다.

제3막「재회」은 몇 년 후 전라좌수영으로 귀양지를 옮겨 살고 있던 하멜이 춤추는 기녀 속에서 산홍을 발견, 집안이 패가망신 기녀로 전락한 산홍과 고향을 그리워하는 하멜이 자신들의 운명을 야속해 하며 못다 한 사랑을 나눈다.

제4막「이별」은 여수의 어느 외진 바닷가에서 산홍은 기어이 하멜을 떠나보내려 하고 하멜은 산홍을 두고 떠나야 하는 괴로움에 몸부림치며 슬퍼한다. 하멜의 아이를 가진 산홍은 바닷가 높은 바위 위에서 하멜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며 그대로 망부석이 되어 버린다는 내용이다.

오페라 4막 가운데 후반부 2막 모두가 여수가 주 무대를 이루고 있어 사실상 여수 오페라다. 오페라 극본은 시인 최종림씨가 2년여에 걸쳐 창작했고 세계적으로 서정적인 아리아의 작곡가로 명성을 얻고 있는 독일 출신 프랑크 마우스 교수가 작곡을 맡아 완성 한 것으로 2004년 6월 서울 시립 오페라단이 제21회 정기공연을 가진바 있다.

묻힐 뻔 했던 이 오페라의 존재가 확인 된 것은 여수악기백화점 서연희 사장이 독일 방문 때 평소 교분이 두터운 프랑크 마우스 교수가 하멜과 산홍의 오페라 대본을 보여주면서다. 하멜과 여수의 관계, 오페라 주 무대가 여수라는 서사장의 설명에 마우스 교수가 여수방문을 원해 여름 음악 캠프를 이곳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귀중한 자료 모음이 급진전 한 것이다.

오는 30일부터 8월 4일까지 5박6일 일정으로 전남대학 여수 캠퍼스에서 개최 되는 베를린 국립음대 교수 초청 여름 음악캠프에는 하멜과 산홍의 작곡가 마우스 교수(피아노) 및 체코 태생 얀 토메스 교수(바이올린), 독일 태생 요세프 슈밥 교수(첼로)가 참여하고 8월 3일 오후 7시 30분부터는 진남문예회관에서 연주회도 갖는다.

이를 계기로 오페라 하멜과 산홍이 여수의 대표적 명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전기가 되었으면 한다. 지역을 대표한 문화공간이나 명품이 없는 관광도시 여수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여수 판 나비부인 하멜과 산홍은 귀중한 여수의 관광 자산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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